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0

아주 사소한 겨울

여긴 담배를 몇 갑씩 팔아요?
한 갑만 팔아요

헌재가 정당을 해산했단다. 당연히 짱돌을 던져야 하는 걸 트윗으로 대신한다. 그렇게 상형문자는 시작됐다. 먼 훗날 史家들은 이 시대를 '국민대토막시대'라고 각주를 붙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는 개뿔
당장 두 갑 파는 편의점을 검색하고 있다

헌재를 헌재로 만들려고
빡빡 피워대는 담배로 묻히는 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너는 희희낙락하라며
눈이 내린다

여전히 나침반은 북쪽을 가리키며
춥다

2014-12-19

해산


1.
解散 모인 사람이 헤어짐, 또는 헤어지게 함. 단체 따위가 조직을 풀어서 없어짐.
解産 아이를 낳음. 분만.

2.
오늘 통합진보당을 해산하고 유신 2.0을 해산하다.

2014-12-07

樂書 요즘 별일 없이 산다

이명박근혜
부패는 꼼꼼하고 부정은 뻔뻔하다.

박근혜 정부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
정치는 보이지 않는 정

어떤 정치인
어떤 정치인은 과거의 리더십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 스티븐 코비(Stephen R. Covey)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헤밍웨이가 물었다.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반도인이 떼창 하듯 말했다.
- 택배!

담배
요즘은 군인 아저씨들에게 군용담배가 지급되지 않나요? 그렇다면 내년부터 큰일이네요. 담배 때문에 '용사의 난'이라도 일어나겠습니다. 미국 독립전쟁도 담배 때문에 시작됐으니까요.

원년
오천 원으로 담배 한 갑이랑 소주 두 병을 사도 거스름돈을 받았는데 새해부터는 담배를 살까 소주를 살까 고민하는 이가 늘어날 듯싶습니다. 흡연과 음주의 찰떡궁합이 깨지는 원년이 다가옵니다.

불만 있는 사람
담뱃값 인상에 불만을 품고 국회의사당에 불을 지르겠다고 했답니다. '불'만 있는 사람은 점점 늘어갈 겁니다.

국민대통합의 미래
훗날 史家들은 작금을 '국민대토막시대'의 시작이라고 기록할지도 모릅니다.

고수
일류 초일류 절정 초절정 입신 / 옛날 고수의 단계
개미 기관 작전 이재용 이명박 / 요즘 고수의 단계

최대 업적
'짜장면'이 지난 정부의 최대 업적이 되었듯이 이번 정부에서는 '인민'과 '동무'가 최대 업적이었으면 합니다.

유토피아
관피아, 모피아, 군피아, 해피아... 무슨 무슨 피아가 넘치는지라 유토피아에 사는 것 같아요.

요즘
야당은 농협스럽고
여당은 종북스러워
하루하루가 유신스럽습니다.

2014-10-12

압구정 아파트

너무 더워 그늘을 찾던 압구정 아무개 아파트 정문에는 수박장수가 있었다. 땀도 식힐 겸 담배 한개비를 물며 수박장수 뒷편 손바닥만한 그늘을 찾아 앉았다. 연신 주민들이 들낙거리는 걸 보니 수박 장사가 곧잘 되는 모양이다. 그때 아파트로 들어가던 중형차 하나가 멈췄다. 조수석 창문이 빼꼽히 열리며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몇 동 몇 호로 저거 하나요. 수박장수는 떠나는 차 꽁무니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담배 하나를 다 태울 때까지 같은 장면을 한 번 더 목격했다.

수박을 사서 싣고 가면 빠르겠지만 더운 여름에 굳이 시원한 차에서 내려 수박을 고르기 싫어서 그랬을 것으로 짐작됐다. 그래서 그런지 주문하는 목소리가 하나같이 냉랭했다. 공연히 기분을 잡친 것 같아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꽁초를 중형차가 사라진 쪽으로 힘껏 던졌다.

엊그제 압구정 어느 아파트에서 경비 노동자가 분신을 시도해서 위독하다고 한다. 압구정 아파트 경비원의 분신 기사를 보며 얼추 삼십년이 다 돼가는 압구정 아파트에 관한 씁쓸한 기억이 떠올랐다. 차갑게 떨어지는 날카로운 고드름처럼...

