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9

樂書 첫눈, 2016

역사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역사는 가까이서 보면 종말이지만, 멀리서 보면 시작이다.

친구랑
1. 필리핀 두테르테처럼 죽이고 나서 쏴리하면 무식해 보이니까 합법적 두테르테가 차기 대권을 품었으면 좋겠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2. 직무정지 직전에 개차반 민정수석을 임명한 행위는 세월호 진상을 감추려는 악랄한 행위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탄핵
불참 1
찬성 234
반대 56
무효 7
헌재 8 (20170225 탄핵결정 요망)

경의
사랑만 하기도 짧은 시간인데 촛불 들랴, 하야하라고 외치랴 참 바쁜 시민들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합니다.

수준
회의 수준은 자기가 앉았던 의자를 앉기 전 위치로 가지런히 원위치시키는 이가 몇인가 보면 안다. 점심 먹으러 자리를 뜨는 청문회장을 보니 개판이다.

내부자들
예전 아무개 그룹 사장은 본인이 결재하기 껄끄러우면 싸인을 하고 하루핀으로 싸인 끝부분에 구멍을 냈다고 한다. 나중에 책임을 회피하고 면피하려고 그랬단다. 청와대 경호실에서 박근혜를 근접 경호한 경호원은 어떤식으로든 흔적을 남겼지 싶다. 밝히길 빈다.

불법국가
사찰하면 절이 떠오르지요. 그래서 불법국가이고요.

사찰
대법원장 사찰도 문제지만, 만약 대법원장이 약점을 잡혀 정권에 관련된 재판을 미루고 있다면 더 큰 문제. 게다가 대법원장만 사찰하고 약점을 잡았을까요?

소소한 삶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가는 것. 네잎 클로버 꽃말은 행운이지만 세잎 클로버 꽃말은 행복이라는 걸 알았을 때의 묘한 기쁨. 이렇게 소소하게 살고 싶습니다.

모이는 날
20161231. 그네없는 새해를 맞으려고 쎄게 모이는 날
20170109. 세월호 1000일. 20170107 쎄게 모이는 날

하, 야해!
사정라인, 서면보고 그리고 비아그라...

겨울, 2016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첫눈, 2016
하야를 외치는 사람들이 모이자는 그 약속 때문에 첫눈이 내렸다.

2016-12-16

다음 국가는 시민부다

민주주의는 삼권분립으로 대표된다.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다. 그런데 삼권분립이 무너졌다. 대통령과 여당이 한통속이 돼 견제와 감시는 유명무실하다. 입법부는 월급쟁이 국회의원이 됐고, 사법부는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판친 지 오래다. 이런 현실은 삼권을 감시 감독할 제4부가 필요하다. 이를 시민부라 할 것을 제안한다.

시민부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를 둔다. 위원회를 설립목적에 맞도록 운영하면 된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기금운영위원회를 따로 떼어내 시민부에 국민연금운영위원회를 만든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주주총회를 통해 자본을 감시하도록 한다.

여기에 공인인증원을 새로 만들어 공직자 비리와 공직자 후보에 대한 자질을 검증한다. 모든 판검사와 국회의원, 5급 이상 공무원에 대하여 공인인증을 하도록 한다. 특히 재산형성과정을 수사하고 위법한 자는 기소하도록 한다. 제도가 정착되면 하자 있는 공무원은 원천적으로 고위직에 오르지 못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공인인증원을 만들며 행정부 검찰 수장은 검찰청장으로 격을 낮추자.

시민부 수장은 대통령 임기와 같게 하되 대통령 임기 중반에 직접 선거로 선출해서 현 정부와 차기 정부를 감시하도록 하자.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이 삼권의 수장이라면 시민부 수장은 '대신'이라고 부르면 좋겠다. 시민대신, 시민을 대신하는 뜻으로.

2016-12-15

군대 수준

군수과 시절 일화 하나.

매년 반드시 실탄을 사용하도록 수량이 정해졌지만 탄약고에서 불출하기 귀찮아 연말에 대량으로 소진하곤 했다. 불출 수량만큼 탄피를 회수해 다시 탄약을 청구해 채워 놓는다. 대량으로 불출한 탄약으로 연발사격을 하기도 한다.

워낙 많은 양이어서 그런지 총알 박스가 개봉도 안 하고 들어오는 일도 있다. 그러면 군수과 담당은 물려받은 탄피로 소비량 개수를 맞춘다. 남은 총알은 부대에서 가장 으슥한 곳에 묻는다. 그날도 남은 총알을 묻으려고 땅을 파다 깜짝 놀랐다. 언제 묻었는지 모르는 총알이 무더기로 나왔기 때문이다.

요즘은 많이 바뀌었겠지 했는데 아니다. 울산 군부대 폭발도 이와 비스무리하지 않았나 추측한다. 저 일화는 삼십 년 전 일인데 말이다. 군대도 딱 정부 수준에 맞춰진다.

2016-12-06

탄핵은 청춘의 미래다

1.
상상을 초월하는 국정농단과 위법을 저지른 대통령이다. 정치가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으면 미래세대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는 파렴치범이다. 탄핵을 반대한 국회의원은 정치적 발찌를 채워야 한다. '병신년 부역자'라는 주홍글씨를 새겨서.

2.
왜 대통령 퇴진을 논하는 토론에 꼰대들만 나오는가? 원로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늙은이들이 무슨 자격으로 시민에게 조언하는가? 살 만큼 산 꼰대는 미래에 대한 절실함이 없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세대에게 퇴진에 대한 생각을 물어야 한다. 지금 광장은 초딩까지 나서서 퇴진하라고 외친다.

3.
70년 동안 종북타령을 우려먹으며 기생한 무리는 최소한 70년 동안 '종박' 낙인을 찍어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삶을 연명해야 한다. 왕조시대 역적처럼 삼족을 멸하지 않은 걸 감사하게 여기기엔 70년도 짧지만 말이다. 종박 후손은 공직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사회적 연좌제도 형성돼야 한다.

4.
하야와 무관하게 탄핵은 청춘의 미래다. 탄핵이 실패하면 꼰대는 내일이 없지만 청춘은 미래가 없어진다. 청춘이 촛불을 들었으면 꼰대들은 횃불을 들어서라도 청춘들에게 미래를 돌려줘야 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면 오로지 꼰대의 죄다.

2016-11-15

하야하라


따신 저녁을 먹어 죄송합니다. 자꾸 가만히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박근혜 최순실 세월호 일곱시간 국정원 신천지 새누리 정유라 유병언 최태민 사생아 이대 촛불 손석희 종편 하야 짝퉁 대통령 1+1 승마 평창 올림픽 샤머니즘 청계광장 광화문 무당 순장 문고리 혼 우주 신의 아바타 인신공양 라스푸틴 국쌍년 꼭두박씨...

가만히 마음 하나 보탭니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2016-11-08

樂書 닭 없는 삼계탕 나오면 죽어

청산과 척결
청산하고 척결할 일이 너무 많다. 어제부터 과거로 가며 척결하고, 과거로부터 어제로 오며 청산했으면 싶다.

개헌카드
새누리는 색깔론
병신년은 개헌론
트위터는 탄핵론
시바스는 탕탕론

代統領祭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에게
직무수행통제권은 순실에게

인식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가 망하지 않은 건 국민의 역량이 위대하기 때문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친구랑.

문제
몰라도 문제 알아도 문제. 몰랐으면 병신이고, 알았으면 공범이고...

해법
거국내각 구성 후 하야하고 자연인 신분으로 특검조사를 받아야 할지 싶다. 특검법은 야당 단일안으로 국가비상사태이니 직권상정하시라. 파다 보면 새누리 해산 근거를 찾을 수 있을 듯싶다.

분석
모든 책임은 대통령 주치의에게 있다는 분석에 동감합니다.

최가박당
최가박당(최씨일가, 박근혜, 새누리당)은 한몸이며 공범이다. 그런 공범이거나 방조범과 무슨 특검을 협의 하는지 싶다. 니들도 공범이니 손들고 있으라고 해야지.

업적
전임은 짜장면을 표준어로 한 유일한 업적이 있다. '바램'을 표준어로 허하고 하야하시라.

부역자
나무자비조화불...
된장. 나무도 엮였다.

최후통첩
여튼 닭 없는 삼계탕 나오면 죽었어.

2016-10-01

樂書 휴머니즘

休money즘
돈 있어야 쉴 수 있다.

