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9

樂書 믿거나말거나

칼잡이
천하에서 회를 젤 잘 뜨는 칼잡이는 물고기가 어항 속에서 헤엄치는 채로 회를 뜬답니다. 물고기는 젓가락으로 제 몸이 한 점 한 점 다 사라질 때까지 헤엄을 치고 다닌답니다.

삼선짬뽕
초재선 의원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삼선짬뽕이랍니다.

삼총사
소설 <삼총사>는 주인공 달타냥과 삼총사가 의기투합해서 칼싸움하는 내용이죠. 그래서 처음 우리말로 번역한 소설 제목은 <삼총4>였답니다.

바벨탑
人 rén man 발음이 비스무리하죠. 바벨탑이 존재했다는 증거랍니다. 분이 풀리지 않았던 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같은 나라 언어로도 소통이 안 되게 만들었답니다.

카우보이
서부개척시대 카우보이들 가운데 자살한 총잡이가 한 명도 없었다죠. 과녁은커녕 자기 머리도 맞추지 못할 정도로 총질하는 실력이 꽝이었답니다.

결론
7분 만에 내린 결론이나 7일 만에 내린 결론은 같답니다.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세종을 찾아와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자 밀본 때문에 골치 아픈 세종은 '아무렇게나' 지으라고 했죠. 그 뒤 신대륙으로 돌아간 콜럼버스에 의해 아메리카로 불리고 있죠.

나바론 요새
가슴이 작은 여자에게 '나바론의 건포도'라고 하는 건 실제로 수직에 가까운 해안절벽에 있던 나바론 요새에서 유래했답니다.

스님
스님이라는 말은 일제강점기에 중학교가 생기며 까까머리에게 '너 몇 학년이냐'라는 물음에 '중2요'라는 대답이 만연하면서 중학생과 구분하기 위해 만든 승려님에서 유래한답니다.

본드
세계 본드 시장은 오공본드와 제임스본드가 동서양을 양분하고 있답니다.

레이디 퍼스트
레이디 퍼스트는 알 카포네가 차에 폭탄을 숨겨놓고 설치던 시절, 차에 폭탄이 설치됐는지 몰라 불안한 남성들이 차 문을 열어주며 여성에게 먼저 타라는 뜻으로 한 말에서 유래한답니다.

지프 라이터
노르망디에 상륙한 아이젠하워가 시속 100마일로 달리는 지프차에서 담뱃불을 붙이려고 라이터를 켰는데 꺼지지 않았다고 해서 지프 라이터라고 불리게 됐답니다.

배꼽
아담과 이브는 배꼽이 없다죠.

빙하기
빙하기에 맘모스만 사라진 게 아니죠. 밤하늘에 별도 얼어서 깨져버렸다죠. 그래도 인간은 악착같이 살아 남았죠. 그 뒤로 별 볼 일 없다는 말이 생겼답니다.

헤드라이트
맨 처음 만든 자동차는 헤드라이트가 가운데 하나였다죠. 그런데 밤에 보면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착각해서 충돌사고가 자주 일어났답니다. 그래서 차폭에 맞도록 양 끝에 두 개씩을 달게 됐답니다.

맨홀
최초로 만든 맨홀 뚜껑은 삼각형이었다죠. 여닫을 때마다 구멍에 떨어뜨리는 일이 잦아 사각형으로 바꿨죠. 그래도 마찬가지여서 오각형, 육각형, 팔각형으로 진화를 거듭해오다 오늘날 원형 모습이 됐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옛날 12월 말이 되면 집집마다 쇠경달라며 떼를 쓰는 하인들에게 "미리 그러지 마쇼"라며 달래는 모습을 본 밀입국 선교사가 조선의 연중행사인 줄 알고 돌아가 퍼뜨린 게 "메리 크리스마스"랍니다.

2012-04-27

가카, 원조 대통령을 꿈꾸다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해인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합니다."

2008년에 한 가카 취임사 중 한 부분입니다. 선진화 원년 선포에 이어서 선언을 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결실을 소중하게 가꾸고, 각자가 스스로 자기 몫을 다하며, 공공의 복리를 위해 협력하는 사회, 풍요와 배려와 품격이 넘치는 나라를 향한 장엄한 출발을 선언합니다." 이어지는 취임사는 "우리의 시대적 과제, 대한민국 선진화를 향한 대전진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새로운 신화를 향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갑시다. 저, 이명박이 앞장서겠"다며 끝을 맺습니다.