2014-10-06

측은지심

1.
어린아이가 아장아장 걸어가다 우물에 빠지려는 것을 보면 어떻게 할까요? 자기도 모르게 달려가 아이를 구하겠지요. 이는 아이의 부모가 부자인지 아닌지를 따져서 하는 것이 아니죠. 주위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요. 그것은 보상이나 칭찬을 바라서가 아니라 인간의 가장 순수한 본성이 발동했기 때문이랍니다. 자기도 모르게 본능에 따라 달려가 어린아이를 구하는 마음을 맹자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했습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 동정하는 마음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도리이자 고유한 본성이랍니다.

2.
하물며 세월호는...

2014-09-07

사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

할리 데이비슨은 기존의 공장을 없애고 새로운 공장을 지었습니다. 여전히 로봇 대신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5~6명씩 팀을 이뤄 오토바이를 조립하고 있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 것 같지만, 공장 관리자의 의견은 다릅니다. 경험이 많고 숙련된 노동자들은 로봇보다 새로운 정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혜택이 크다는 겁니다. 할리 데이비슨의 경우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주문 내용이 다르고 1,200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오토바이가 생산됩니다. 따라서 각각의 오토바이가 다 다르고 80초 뒤에 조립할 오토바이의 주문 내역을 미리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조건에 빠르게 반응하는 로봇을 디자인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람은 기계보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할리 데이비슨은 사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할리 데이비슨은 어떻게 살아났나)

점점 사람을 대신해 로봇 만능주의 시대로 접어드는 시기에 눈여겨 볼 경영모델. 사람을 로봇처럼 취급하거나 그만도 못하게 여긴다면 다양성 예측과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로봇은 아직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소속감이 높은 할리 데이비슨 노동자들은 팔에 자기 회사 이름을 새긴다고 한다. 노동 조합에 가입한 노동자들은 비용이 아니라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할리 데이비슨. 부러운만큼 부끄럽다.

2014-03-23

이 사랑도 누군가 앓고 갔을 것이다


바람이 제 살을 찢어 소리를 만들듯
그리운 건 다 상처에서 왔다
-「상처」 전문/그리움의 넓이

죄를 짓고
인간은 신을 만들었지만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신만이 가끔
인간을 내려다보며
운다
-「비」 전문/꽃이 너를 지운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이미 천 년 전에 누군가 보았을 것이고
내가 듣고 있는 것은
이미 천 년 전에 누군가 들었을 것이다
사랑이 또한 그래서
이 사랑도 누군가 앓고 갔을 것이다
-「내 속의 그대 내 밖의 그대」 부분/나쁜, 사랑을 하다

새누리, 새정치, 새주소 같은 옛것만 못한 새것 3종 세트와 꽃소식을 미루는 미세먼지보다 더 독한 걸로 인하여 자연사가 꿈이 되어버린 시대에 사는 사람은 '시, 목숨처럼 쓰다 가는' 시인 김주대의 시집 3종 세트를 권합니다. 술 마시자고 꼬시면 주대는 확실히 계산할 걸로 보이는 시인입니다. 쌍방 자연사 전에 과연 그런지 꼭 확인해 볼랍니다.

2014-01-10

프리미엄 전략

미국의 IT 전문지(誌)인 와이어드(Wired)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저서 '롱테일 경제학'과 '공짜 경제학'에서 21세기식 비즈니스 모델로 '프리미엄 전략'을 제시했다.

프리미엄(Freemium=Free+Premium)은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고 충성 고객 일부가 자발적으로 돈을 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가격을 '0'으로 만들어 최대한 많은 사람이 사용해 보도록 한다. 제품을 써본 소비자가 이를 외면해도 상관없다. 더 많은 사람이 제품을 쓰면 결국 일정 수의 소비자는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워드프레스' 창립자 매트 뮬렌웨그)

프리미엄 전략이 공짜를 가장한 사업일지 가장 공정한 사업 모델일지는 모르겠으나 초심이 전자냐 후자냐에 따라 소비자가 더 빨리 알아채겠지. 프리미엄 전략이 성공하려면 충성고객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프리미엄 스토리와 문화를 공유하며 즐기는 고객을 만들어야 가능해 보인다. 더 지켜보며 공부할 흥미로운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