폭염
손톱을 깎아도 튀지 않는 눅눅함과 대굴빡을 거꾸로 처박고 반신욕 하는 것 같은 날씨

사드배치
힘이 없어 당한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찍어 줄 거니까 당하지 싶다.

세계1위
이창호 9단(1991∼2006년), 이세돌 9단(2007∼2011년), 박정환 9단(2012∼2014년), 커제 그리고 알파고

김영란법
3·5·10만원 대신 최저임금의 3·5·10배로 하면 더 폼날지 싶다.

거실 공동체
겨울엔 가스비 무서워 거실에 모여 전기장판으로 버티고, 여름엔 전기세 무서워 거실에 모여 선풍기로 버티고. 그렇게 거실 공동체가 됐다. 거실 공동체는 단칸방 생활의 21세기형 현상. 방은 늘었지만 실상 나아진 게 없다.

전기 누진제
인형 눈알이나 봉투를 붙이거나 접으며 부업을 하는 가정집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부과했으면 싶다.

청년
1971년생이 총리를 하는 세상에 1973년생이 당내 청년후보라는 건 아니지 싶다.

건국절
건국절을 주장하는 정당은 헌재에 해산해 달라고 하면 되지요.


"계간지 '창작과비평'의 경우 시 한편당 15만원이다. 하지만 창작과비평을 비롯해 10만원 이상의 시 고료를 주는 곳은 전국적으로 4~5군데에 불과할 것이라고 문인들은 말한다. 저렴한 곳은 편당 2~3만원, 2편 묶어 5만원 주는 곳도 있"단다.

섬의 노래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꼴통
우병우니까 끼고돌지 좌병좌였으면 진작 내쳤을지 싶다.

한국경제
그나마 버티는 이유는 애사심이 깊은 일용직 덕분일지 싶다.

뻔뻔함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겁이 많아지지. 그래서 용기가 빠져나간 자리는 뻔뻔함으로 채우는 거야. 겁이 많을수록 더 뻔뻔해지지.

양성평등
국방부 장관에 여성을, 여성부 장관에 남성을 임명해야 할지 싶다.

작가
'종의 기원'을 쓰기 위해 프로이드랑 그 언저리에 심취했다는 정유정 작가의 말을 들었다. 작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 싶다.

맞춤법
'맑다'는 [막따]로 '넓다'는 [널따]로 발음하란다. 한글맞춤법은 일관성이 없지 싶다.

우리가 꼭 필요한 것은
초딩 - 수영
중딩 - 응급처치
고딩 - 노동법
우리가 꼭 필요한 것은 학교에서 다 배웠으면 싶다.

新연금술
어여 연금 받아 술 바꿔먹자.

재벌
개한테 벌어서 정승한테 바친다.

참을 수 없는 권력
지난 정권이 변비의 시대였다면 이번 정권은 설사의 시대인지 싶다. 둘 다 참을 수 없게 만든다.

윤리적 직업
가장 윤리적인 직업군은 하차하거나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는 연예인과 스포츠맨이지 싶다.

2016-08-26

사다리 걷어차기

영국이 자유 무역 체제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선진화된 기술력을 지녔기 때문이며, 이런 기술력 뒤에는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된 높은 관세 장벽'이 있었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19세기 중반에 발생한 영국 경제의 전반적인 자유화는 자유방임주의에 의해 이룩된 것이 아니라 정부의 감독 아래 진행된 고도의 관제 사건임에도 역시 주목해야 한다. (55)

우리는 여기서 명백한 역설에 직면하게 된다 - 적어도 당신이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라면 그럴 것이다. 모든 국가들,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바람직한' 정책을 사용한 1980년 이후의 20여 년보다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을 사용한 1960 ~1980년 사이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이 역설에 대한 분명한 해답은 '바람직한'으로 여겨진 정책들이 기실 개발도상국들에게 유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정책들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기만 한다면 더욱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흥미롭게도 현재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정책들은 선진국들 자신이 개발도상국이던 시기에 사용한 정책들과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다. 선진국들이 현 개발도상국들에게 소위 '바람직한' 정책을 권고하는 것은 자신들이 정상에 오르자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는 것과 같다고 결론지을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235)

현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현 개발도상국들과 유사한 발전 단계에 있을 때 갖추지 않고 있던 제도를 가용함으로써 이들에게 이중 잣대를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불필요하거나 감당할 수 없는 제도를 강요함으로써 이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245)

사다리 걷어차기/장하준/형성백 역/부키 20040510 328쪽 12,000원

신자유주의는 정상에 오른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이 이용할 사다리 걷어차기. 보호주의 무역으로 성장한 선진국이 자유주의 무역을 하자고 강요하는 모순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사다리를 타고 정상에 오른 사람이 그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는 것은 다른 이들이 그 뒤를 이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수단을 빼앗아 버리는 행위로, 매우 잘 알려진 교활한 방법'임을 알려준다.

'현재 경제 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제도의 대부분이 현 선진국들의 경제 발전의 원인이기보다는 결과였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

2016-08-15

어디 사세요?

'집'은 이제 주거 이상이다.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모든 문제를 농축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당락을 가르는 토건공약, '사는 집'이 아닌 '파는 집'에 매달려온 건설업체, 여기에 편승해온 우리 안의 욕망이 유착한 결과다. 세입자의 경우 2년마다, 집이 있더라도 5년마다 이사를 가는 '신유목민' 사회의 주원인이다. 정치·사회의 지형까지 바꿔 놓은 악순환의 3각 고리는 깨지기는커녕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우리는 사는 지역과 집 소유 여부, 주택 형태에 따라 계급과 신분이 정해지고, 삶의 질마저 저당 잡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어디 사세요?"라는 질문은 '현대판 호패'인 양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16)

임금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주택비용은 소득과 고용의 불안정과 더불어 미래 세대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88만원 세대'는 일자리 부족과 낮은 임금 때문에 내 집 마련이 어려워 결혼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기혼자들은 버거운 주택 대출 비용에다가 양육비를 감안하면 아이 낳기가 무섭다고 말한다. (69)

결국 부모가 자식에게 집을 사줄 여력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집 마련 문제로 결혼과 미래마저 어려운 현실로 내몰리는 셈이다. 또는 '무주택자'라는 주택시장의 하위 지위가 대물림되거나, 결혼에 있어서 불리한 지위가 될 수도 있다. (79)

건설 재벌, 부동산 관벌, 정치인, 보수언론, 일부 학자로 구성된 '부동산 5적'이 투기 동맹을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정치와 토건 산업이 유착되면 주거정책은 보통 사람들을 위한 '싸고 질 좋은' 집을 담는 그릇이 되기 어려워진다. 특히 수입으로 공급을 조절할 수 없는 주택이란 상품의 특성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 질서의 혼란은 곧장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109)

우리 사회에서 "어디 사세요?"라는 질문은 대학 배치표에서 '어느 대학', '어느 과'를 가늠하듯, 우리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함축하는 질문이다. 거주 공간과 형태가 '계급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어느 지역, 어떤 도시의 어떤 형태의 주택에서 자가 또는 임대로 사는지 여부가 삶의 질을 가르고 바꿔놓는다. 사실 공간의 양극화는 한국 사회의 계급적인 불평등이 드러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공간은 서울과 지방과의 차이로, 그리고 서울 안에서 사는 동네가 갈리면서 다시 한번 구체화된다. (181)

서구사회에서 '복지'라는 개념이 '주거'의 문제까지 포함하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는 지금껏 그 '복지'를 개인의 힘으로 풀어야 할 숙제 정도로만 여겨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폭등한 집값은 각 개인의 건강은 물론이고 사회공동체에 균열을 내기 시작하기에 이르고 있다. (187)

어디 사세요?/경향신문 특별취재팀/사계절 20101207 340쪽 15,800원

부동산의 대물림은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이 되고, 공간의 양극화로 나타나고 있다. 집값을 안정화 시키는 혁명적 대안은 이미 많은 이가 제시하고 있다. 부동산 5적과 그에 포섭되거나 편승한 최고 권력이 방치하고 있을 뿐이다. 책에서 다룬 독일식 임대주택과 세입자 보호정책, 일본의 버블 붕괴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아쉬운 느낌이다. 파격적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사례나 대안을 함께 제시했으면 더 좋았겠다.

'어디 사세요?'라는 물음이 계급적 지위가 아니라 소유의 종말을 묻는 시대가 됐으면 싶다.
- 어디 사세요?
- 강남이요.
- 어머! 요즘도 집을 사는 분이 계셨네요.
- !?!