역대 대통령 취임사를 살펴보았지만 감히 임기 첫날 대놓고 원년을 선포한다는 문구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대통령들은 청와대에서 밥이라도 몇 끼 먹고 나서 선포와 선언을 했는데 말이죠.

그동안 가카의 행실을  겪어 보니 4년 전 취임사는 이런 뜻이었다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한마디로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사기를 치는 원조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해인 2008년을 대한민국 민영화의 원년으로 선포합니다. 친일과 친미의 결실을 소중하게 가꾸고, 니들은 스스로 미국소나 처먹고, 재벌의 복리를 위해 협력하는 정부, 부정축재와 묻지마 사찰과 반띵이 넘치는 나를 향한 장엄한 출발을 선언합니다. 우리 집안의 시대적 과제, 대한민국 민영화를 향한 사기극이 시작되었습니다. 4대강의 삽질을 넘어 한 번도 없었던 새로운 사기를 향해 저 이명박이 앞장서겠습니다.

2012-04-26

가위바위보, 대한민국을 비웃다

가위바위보는 중국 양권마라는 놀이가 일본 에도시대에 가고시마로 전해졌고, 발음이 '장껭뽕'으로 굳어지며 놀이 양식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이 장껭뽕이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에 전해져 가위바위보 형태로 바뀌고 놀이가 되었다네요.

가위바위보는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라서 절대 강자 없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니 공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로 심판을 두지 않아도 명명백백하게 승부가 가려져 꼼수를 써서 상대방의 눈을 속이려는 비겁한 행동도 하지 못하죠. 가위바위보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간편하고 공평하게 승부를 낼 수 있는 놀이 가운데 으뜸이 아닐까 합니다.

가위바위보는 민주주의 역사다

가위바위보는 민주주의와 닮았습니다. 알다시피 민주주의 기본 원리는 삼권분립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삼권분립 보편화에 대한 투쟁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회에 입법권을, 행정권은 정부, 사법권은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 권력을 세 기관으로 나눠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룸으로써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라는 뜻이겠죠.

불행하게도 우리는 삼권분립이 그저 책에나 쓰여있는 먼 나라 이야기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한국적 민주주의라 부르며 주먹이 언제나 승리하는 기이한 가위바위보 놀이를 계속해 왔습니다. 승부를 내면서까지 주고받을 것도 별로 없었고,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한가하게 가위바위보를 할 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경제가 압축성장하는 동안 성숙해진 시민의식은 드러내지 못하도록 억압을 받았습니다. 행동하는 소수는 잠자려는 의식을 끊임없이 일깨우는 투쟁을 했고, 덕분에 억눌리며 잠재됐던 시민의식은 일순간 폭발을 했습니다. 공정한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방방곡곡에서 봉기하기에 이르렀고, 급기야 무소불위를 휘두르던 주먹은 굴복하였습니다. 1987년 6월 혁명이 그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꼼수 쓰는 걸 용납하지 않으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불과 이십오 년 전 일입니다.

우리들의 가위바위보

인간의 욕망을 나타내는 말이 수도 없이 많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국에는 돈과 권력 그리고 명예로 귀결됩니다. 재벌, 대통령, 박사는 이런 속성을 아주 고급스럽게 포장하고 있을 뿐입니다. 성인이라 부르는 이들만 겨우 이 속성에서 예외일 정도죠.

권력자는 돈을 탐하여 부정축재를 했고, 명예를 강탈하여 위정자가 됐습니다. 돈은 권력과 야합하며 정경유착을 하였고 명예를 사는 천민자본이 됐습니다. 명예는 권력에 아부하여 어용이 됐고, 돈과 결탁하여 사이비가 됐습니다. 이것이 지난 우리들의 과거였습니다.

6월 혁명 이후 돈, 권력, 명예라는 욕망도 가위바위보처럼 견제와 균형을 하도록 묵시적 합의를 했습니다. 품위 있는 공생을 실현하도록 급속한 변화를 강권했습니다. 그렇게 민주화 시대는 시작했습니다.

