2017-09-21

경제의 속살

방송국이 파업하는데도 그 여파가 예전 같지가 않다. 방송을 정상화했다고 양비론을 앞세우며 문재인 정부를 흔들고 물어뜯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서다. 방송국이 파업하면 다큐와 동물의 세계를 더 많이 틀어줘 재미있기도 하고.

지난 십여 년은 기계적 중립마저 버린 비굴한 방송이지만 차라리 속 편했다. 그러려니 하고 안 보면 되니까. 그런 방송 대신 팟캐스트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나꼼수 열풍은 비정상 정권과 기레기 방송이 공동으로 만들었다. 신문과 뉴스가 무한 신뢰를 받던 시대는 20세기에 진작 끝났다. 기성 매스컴은 인정하지 않지만 지금은 팟캐스트 시대다.

김용민 피디는 편집과 내용도 좋지만 팟캐스트 제목도 재밌게 붙인다. 뉴스관장, 관훈나이트클럽, 맘마이스. 팟캐스트의 엄마라는 애칭이 헛소리가 아니다.

매일 간추린 뉴스를 전하는 김용민 브리핑도 있다. 그중 '경제의 속살'이라는 코너가 있다. 민중의소리 경제부 이완배 기자가 들려주는 경제 소식이다. 재미있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주류 경제를 뒤집는 시선으로 평론에 가까운 해설을 들으면 생각이 왼쪽으로 넓어진다. 테레비에서 떠드는 경제와 사회에 대한 속살을 제대로 알려준다. 모른 척 외면했던 자화상이 보여 부끄럽기까지 하다.

경제의 속살은 주말에 일주일 편을 모아서 서비스도 해준다. 들으면 좋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꼴통이 조금 진보스러워진다.

2017-09-11

사법개혁

끝으로 여성법관들에게 당부합니다. 언젠가 여러분이 전체 법관의 다수가 되고 남성법관이 소수가 되더라도, 여성대법관만으로 대법원을 구성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전체 법관의 비율과 상관없이 양성평등하게 성비의 균형을 갖추어야 하는 이유는 대법원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상징이자 심장이기 때문입니다. 헌법기관은 그 구성만으로도 벌써 헌법적 가치와 원칙이 구현되어야 합니다. - 전수안 대법관 퇴임사 (20120710)

법조계에는 '대법원의 판결은 틀려도 맞다'라는 말이 있단다. 대법원의 판결이 한국 사회가 받아들여야 하는 마지막 심판이란 뜻이다. 이 판결이 판례가 되고 정의라 불린다.

대법관 한 명이 일 년에 처리하는 건수가 3천여 건이 넘는다고 한다. 계속 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1, 2심 판결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념의 잣대로 좌우균형을 맞추기보다 대법관 여남비율을 50:50으로 맞추는 것이 사법개혁의 시작일지 싶다.


덧1. 대법원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검찰총장이 부러운 대법원장'편을 보면 안다.
덧2. 이보다 더 멋진 말이 없다.
"대법원에 여성 대법관이 몇 명이나 있어야 충분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전원"이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은 충격을 받는다. 전원이 남성일 때는 의문조차 제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