2016-08-11

혁명

'혁명'이란 정확하게 권력과 부의 대이동, 그리고 권력 구조의 본격적인 재편성을 의미한다. 사회주의 혁명은 원칙상 권력 그 자체의 극복 즉 권력과 부가 없는 사회를 지향하지만 우리가 역사에서 아는 '현실적' 사회주의 혁명들은 다 빠짐없이 대대적인 반동, 즉 권력과 부의 재등장과 그 체제의 재편성으로 귀결됐다. (78)

"백성이 힘들어서 혁명이 일어난다"는 등식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전혀 성립되지 않는다. 백성이 힘들면 발버둥 쳐 살기도 하고, 굶주려 죽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혁명이 곧 일어나는 건 아니다. 한 가지 필수조건이 있다. 다름이 아니라 '국가 폭압 기구의 내파·돌연적 약화'다. (...) '권력의 공백'이 필요하다. 그 틈새가 생기면 그걸 '혁명적 권력'으로 채우면 된다. 즉 '이중 권력 상태'의 전제조건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지배자들이 그걸 모르지 않는다. (101)

일제 시대 '불령선인(不逞鮮人)'들이 지금은 독립투사로 불리듯이, 지금 투쟁으로 쓰러지고 '업무방해'와 같은 죄목으로 옥살이를 하고, 해고 당한 본인이나 가족들이 생계 곤란자가 되는 비정규직 운동가들이, 미래에는 우리를 경쟁의 지옥으로부터 한 걸음 나아가게 한 노동계의 영웅으로 불릴 수 있기를 바란다. (123)

한국적 체제란 일단 '딴 생각'을 할 만한 여유를 주지 않는 체제다. 그러나 절망적 정서가 어느 정도 고착되어 대중화·보편화되면 한국도 어쩌면 그리스처럼 '젊은이들의 만성적인 불만이 폭발하는 나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지금의 절망적 상황을 어느 정도 깊이 인식하는가, 라는 문제가 핵심적일 듯하다. (321)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박노자/한겨레출판 20090622 322쪽 12,000원

혁명은 딴생각할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걸 아는 지배자들은 딴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경쟁 교육, 비싼 등록금, 알바, 최저임금, 비정규직, 전기료 누진제 등등으로 먹고살기 바쁘게 만들었다. 먹구 대학생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1987년은 민주화 혁명이 일어났지만, 그보다 못한 지금은 민란조차 없는 이유다.

멍 때리는 여유를 만들려고 투쟁하고 연대하고 지지하는 게 혁명의 시작이다.

2016-06-09

딱한권

시인이 운영하는 시집 전문 서점이 문을 열었단다. 유희경 시인이 시집만 파는 '위트 앤 시니컬(wit n cynical)'이 바로 그 서점이다. 시인들이 매주 낭독회를 열어 시를 들려주기도 한단다. '가장 돈 안 되는 시장에서 가장 돈 안 되는 일만 하는 것. 그게 위트 앤 시니컬이 사는 법'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초판본도 다 안 팔리는 시대에 참 부럽게 사는 법이다.

언젠가는 헌책방 주인이 되는 꿈을 꾼 적이 있다. 요즘은 딱 한 권만 파는 책방 주인이 되고 싶다. 한가지 책을 100권 들여와서 다 팔릴 때까지 파는 그런 서점. 책방 이름은 '딱한권'이라고 정했다. 너나들이하듯 찾아와 책을 사면 좋고, 책을 가져와 한구석에서 읽어도 좋고.

2016-05-18

미래를 위한 진보, 이타주의

미래에는 남들이 자기와 같은 네트워크에 참여해주어야 나에게 이익이 돌아온다는 점을 점점 더 뼈저리게 실감할 것이다. 행복은 자기가 소유한 물건의 수보다 자기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수에 좌우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타인들, 특히 미래 세대들이 전염병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그들이 시장에 나온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려면 가난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네트워크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하고, 소통을 위해 동일한 수준의 노마드 기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모두에게 유리해질 것이다.
(...)
이해타산적인 이타주의를 넘어서는 곳에 이해관계와 무관한 '사심 없는 이타주의'가 출현하게 될 것이다. '사심 없는 이타주의'에 따라 각자는 타인의 행복이 비록 나에게 아무런 직접적인 이용 가치가 없더라도 결국 자기 자신의 행복에 일조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타적인 것은 사심이 없을 때라도 그 자체로서 만족감을 준다. 한층 더 행복하게 해주고, 더 개방적으로 만들어주며, 더 많은 지혜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각자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할 뿐 아니라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기쁨을 주기 위해 애쓸 것이다.
(...)
어린이들에게는 경쟁이 아니라 공감을 가르치게 될 것이다. 뇌 과학 덕분에 이타주의가 신체 건강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남의 마음에 들기 위해 옷을 골라 입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기쁨을 선사하기 위한 옷차림, 자신보다 남을 돋보이게 하는 복장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227~229)

인류는 어떻게 진보하는가/자크 아탈리/양영란 역/책담 20160125 256쪽 15000원

'사심 없는 이타주의'는 '인류가 빠져든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출구'이다. 실현 가능성은 있으나 이루어질 수 있는 개연성은 매우 낮다. 이를 계승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자 도전이라고 한다. 타인에게 만족을 넘어 기쁨을 주는 미래를 상상하며 티끌만큼이라도 이바지하는 삶인지 돌아본다.

2016-05-16

인디언 민주주의

추장들은 무리의 평화를 중재하고 부족의 대표자로 동맹을 맺으며 연설을 통해 규범과 관습을 전한다. 이들에게는 명령과 복종으로 맺어진 관계가 없다. 추장은 폭력행사를 독점하거나 강제력을 이용한 권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지도자는 "무력한 권력"을 갖는다. 전쟁이 벌어지면 추장은 리더로서 강한 지도력을 갖지만 평상시에 그들의 힘은 절대적이지 않다. 이런 추장의 지위에 걸맞게 인디언 부족의 모든 개인들은 자유로운 존재들이다. 부족민들은 추장과 주종관계가 아닌 정치적으로 대등하고 독립된 관계를 맺는다. 개인들 사이에 위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위의 높고 낮음은 위신, 명예, 역할의 분배에 관한 것이지 지배와 피지배, 명령과 복종으로 맺어지는 권력관계가 아니다. 따라서 이들의 내부에서는 권력이 독점될 수 없다. 부족의 자유로운 개인들은 누군가 권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용인하지 않으며, 오히려 추장이 자신들의 경제적이고 영적인 필요를 충족시켜 주지 않으면 그의 지위마저 인정하지 않았다.
(...)
인디언은 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생산하는 것 이상으로 노동하지 않는다. 누구도 필요 이상의 초과노동을 강제하거나 욕망하게 할 수 없다. 이를 두고 혹자는 인디언 부족사회가 생산력이 지극히 낮은 생계경제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효율이 높은 생산도구를 가져도 그들은 더 많이 생산하기보다 더 적게 노동하는 쪽을 선택했다. (144~147)

국가를 생각하다/최영철 외/북멘토 20151228 244쪽 15000원

부를 사유화하고 이를 지키려고 폭력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신자유주의 경제는 인디언 민주주의와 경제활동이 좋은 대안이다. 특히 세금과 감옥만 만드는 국가라면 제로니모가 자연 발생적으로 출현하는 것이 역사에 대한 예의다.

2016-04-25

서시 - 김정환

이제는 너를 향한 절규가 아니라
이제는 목전의 전율의
획일적 이빨 아니라
이제는 울부짖는 환호하는
발산 아니라 웃는 죽음의 입 아니라 해방 아니라
너는 네가 아니라
내 고막에 묻은 작년 매미 울음의
전면적, 거울 아니라
나의 몸 드러낼 뿐 아니라, 연주가 작곡뿐 아니라
음악의 몸일 때
피아노를 치지 않고 피아노가 치는 것보다 더 들어와 있는 내 귀로 들어오지 않고 내 귀가 들어오는 것보다 더 들어와 있는
너는 나의
연주다.

민주주의여.

거푸집 연주/김정환/창비 20130515

민주주의를 향해 절규하던 그 빛나는 청춘을 포함해서 그가 살아온 세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 20세기 후반이 계몽과 이성의 처절한 시대였던 점을 상기한다면, 이 죽음의 전망은 또다시 복잡하다. - 황현산

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치는 시대가 이십세기와 함께 끝날 줄 았았다. 이십일세기가 헬조선이 될 줄 몰랐다. 선배들에게 송구스럽다.