다시 출현한 주먹

살인마 전두환 일당이 법정에 서고, 위장전입한 장관 후보가 낙마하는 걸 지켜봤습니다. 휠체어에 앉아 법정에 출두하는 재벌도 있었고, 허위학력으로 손가락질을 받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흡족하지는 않지만 점점 가위바위보가 공정해져 갔습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 출현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은 한국적 민주주의와 정의사회구현으로 포장됐던 암울한 시절로 냅다 역주행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구세대에겐 혹독한 보충수업의 기회를, 신세대에겐 불행한 역사체험의 장을 마련하며 더는 내려갈 바닥이 없게 아주 깊이깊이 삽질을 했습니다.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세금탈루라는 3종 세트는 장관이 갖출 기본 덕목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카의 거짓말을 100개로 줄여야 하는 고통이 더 컸다는 책까지 나왔습니다. 천안함 의혹에 이어 투표함 의혹까지 있습니다. 지난 정권이 저지른 패악에서 엑기스만 모아서 부활한 좀비가 주먹을 내며 놀이판을 깨트렸습니다. 우리가 내민 손을 굽어보며 가위바위보가 비웃고 있습니다. 억수로 공정한 사회에 살고 있다면서요.

가위바위보는 최소한의 염치

지난 4.11 총선 결과를 보며 멘붕상태에 빠졌었습니다. 선거 때마다 절묘한 선택을 했던 국민의 수준이 현저하게 낮은 국회의원의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사 위에 복사라는 새로운 학위가 생겼고, 패륜적인 성추행범이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친일파를 뿌리로 둔 개차반 같은 정당이 의석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사기 치고 윽박지르다 못해 몰래 뒷조사까지 해서 겁박하는 BH 좀비랑 4년을 지내다 보니 웬만한 비리엔 놀라지도 않는 내성이 생겼나 싶습니다. 우리 수준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건 오로지 가카께서 삽질한 나락에 빠져서 그렇게 됐다는 변명은 거시기 합니다.

아쉽게도 올해 우리에게 온 두 번의 기회 중 하나가 지나갔습니다. 4.11 총선을 쓸개처럼 씹으며 뼈아픈 실수를 잊지 말고 다시 한 번 투표근을 단련하렵니다. 12월에 있을 선택은 6월 혁명 이후 가장 중요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네 타는 좀비2로 말미암아 바닥에서 굳히기를 하면 안 되기 때문이죠. 다가오는 18대 대통령 선거일은 공교롭게도 오 년 전과 같은 12월 19일입니다. 이것은 오 년 전과 같은 실수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라는 엄중한 계시입니다.

다음 세대가 즐겁게 가위바위보를 하는 세상을 물려주는 것. 현존하는 우리가 가진 최소한의 염치입니다.

2012-04-17

에피메니데스의 역설

1.
<그 명제는 거짓이다>라는 명제는 그 자체로 에피메니데스의 역설을 구성한다. 어떤 명제가 거짓인가? 그 명제다. 그 명제가 거짓이라면, <그 명제는 거짓이다>라는 명제는 참이 된다. 고로 그 명제는 거짓이 아니다. 그러므로 거짓이다. 고로 참이다. 그러므로 거짓이다. 이 순환은 끝없이 되풀이된다.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베르나르 베르베르

2.
에피메니데스의 역설에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는 친일파가 보입니다. <그 명제는 거짓이다>에서 '명제'를 '새누리당' '짝퉁보수' '조중동'으로 바꿔 보세요. <그 새누리당은 거짓이다> <그 짝퉁보수는 거짓이다> <그 조중동은 거짓이다>가 되고 참과 거짓이 되풀이되니까요.

이런 순환은 그 명제를 거짓으로 알다가 선거 때만 되면 참으로 인식하는 국민적 오류에서 시작합니다. 오류가 극명하게 나타난 것이 이번 4.11 총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4년이 거짓의 연속이라는 걸 알면서도 빨간색으로 갈아입으며 새누리당이라고 우기는 코스프레에 넘어가 참이라며 손을 들어줬으니까요.

정치인의 수준이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라지요. 적어도 이 말은 가카 이전에는 맞는 말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시대를 한 세대 뒤로 후퇴시켰고, 가증스럽게도 국민의 수준은 한 세기 이전으로 되돌려 놨습니다. 그리하여 정치를 아예 입에 풀칠하기 바쁜 궁민(窮民)의 수준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4.11 총선 결과를 보며 멘붕된 상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답니다.

그렇다면 에피메니데스 역설을 끊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투표근만 단련하는 육체적 운동만으로는 힘듭니다. 명제를 판단하지 말고 명제 자체로 받아들이는 정신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머리로 생각합시다. 모든 뉴스는 편집된 것1이라고. 요래 하지 않으면 우리는 또다시 친일파 코스프레를 보며 참과 거짓을 되풀이하는 악순환을 대물림할지도 모릅니다.

1. 인터넷신문 프로메테우스의 모토 "당신 머리로 생각하라! 모든 뉴스는 편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