2016-04-24

지구의 밥상

  • 분명한 사실은, 척박한 땅에 자리잡은 부자 나라들이 신선한 채소와 과일뿐만 아니라 물 문제와 연료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해 가난한 나라에 돈을 내고 비옥한 땅과 값싼 인력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46)
  • 식품사막 food desert 이란 지리적으로 식료품점이 멀고, 자동차가 없어 이동성이 떨어지며, 더구나 빈곤까지 겹쳐 건강한 음식에 접근하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55)
  • 너무 많은 음식을 만들어 상당량을 버리고, 어디서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음식을 배가 터지게 먹고는 병원에 가고 심지어 죽기도 하는 게 미국의 음식 문화인 것 같아요. (65)
  • 유엔은 2014년 3월 발간한 기후변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이미 글로벌 식량 공급을 줄이고 있으며 전쟁과 자연재해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온도와 강우량의 변화 때문에 식량 가격이 최소 3퍼센트에서 최대 84퍼센트까지 오를 수 있으며, 일부 열대지방에서는 어획량이 40~60퍼센트 감소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도 나왔다. (88)
  • 옥수수, 쌀, 밀을 3대 주식 작물이라 부른다. 이 세 작물은 2012년 기준으로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89퍼센트를 차지한다. (92)
  • 인도는 설탕의 원산지다. (...) 하지만 정작 21세기 인도의 빈민들은 설탕을 입에 대기 힘들다. (102)
  • 밥상의 빈부 격차는 급식소에서만 눈에 띄는 것이 아니었다. (...) 슈퍼마켓도 양극화, 계급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주민들은 '슈퍼마켓 봉지만 봐도 벌이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했다. (120)
  • 세계적으로 육류 소비가 늘면서 생겨나는 부작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 가축의 방뇨로 수질이 오염되고, 소의 트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일으키는 온실효과도 엄청나다. 소에게 곡물 9킬로그램을 먹여 얻을 수 있는 고기의 양은 450그램에 불과하다. 학자들은 이를 가축의 '단백질 전환율'이라고 부르는데, 소의 단백질 전환율은 돼지의 절반, 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143)
  •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 『육식의 종말 Beyond beef』에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12억8000만 마리 소들이 세계 토지의 24퍼센트를 차지하며 지구에서 생산된 곡물의 3분의 1을 소비한다"며 "인간이 소를 먹는 게 아니라 소가 인간을 먹어치우고 있는 셈"이라고 적었다. (145)
  • 우리 밥상에서 유전자 조작 GM 물질이 들어간 음식은 얼마나 될까. 한국은 2014년 GM 식재료 207만 톤(세계 1위), 사료 854만톤(세계 2위)을 수입한 'GM 대국'이다. (216)
  • 가난한 사람이 덜 안전한 음식을 먹게 된다. 좋은 음식은 더 좋아지고, 나쁜 음식은 더 나빠진다. (217)
  • 굶주리는 나라에서, 이미 살이 쪄서 일부러 굶는 나라로 식량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223)
  • 70억 인구의 식단이 비슷해져가지만 동시에 밥상은 빈부 격차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227)
지구의 밥상/구정은 외/글항아리 20160118 228쪽 14000원

밥상도 세계화에 점령당했다. '두바이 마트에 신선한 채소가 늘어날수록, 에티오피아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땅을 잃고 저임금 노동자'가 된다. 자동차가 없는 가난한 미국인들은 마트에 못 가 신선한 식품을 먹지 못한다. 푸드 뱅크가 없으면 당장 밥을 굶는 영국인이 100만 명이 넘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단다. 요즘 돈 많이 번 중국인들은 직접 농장을 만들어 각종 채소와 육류를 길러 먹는 게 유행이다. 밥상이 계급화되고 있다.

과하게 먹으며 살고 있음을 깨달으면서도 선뜻 채식주의자가 될 용기는 없다. 텃밭이라도 가꾸며 살아야겠다.

2016-04-22

백년식당

  • 옛집식당 since 1953 담박하고 깔끔한 육개장 8000원
    대구 중구 시장북로 120-1 (달성공원로6길 48-7) 053-554-4498
  • 우래옥 since 1946 삼삼한 육수와 순 메밀로 말아낸 평양냉면 12000원
    서울 중구 주교동 118-1 (창경궁로 62-29) 02-2265-0151
  • 할매국밥 since 1956 담벼락 노점에서 백년식당이 된 서민음식 4500원
    부산 동구 범어동 28-5 (중앙대로 533번길 4) 051-646-6295
  • 연남서서갈비 since 1953 연탄불이 빚어낸 풍미 15000원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109-69 (백범로2길 32) 02-716-2520
  • 용금옥 since 1932 심심하면서도 잡아끄는 추어의 맛 10000원
    서울 종로구 통인동 118-5 (자하문로 41-2) 02-777-4749
  • 마라톤집 since 1959 역사를 이어가는 살아 있는 선술집 13000원
    부산 부산진구 부전2동 519-13 (가야대로784번길 54) 051-806-5914
  • 해운대 소문난암소갈비 since 1964 한국인 최고의 호사 메뉴 32000원
    부산 해운대구 중동 1225-1 (중동2로 10번길 32-10) 051-746-3333
  • 잼배옥 since 1933 진하면서 구릿구릿한 설렁탕의 진수 8000원
    서울 중구 서소문로 148-1 (세종대로9길 68-9) 02-755-8106
  • 삼진어묵 since 1953 지나간 시대의 풍미를 담다
    부산 영도구 봉래동2가 39-1 (태종로 99번길 36) 051-412-5468
  • 청진옥 since 1937 세월의 맛이 느껴지는 씨 육수 해장국 9000원
    서울 종로고 종로1가 24번지 르메이르 1층 (종로 19) 02-735-1690
  • 평안도족발집 since 1961 40년 넘은 육수가 내는 궁극의 맛 30000원
    서울 중구 장충동1가 62-16번지 (장충단로 174-6) 02-2279-9759
  • 상주식당 since 1957 배추의 맛이 더해진 시원한 대구식 추어탕 8000원
    대구 중구 동성로2가 52번지 (국채보상로 598-1) 053-425-5924
  • 화월당 since 1945 100년을 바라보는 오래된 빵집 18000원
    전남 순천시 남내동 76번지 (중앙로 90-1) 061-752-2016
  • 열차집 since 1950 언제 먹어도 든든하고 구수한 빈대떡 11000원
    서울 종로구 공평동 130-1 (종로7길 47) 02-734-2849
  • 부원면옥 since 1960 서민을 위한 시장 속 평양냉면 6500원
    서울 중구 남창동 47-10 부원상가 2층 (남대문시장4길 41-6) 02-753-7728
  • 도라지식당 since 1978 제주 바다가 입안 가득 번지는 갈칫국 15000원
    제주시 오라3동 2112번지 (연삼로128) 064-721-3142
  • 제일국수공장 since 1971 명장의 손길과 해풍이 빚어낸 국수의 품격 2000원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963-24 (호미로221번지 19-2) 054-276-2432
  • 광명식당 since 1964 제주의 진한 맛이 담긴 순대국밥 5500원
    제주시 일도1동 1103 (동문로4길 9) 064-757-1872
백년식당/박찬일/노중훈 사진/중앙M&B 20141114 344쪽 14800원

노포(老鋪), 오래된 가게를 뜻하지만 노포라고 하면 식당을 떠올린다. 백년식당이라지만 정작 백년된 식당은 없다. '격동의 근현대사는 어떤 식당이 차분하게 업력을 쌓아갈 형편을 보장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포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오래된 단골과 더 오래된 종업원 그리고 맛있다는 것.

훗날 백년식당을 순례하기 위해 기록해둔다. 이십여 년이 지나 진짜 백년식당을 찾아가면 더없이 좋겠다.

2016-04-21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 나는 콜럼버스가 용맹한 뱃사람이었음을 인정했지만, 또한 이 대륙에 도착한 그를 따뜻하게 맞이한 친절한 아라와크 족을 사악하게 대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 콜럼버스는 서구 문명의 가장 못된 가치들을 표상한다고 나는 주장했다. (10)
  • 나는 내가 사랑하는 건 조국, 국민이지 어쩌다 권력을 잡게된 정부가 아니라고 설명하려 애썼다. (...) 어떤 정부가 이런 민주주의의 원칙을 저버린다면 그 정부는 비애국적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에 대한 사랑은 당신으로 하여금 당신의 정부에 반대할 것을 요구한다. '질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게 되는 것이다. (14)
  • 사회정의를 위한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이 받는 보상은 미래의 승리에 대한 전망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서 있다는, 함께 위험을 무릅쓰며 작은 승리를 기뻐하고 가슴 아픈 패배를 참아 내는 과정에서 고양된 느낌이다 - 함께 말이다. (159)
  • 세계에는 자유와 인권을 가로막는 사악한 적들이 분명 있긴 하지만, 전쟁 자체가 가장 사악한 적이라고 나는 결론 내리고 있었다. 또 어떤 사회가 다른 사회보다 더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인도적이라고 마땅히 주장할 순 있지만, 그 차이가 현대적인 대규모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육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히 크지 않다는 것도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186)
  • 역사는 여러 모로 편리하다. 만약 당신이 어제 태어나서 과거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면, 정부가 하는 말을 무엇이든 쉽게 믿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의심을 품을 수 있고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며 진실을 알게 될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197)
  • 의심의 여지없이, 어떤 나라의 사법 체제든 정치적 반대파에게는 커다란 역경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인간은 기계가 아니며, 순응을 강요하는 압력이 아무리 강력하다손 치더라도, 사람들은 불의라고 간주하는 것에 대항하여 감히 자신들의 독립을 선포하게 된다. 그러한 역사적 가능성에 희망이 존재한다. (297)
  • 1992년에 이르자 전국 곳곳의 수천 명의 교사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콜럼버스 이야기를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미국 원주민들에게 있어 콜럼버스와 그의 부하들은 영웅이 아니라 약탈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381)
  • 혁명적 변화는 한 차례의 격변의 순간으로서가 아니라 끝없는 놀람의 연속, 보다 좋은 사회를 향한 지그재그 꼴의 움직임으로 오는 것이다. 변화의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거대한 영웅적 행동에 착수할 필요는 없다. 작은 행동이라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반복한다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384)
  • 우리가 만약 최악의 것들만을 본다면, 그것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파괴할 것이다. 사람들이 훌륭하게 행동한 시대와 장소들을 기억한다면, 행동할 수 있는 에너지, 그리고 적어도 이 팽이 같은 세계를 다른 방향으로 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우리가 행동을 한다면, 어떤 거대한 유토피아적 미래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미래는 현재들의 무한한 연속이며, 인간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대로, 우리를 둘러싼 모든 나쁜 것들에 도전하며 현재를 산다면, 그것 자체로 훌륭한 승리가 될 수 있다. (385)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하워드 진/유강은 역/이후 20160127 392쪽 16500원

하워드 진의 자전적 에세이. 하워드 진을 가리켜 '언제나 행동의 전범이자 믿음직한 안내자'라고 한 노암 촘스키의 말이 과장이 아니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는 말에서 '중립적이라는 함은 그 방향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가 잘못 흘러가고 있을 때 중립을 지키는 것은 그 잘못에 동조하는 행위'라는 뜻이다.

역사의 진보가 이뤄지고 부당한 질서가 무너진 것은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으로 행동할 때 가능했다. 하워드 진의 명쾌한 진단이자 희망이다.

2016-04-08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떨어진 목련은
걸음마도 못하고 죽은 아기 발바닥 같다
어떤 어미가 있어
잘 드는 칼로
죽음의 발바닥을 벗겼을 것이다
목련나무 아래 한 겹 두 겹 내려놓고
아장아장 걸어가길 한없이 빌었을 것이다
목련나무 아래 4월에는
발도 없는 아기가 와서
발바닥으로만 발바닥으로만 하얗게 걸어다닌다
- 김주대, 「4월」 전문

슬픔으로 가다 다시 분노가
냉정으로 가다 다시 분노가
체념으로 가다 다시 분노가
용서로 가다 다시 분노가
사랑은 바닷속에 쳐박히고
사랑을 바닷속에 처넣고서
이제 누가 사랑을 이야기하겠는가
- 박철, 「이제 누가 사랑을 이야기하겠는가」 부분

섣부른 희망을 이야기하지 말라
이건 명백한 살인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죽였다
국가가 국민들을 산 채로 수장시킨 것이다

캄캄한 바닷속에 너희들을 묻어두고
비겁한 아빠는 아직 숨이 붙어 있구나
꾸역꾸역 밥 밀어 넣고 있구나
- 유용주, 「국가를 구속하라」 부분

그대들이 죄 없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동안
부자들은 돈을 세고
올드보이들은 표를 계산하고
이 나라는 그대들의 주검을 세는 게 일이었습니다
- 이상국, 「이 나라가 무슨 짓을 했는지」 부분

이천십사 년 사월에 핀 찔레꽃은 모두 열여덟 살이다
이천십사 년 오월에 핀 장미는 모두 열여덟 살이다
이천십사 년 유월에 핀 수국은 모두 열여덟 살이다
- 이용임, 「이천십사 년 봄, 부터」 부분

그들이 아직은 애도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느냐.
가만히 있어야 안전하다고 하지 않느냐.
이제 슬퍼하지 말고 분노할 일이다.
- 최종천, 「이 닭대가리들아!」 부분

돌려 말하지 마라
이 구조 전체가 단죄받아야 한다
사회 전체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이 처참한 세월호에서 다시 그들만 탈출하려는
이 세월호의 선장과 선원들을 바꾸어야 한다
(...)
이 세월호의 항로를 바꾸어야 한다
이 자본의 항로를 바꾸어야 한다
- 송경동,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부분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고은 외/실천문학사 20140724 208쪽 10000원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습니다. 여전히 가만히 있고, 꾸역꾸역 밥을 처먹고 있습니다. 우리는 닭대가리입니다. 분노할 때 분노조차 못하는 닭대가리입니다.

2016-04-04

기업문화가 브랜드다

  • 직원과 기업문화를 식물에 비유한다면, 나는 그들이 원하는 화분이 아니라 그들이 번창하고 자랄 수 있는 비닐하우스를 만드는 건축가가 되려고 노력할 뿐이다. (53)
  • 자포스의 경영 포커스는 다름 아닌 기업문화에 있습니다. (58)
  • 고객이 원하는 신발이 자표스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자포스의 컨텍센터 직원은 적어도 세 군데의 다른 사이트를 체크해서 그 신발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가격은 얼마인지 조사해서 알려주도록 교육 받고 있습니다. (64)
  • 자포스는 아마존을 이기지 못해 인수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자포스가 창립 이래 10년에 걸쳐서 키워온 '최상의 고객감동 서비스'에 관한 노하우를 자포스로부터 배우고 받아들여 더 큰 기업을 만들기 위한 아마존의 결단이었다. (177)
  • 주위에 가격이 조금 더 싼 가게가 새로 생겼다고 해서 단골가게를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의 가치관 가운데는 '마음의 편안함'이란 감정가치가 '가격의 저렴함'이란 가격가치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184)
  • 서비스 경제화 시대에는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그 사람만의 개성이나 독자적인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직원이 자신의 개성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격려하는 기업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192)
  • 자포스가 파는 것은 서비스가 아니라 서비스 문화이고, 그것을 구성하는 사람은 직원들이다.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는 최상의 감동 서비스이지만, 그 배경에는 서비스를 만드는 직원이 있고, 그 근본에는 직원의 사고방식을 지지하는 자포스의 문화가 있다. (196)
  • 자포스처럼 직원과 고객의 개성을 중시하고 서비스 컴퍼니를 지향하는 기업들은 나름의 '서비스 전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1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나는 희귀한 사건이 아니다. (235)
  • 리더의 리더십은 서비스다. 리더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리더는 기업이라는 공동체의 가치 환원을 목적으로 회사의 자원을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자리라고 인식하고 행동해야 한다. 즉, 회사의 더 큰 이익과 성장을 위해 직원을 섬기는 직책이 리더, 곧 경영자인 것이다. (255)
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이시즈카 시노부/이건호 역/북로그컴퍼니 20100810 256쪽 13000원

아주 늦은 시간에 피자가 먹고 싶어 온라인 신발을 파는 회사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을 할까? 전화 통화가 안 되거나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을 것이다. 자포스는 달랐다. 근처 매장을 검색해 알려 줬다. 아픈 어머니를 위해 신발을 주문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얼마 뒤 주문한 신발이 마음에 드는지 묻는 메일이 왔다. 사정을 얘기하고 반품하고 싶다는 답장을 썼다. 그러자 바로 자포스에서 답장을 받았다. 택배 직원을 보내 반품 처리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신발을 반품한 다음 날 슬픔에 빠진 고객을 위로하는 친필 카드와 꽃이 배달되었다. 자포스에서 보낸 것이었다.

자포스에 관한 서비스 전설이다. 자포스에 있는 10가지 핵심가치의 처음은 물론 '고객 감동 서비스를 실천하자(Deliver Wow Through Service)'이다. 마지막 열 번째 가치는 '늘 겸손하자(Be Humble)'이다. 성공을 자축할 때도 자만하지 말고 다시 고객에게 베풀라는 의미다. 매출 10억 달러인 자포스를 아마존이 12억 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인수한 배경이다.

고객 감동을 비용으로 보면 상품이 되지만 문화로 보면 브랜드가 된다.

2016-03-27

樂書 모순

YS의 죄
영남 65석=호남 28석+충청 26석+강원 8석+제주 3석

말종
자연사가 최대의 사치인 인간도 있다.

정의의 반대
시방은 정의의 반대가 망각이라고 한다.

국가비상사태
비정상이 정상회담에 참석한 지 팔 년째인지라 국가비상사태도 팔 년째. 새삼스럽게...

필리버스터
야당은 국회에서 여당은 종편에서

정치
신은 도처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고, 인간은 매일 전쟁을 할 수 없어 정치를 만들었단다.

삼권분립 2016
행정府 사법部 입법課

알파고
① 알파고는 바둑계에서 은퇴하면 판사가 되어 공평한 판결을 내렸으면 한다. 그리하여 법조계부터 알파고 후배들이 차례차례 접수했으면 싶다.
② 바둑 명문이 충암고에서 알파고로 바뀌겠구나.
③ 바둑은 이세돌이 뒀는데 악수는 더민주가 뒀구나.
④ 알파고는 아마 9단과 열 점을 깔고 대국을 두는 갈라쇼를 했으면 싶다.

서점
1996년 5378개, 2005년 2103개, 2009년 1825개, 2011년 1752개, 2013년 1625개, 2015년 1559개

헬조선
캐나다 : Because It's 2015
코리아 : 병신년이잖아요.

망조
간신과 폭군이 동시에 나오지 않으면 망하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2012년 미국 대선 투표율
부유층(최상위 1%) 99% vs 일반 대중 58.2%

트위터
트위터 하며 얻은 최대의 소득은 바흐의 평균율과 무반주첼로모음곡을 알게 되어 듣고 있다는 것. 트위터는 흥해야 됨.

총선
더는 가망이 없어 보인다. 이참에 원내교섭단체에 턱걸이 한 소수당 셋과 단군이래 최대의 여당을 퉁쳤으면 한다.

선거
꽁초 수북한 재떨이에서 장초를 고르는 일

시방은
분노가 공포에게 지는 시대다.

모순
① 울산 동구는 현대 노동자가 엄청 많은 동네이면서 정몽준이 5선을 한 지역구이기도 하지요. 삼성 제품을 사는 노조원 혹은 열린교회 닫힘과 같은 현상이지요.
② 대한민국이 2016년 인권이사회 의장국이 된 사태와 같은 현상이기도 하지요.
③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산물인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을 해산한 현상과 같지요.
④ 삼일절 기념식에서 친일파가 작곡한 애국가를 부르는 현상이기도 하지요.
⑤ 스마트 TV에 도청 의혹이 제기되는 삼성전자가 백도어 논쟁에서 애플을 지지하는 현상이지요.
⑥ "20대" 국회의원 선거라는데 노땅이랑 꼰대들이 공천을 주고 출마를 하는 현상이지요.

2016-03-12

예술은 본래 좌파다

  • 사랑으로 일어나는 싸움에서 늘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이는 잘못을 저지른 쪽이 아니라 더 많이 그리워한 쪽이다. 견디지 못하고 먼저 말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야 다시 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12)
  • 1980년대는 "격렬한 외상의 날들"이었으나 1990년대는 "우울한 내상의 날들"이었다. (33)
  • 세상의 꽃은 세상의 칼을 이기지 못한다. 그러나 그 백전백패의 아룸다움만이 서정의 본진(本陳)이고 문명의 배수진이다. (36)
  • 크리스마스의 역설이 그렇게 생겨난다. 평소 보다 훨씬 더 행복해야 마땅한 날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흔히 겪는 어떤 사소한 불행 앞에서도 '오늘은 크리스마스인데!'라고 생각하면 더 서러워져서, 결국 우울한 날이 되어버리고 마는 역설. (159)
  • 그들에게는 초자아(Super Ego)가 없는가. 민주화 이후 그토록 더디게 우리 내면에 겨우 자리잡은, '이런 일은 이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는, 그 초자아가 그들에게는 없는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죄의식도 없는 것이다. (163)
  • 존재하는 것을 긍정하기보다는 존재해야 할 것을 추구하는 게 좌파라면, 그래서 늘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인권, 더 많은 민주를 요구하는 게 좌파라면, 모든 진정한 예술가들은 본질적으로 좌파이고 모든 위대한 예술 작품은 깊은 곳에서 좌파적입니다. 실제로 그가 어떤 정당을 지지하건 상관없이 말입니다. 창작이라는 것은 본래 왼쪽에서 뛰는 심장이 시켜서 하는 일입니다. (189)
  • 지방 선거가 끝났다. 4년 만에 '생각'이라는 것을 하느라 진땀 뺀 정치인들은 다시 생각 없는 삶으로 복귀했고, 4년 만에 공화국의 주인 대접을 받느라 머쓱했던 우리는 다시 힘없는 백성의 자리로 복귀했다. (234)
  • 주일날 회개하여 다시 일주일을 죄짓고 살 힘을 얻는 엉터리들처럼, 사랑이 넘치는 하루를 보내고 우리는 364일 동안을 무심할 수 있는 알리바이를 얻는다. 그러니 기념일들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236)
  • 최근 이뤄진 한 설문조사에서 서울 지역 4개 대학 대학생의 절반 이상은 '6월 항쟁'을 모른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는 다가올 대선에서 독재 정권의 역사의식을 잇는 야당 유력 후보에 한 표를 던질 것이다. 그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박종철과 이한열의 이름을 모르는 채로 이루어진 선택은 존중받을 가치가 없다. 그것은 정치적 무뇌아 혹은 윤리적 백치의 선택이다. (247)
  • 마침표에 대해서는 긴말이 필요 없다. 담배는 백해무익이요, 마침표는 다다익선이다. 많이 찍을수록 경쾌한 단문이 생산된다. (255)
  • 오랫동안 마음은 종교의 소관이었고 몸은 의학의 소관이었다. 그러나 종교는 몸을 배제한 마음을, 의학은 마음을 괄호 친 몸만을 다루었다. 그래서 문학하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 (291)
  • 그것이 분명하게 눈에 보여서 편안하지만 그래서 재미가 덜할 때도 있겠고, 너무 희미해서 과연 그것이 있기는 한가 수상쩍어 보일 때도 있을 것이다. 대개 전자를 '고전적'이라 하고 후자를 '실험적'이라 한다. 그러나 오늘의 고전은 어제의 실험이었고 오늘의 실험은 내일의 고전이 될 수 있다. (405)
느낌의 공동체/신형철/문학동네 20110510 408쪽 13000원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2006년 봄부터 2009년 겨울까지 쓴 짧은 글'을 모은 '두번째 평론집이 아니라 첫문째 산문집'이다. '시인, 시집, 세상, 소설, 영화'에 대한 이야기다. 시집이 팔리지 않는 세상이지만 글을 읽다가 철 지난(?) 시집을 주문하게 될지도 모른다.

2016-03-09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

  • 국민들이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는 것처럼 미디어 또한 수준에 맞는 미디어만 가질 수 있다. (30)
  • 어리석음을 정의하는 분명한 특징으로 다음 다섯 가지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완전한 무지다. 뉴스에 나오는 주요 사건들을 모르고, 우리 정부가 어떻게 기능하고 누가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모르는 것이다. 두 번째는 태만함이다. 중요한 사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믿을 만한 매체를 찾는 일에 소홀한 태도를 말한다. 세 번째는 우둔함이다. 역사가 바버라 터크먼의 정의대로 사실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는 성향이다. 네 번째는 근시안적 사고다. 상호 배타적이거나 국가의 장기적 이익에 반하는 공공 정책을 지지하는 것을 말한다.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특징은 넓은 범주로, 마땅한 단어가 없어서 멍청이라고 부르겠다. 의미 없는 문구, 고정관념, 비합리적인 편향, 우리의 희망과 두려움을 이용하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진단과 해법 등에 쉽게 흔들리는 성향을 말한다. (68)
  • 역사의 기록을 보면, 가혹한 진실과 위안이 되는 신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대체로 신화를 택했다. (54)
  • 흔히들 선거는 과거에 대한 국민투표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유권자들이 자신들이 찬성하지 않는 일을 한 정치인에게 벌을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99)
  • 국민이 정치에 더 많은 지배력을 갖게 된 것과 때를 같이해, 정치에서 텔레비전이 극적이고도 걷잡을 수 없이 강력한 힘을 얻었다. 불행한 타이밍이었다. 텔레비전은 사람들을 더 멍청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텔레비전으로 인해 국민들이 권한을 책임 있게 행사할 가능성이 적어진 바로 그 시점에,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은 권한을 국민들이 가진 것이다. (149)
  • 국민의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는, 응답자가 사안에 대해 알고 대답하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인 주제에 대해 실제로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265)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리처드 솅크먼/강순이 역/인물과사상사 20150331 288쪽 14000원

멀쩡한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으로 만드는 게 오늘날의 선거문화란다. 어리석은 유권자의 다섯 가지 특징은 정곡을 찌른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들어 더 똑똑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삼십 년 전인 1987년 사람만큼 현명하지도 못하고 깊지도 않고 용기도 없다.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고, 정치인은 유권자 수준에 맞춰지는 시절이다.

2016-03-06

바로잡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다. 보수라도 좋으니까, 아니 원래 보수가 더 그런 거니까 역사 앞에서 자기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이 그리울 뿐이다. (42)
  • 자기들이 보수라고 자처하는 한국의 지배층들은 사실 보수가 아니다. 보수라면 응당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책임지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으니 한 사회를 유지하고자 하는 보수 세력이라면 마땅히 자신이 맡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고, 책임지지 않는 자는 보수의 자격이 없다. 현재 한국의 지배층은 가끔 사랑의 열매를 사주는 식의 자선을 베푸는 것 이외에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무엇을 희생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집단이다. (43)
  • 더 이상 대한민국호를 책임지지 않는 자들, 위기의 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자들에게 맡겨둘 수 없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간직한 이들이 움직여야 한다. 역사는 책임지는 사람들의 것이다. (51)
  •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국가 기밀이 될 수 있다. 신문에 난 공지의 사실일지라도 국가 기밀이다 보니, 경부고속도로는 4차선이고 짜장면은 싸고 맛있다는 것도 국가 기밀이 되었다. (89)
  •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한 마리'의 간첩이 나오기 위해서는 수많은 자들의 팀플레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비단 중앙정보부, 안기부만이 짜고 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받쳐주고, 검찰이 법률적으로 포장해주고, 판사가 고문당했다는 호소에도 바짓가랑이 들어보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조작의 한 부분을 맡아 팀플레이를 해가며 간첩을 만들었던 것이다.
    1970년대 이후 적발된 간첩들 중에서 현재의 국가 기밀 개념을 적용한다면 간첩죄로 유죄를 받을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첩은 처음에 무서운 존재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남들 다 아는 걸 혼자 모르는 놈을 "저 자식 간첩 아냐"라고 손가락질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간첩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나는 간첩보다, 누구나 간첩으로 만들 수 있는 간첩 잡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 (93)
  • 왜 학교에서는 제헌헌법을 가르치지 않고, 왜 수능 시험은 제헌헌법을 묻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제헌헌법을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제헌헌법의 구절구절을 지금 들여다보면 죄다 빨갱이 소리이기 때문이다. 제헌헌법의 내용은 통합진보당의 강령보다 훨씬 급진적이다. (139)
  • 지금은 노동3권도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지만, 제헌헌법 18조는 노동3권이 아니라 노동4권을 보장했다. 노동3권에 더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 있어서 근로자는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를 보장했던 것이다. 네 번째 권리인 '이익분배 균점권'은 쉽게 풀이하면 기업에 이익이 발생했을 때 노동자들이 그 이익을 나눠 먹을 권리가 있다는 뜻이다. (140)
  • 민주화의 산물인 헌법재판소가 민주주의 발전, 소수파 보호, 기본권의 신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헌법재판소는 기득권의 옹호, 지배 체제의 유지를 위해 기능하고 있다. (175)
  • 옛 민주당 시절부터 민주당을 배회하는 하나의 유령이 있다. 그것은 중도 노선이다. 진보 표만 갖고는 이길 수 없으니 중도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일리 있게 들리는 말이지만, 역사적 경험도 현실도 그렇지 않다고 가르쳐준다. (236)
  • 대중들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지만 딱 하나 할 수 없는 게 있다. 7·30 재보선 이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한 이야기지만, 이길 의지가 없는 당을 이기게 할 재주는 없다. (246)
  • 노무현의 정치적 상속자일 수밖에 없는 그는 노무현이 남긴 부채에 대해 노무현 자신이 반성한 것만큼 처절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은 태평성대의 민주국가 지도자로 아주 훌륭하겠다 싶지만, 지금 같은 난세에 박근혜 정권과 같은 지독한 집단에 맞서 민주주의를 회복할 지도자로서 적합한 인물인가 하는 점에서 여전히 회의적이다. (248)
  • 무엇보다도 야당성을 회복해야 한다. 의석이 130석이나 되는 새정치민주연합에 없는 딱 한 가지가 야당성이다. 넘쳐났던 것은 우원식 의원이 지적한 대로 귀족주의였다. 실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엠에프(IMF) 외환위기 등이 겹치며 너무 빨리 여당이 되다 보니, 일은 못 하고 야당성만 잃어버렸다. 민주 정권 10년에 대중들의 지형은 아주 넓어졌지만, 정작 정치판에 남은 사람들은 투쟁의 근육을 잃어버렸다. (249)
  • 10년 전을 돌아보라. 역사의 기회는 생각보다 자주 온다. 싸움의 의지를 다지고 싸움의 근육을 회복할지어다. (253)
역사와 책임/한홍구/한겨레출판 20150406 272쪽 12000원

190시간이 넘는 사상 초유의 필리버스터를 비웃으며 테러방지법이 통과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국가정보원이 주도하여 처음 입법예고 됐지만 수많은 논란 속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지 14년 4개월 만에 법제화가 됐단다. 필리버스터를 하는 야당에 박수를 보내다 무기력하게 끝내는 모습에서 역시 야당성이 퇴화했다는 걸 확인했다. 인권보다 총선을 우선하는 정당으로 보였다. 야당성을 회복하고 투쟁의 근육을 되찾으려면 아직 멀었다.

한홍구 교수는 이렇게 외친다. "우리가 믿을 것은 우리 자신에 내재한 복원력밖에 없다. 더 이상 대한민국호를 책임지지 않는 자들, 위기의 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자들에게 맡겨둘 수 없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간직한 이들이 움직여야 한다. 역사는 책임지는 사람들의 것이다."

간첩의 역사가 곧 조작의 역사였다. 아비는 모르면 간첩이라는 시대를 만들었고, 딸은 너도 테러범이라는 시대를 만들었다. '고문과 조작을 일삼은 자들의 행적을 담은 《독재인명사전》'을 보고 싶다. 한강 다리를 끊고 도망간 대통령과 세월호 참사에 책임지지 않은 사람들도 그 사전에 기록되길 앙망한다. 바로잡지 못한 역사는 반복되니까.

2016-03-02

친구

형철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내 옷장 서랍 속엔 그의 체크무늬 손수건 두 장이 고이 접혀 들어 있다. 내가 울었을 때 형철이 앞에 앉아 있었다는 얘기다. 내가 음식을 흘렸을 때 형철이 옆에 앉아 있었다는 얘기다. (...) 그래 이번엔 네가 무거웠다. 고맙다 친구야.
- 김민정, <각설하고,> 작가의 말 중

삶의 어느 법정에서건 나는 그녀를 위해 증언할 것”이라는 문학평론가 신형철에 대한 김민정 시인의 답가다. '그래 맞다. 사람들 때문에, 가 아니라 사람들 덕분에, 나는 여기 있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서 '사람'을 '친구'로 바꾸면 더 위로받고 있음을 느낀다.

고맙다 친구야.

2016-02-28

희망은 고문이다


절망은 익숙해지지만 희망은 고문이다. 희망은 모질다. 간절히 원해도 우주가 쌩까는 희망은 처절하고 모진 고문이다. 마치 2012년 12월 19일 오후 여섯시 직전까지 바랬던 것처럼.

희망은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 존재하는 신기루 같은 존재다. 약자를 길들이려고 강자가 만든 이데올로기 같은 것이다. 가스통으로 가로막힌 희망버스를 보면 더욱 그렇다. 희망은 모정처럼 위대하고 아름답지만 비폭력적이라 연약하다. 연약해질수록 더욱 간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장에 처박힌 희망이지만 트럼프를 가열차게 응원하련다.

2016-02-22

최고의 찬사


1999년에 시인으로 데뷔하고 <문예중앙>에서 편집장으로 일할 때 형철이 막 문학평론가로 데뷔(2005년)했다. 둘이 동갑내기인 데다 원고를 청탁하고 주고받으면서 ‘친구야’ 하게 됐다. 문학동네에서 형철의 책 <느낌의 공동체>를 만들었는데, 10개월 동안 그 과정을 함께하면서 더 돈독해졌다. 그리고 형철이 <느낌의 공동체> 서문에 “삶의 어느 법정에서든 김민정 시인을 위해 증언할 것이다”라는 미친 글을 썼다. 그것 때문에 형철의 팬들한테 질투 심하게 받았다. (웃음) 나도 뭔가 답가를 해야 될 것 같아서 <각설하고,>에 마음을 전했다.

김민정 시인의 인터뷰 중 한 대목이다. “삶의 어느 법정에서건 나는 그녀를 위해 증언할 것이다”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은 시인이 부러울 따름이다. 요즘 ‘문장의 소리’에서 활기찬 목소리를 들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얘는 업체에 손해를 입히지는 않았어. 십여 년이 지난 일이라 말한 이가 기억하지도 못하겠지만 저 말이 내겐 최고의 찬사로 남아있다. 갑과 을이라고 쓴 계약서에 갑을 대표해서 도장을 많이 찍던 시절에 바로 위 결재권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인지라 더욱 잊혀지지 않는다. 갑의 이익을 위해 을에게 손해를 강요하지 않았다는 걸 헤아리고 있어 고마웠다. 최고의 찬사를 해주는 이를 만난다는 건 최고의 행운이다.


최고의 찬사를 덧붙여 나갈 예정이다.

붙임01 (20170302)
<슬픈 감자 200그램> 펴낸 박상순 시인. 불어로 그의 시가 번역되고 낭독회도 열렸을 때 한 프랑스 여성 시인이 “앞으로 내가 쓸 시가 당신 때문에 바뀌게 될 것 같다”고 했다는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blackinana

붙임02 (20180726)
이 책을 얼른 소개하고 싶어 나는 진작부터 조바심이 났다. 왜 책이 안나오냐고 출판사에 전화를 해 채근을 한 적도 있다. 출간일이 되어 나온 책을 받아 몇 페이지를 읽어보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서점에 이런 책들만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잘돼가? 무엇이든

붙임03 (20181027)
내 영화에도 여성성, 아이다운 천진함, 동화적인 아름다움, 낙관주의, 설레임, 감사하는 마음, 쓸데없는 공상 같은 것들이 들어 있다면 그건 정서경에게서 비롯한 것이다. 내게서 나온 아이디어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조차도 정서경에 의해 일깨워진 것이다. 친절한 금자씨 각본, 작가의 말 박찬욱

2016-02-05

이제는 선발직 의원제다

대통령 임기가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시대입니다. 그 원인이야 물론 대통령이겠지만 절반은 국회의원에게도 있겠지요. 선출직 의원제의 한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성 강화를 위해 의원 정원을 늘리고 비례대표 의원 수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국민들 눈치가 보여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OECD 평균도 인구 9만7000명 당 1명 수준이라는데 말이죠. 이를 대체할 제도가 선발직 의원제입니다.

비례대표는 없애고, 선출직 의원수 만큼 나이, 성별, 지역 구분없이 무작위로 시민을 선발하는 겁니다. 선발된 시민은 국방의 의무처럼 아무런 차별을 두지 않으면 됩니다. 이렇게 선발된 의원은 선출직 의원에 대한 배심원 역할을 하는 겁니다. 선발직 의원제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정치화되고, 이런 과정을 거쳐 선출직 의원에 도전하는 시민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직접 민주주의를 대체하는 가장 적당한 제도라 생각합니다.

정당이 현대 민주주의 체제의 핵심이라는 소리는 집어치우세요.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당이나 하는 소리로 들린지 오랩니다.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제도라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먼저 하면 민주주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대 사건이 될 겁니다. 당장 실시해도 됩니다.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으니까요.

2016-01-31

樂書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개표다

저녁이 있는 삶
저녁이 있는 삶은 저년이 없는 삶 뒤에나 올지 싶다. 어제저녁을 먹은 게 부끄럽다.

폴리스 라인
아몰랑다운 질서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지금은
변절과 어용의 포화시대. 구한말도 이러진 않았을 텐데...

개차반
영혼은 비정상
영화는 대종상

자전거 도로
인도 한쪽에다 궁색하게 자전거 도로를 만든 지자체장은 거울보며 이길 때까지 가위바위보를 시키고 싶다.

동정심을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
불쌍하긴 개뿔, 저 사람은 1번을 찍었을 거야.

12월 31일
사랑하는 날이 하루 남았네. 미룬 사랑을 하기엔 참 빠듯하지만 그럴수록 알차겠다.

한파
더 붙어있기 참 좋은 날씨다. 헤어지지 말자.

대가리
대가리라는 말이 비하의 뜻으로 쓰이기 시작하며 생선도 머리라고 하는데 유독 콩나물과 못만 그대로다. 콩나물은 식탁에서 가성비 최고이고, 못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말이다. 대가리를 폼으로 달고 다니는 인간이 수두룩 한 세상이라서 더 그러하다.

보수와 진보
정치적 진보의 구분은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로 정하면 된답디다.
사회적 진보의 구분은 거리집회 지지여부로 구분하면 된답디다.

트위터
트위터에 고양이와 개와 녹색당이 있어 다행이다.

저성과자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 엄청 무서운 과자다.

독일이 부러운 이유
1944년 아우슈비츠에서 의무병으로 근무했던 후베르트 차프케(95)가 살인 방조 혐의로 다음달 28일 독일 네오브란덴버그에서 재판을 받는단다. 독일은 나치에 부역하거나 동조한 이들이 자연사 하기 전에 처벌한단다.

희망
어디선가 누군가는 손톱깎이를 대신하는 방법이나 설거지를 대체할 물건을 만들고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희망이다.

지금은 사라진 것들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 그리고 저축예금

최후의 보루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아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개표다.

2016-01-07

응답하라 1974


가입자에게 알리는 말씀

① 전화의 요금은 말일까지 꼭 납부하여 주십시요.
② 전화기등을 소중히 관수하여 주십시요.
③ 마음대로 전화기에 손을 대지 마십시요. 당국의 승낙없이 마음대로 전화기를 올메거나 떼거나 다른 기기등을 연결하여서는 안됩니다.
④ 전화기는 다른 사람댁에 설치할 수 없읍니다. 전화기의 설치장소는 반드시 가입명의자의 주소 또는 영업소에 한 합니다. 따라서 다른 분에게 빌리는 전화는 설치할 수 없읍니다.
⑤ 수화기를 내려놓은채 방치하지 마십시요. 수화기를 내려놓은 채 방치하시면 오는 전화가 걸려오지 못하고 교환업무에 지장을 주니 다른 사람과도 통화를 못하게 됩니다.
※ 위 3,4,5항을 어기시면 통화정지를 당하시거나 가입계약이 취소됩니다.

1974년 전화 가입자에게 알리는 말씀입니다. 교환원이 전화를 연결하던 시절이었죠. 집에 전화기 하나 놓기가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꼭 지켜야 할 일을 읽어보면 재미있고 전화기가 귀한 대접을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당국'이나 '관수'라는 말에서 은연중에 공공기관의 위압감이 보이기도 합니다.

병신년 새해에 피식 웃으며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잠시입니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