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2

두 타이어 가게 이야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령에 갈 때마다 붙어 있는 두 타이어 가게를 보며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 가게는 '타이어 전국에서 제일 싼 집'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붙어 있고, 그 옆에 딱 그만한 크기로 '옆집보다 1000원 더 싼 집'이라는 간판이 있거든요. 처음에는 어느 집 타이어가 더 싼 지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오가며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주인이 같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멱살잡이를 해도 몇 번은 했을 테니까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보면 그 타이어 가게가 생각납니다.

2012-02-14

엿장수 맘대로

1.
연세가 제일 많은 교수가 가르치는 전공과목 시험이 있었습니다. 중요하다고 꼽은 예상문제가 빗나가자 동급생들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중간고사는 그러려니 했는데 기말고사도 책 귀퉁이에 있는 듣보잡 문제가 나오자 모두 낭패를 본 얼굴들이었습니다. 시험이 다 끝나는 날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그 교수를 안주 삼아 씹었습니다.
- 아무개 교수는 시험문제 족보도 없다더라.
- 아니 왜?
- 그 교수가 시험문제를 어떻게 내는지 알아. 두꺼운 전공책을 앞에 놓고 먼 산을 한참 바라보다 책장을 들춰서 처음 눈에 띄는 걸 문제로 낸다더라. 그렇게 한 삽십분 동안 서너 문제를 낸대. 그러니 족보가 없지.
- 그럼 엿장수 맘대로 문제를 내는 거였어.
그 말을 믿을 수는 없었지만 모두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습니다. 그 후로도 계속된 듣보잡 시험문제는 결국 그 교수를 엿장수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2.
- 엿장수가 이씨네 집 앞에서는 두 번 가위질을 하고 오씨네 집 앞에선 다섯 번 가위질을 했어. 육씨네 집 앞에선 몇 번 가위질을 하는지 알아?
- 여섯 번.
- 틀렸어. 엿장수 맘대로 지.

3.
촛불재판에 개입한 신영철은 대법관 자리에 여전히 앉아 있고, 서기호 판사는 재임용에서 탈락했습니다. 신영철이 법원장 시절에 서기호 판사를 평가하기도 했다는군요. 법관인사위원회는 법대로 심사한다며 엿같이 잘라냈습니다. 법이 늘었다 줄었다 합니다. 법이 엿가락으로 변했습니다.

엿장수는 제 맘대로 가위질을 하지만 엿은 법대로 잘라 줍니다. 법관은 제 맘대로 방망이질을 하지만 법을 엿가락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법부 방망이질이 엿장수 가위질만도 못합니다. 성실한 불법권력과 실성한 불량판사가 정을 통하며 엿장수 방망이질을 해댑니다. 화살이 부러져도 쏘고 또 쏴야 하는 이유입니다.

2012-02-12

민주당과 진보당의 차이

민주당은 지금보다 더 나쁘지 않은 세상을 약속한다. 그렇지만 진보당은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을 약속한다. 민주당에는 문제인이 있지만 진보당에는 김진표가 없다. 민주당은 나쁜 놈들과 싸우겠다고 약속하지만 진보당은 나쁜 놈들과 이미 싸우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이명박을 감옥에 보낼 수 있지만 진보당이 집권하면 이명박 같은 놈이 다시는 세상에 나올 수 없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재벌의 횡포가 없는 대한민국에 살 수 있지만 진보당이 집권하면 재벌이 없는 대한민국에 살 수 있다. 민주당이 80석밖에 되지 않아서 한미FTA를 막을 수 없었지만 진보당이 80석을 가졌었더라면 한미FTA는 절대 통과도 될 수 없었다. 민주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정권이 바뀌지만 진보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세상이 바뀐다. - 통합진보당 편파방송 낭만자객 9회 중

격하게 공감하는 명문입니다.

2012-02-08

딱 4년만 그렇게 하고 다시 와!

1.
십수 년 전, 진급 리포트 발표장. 순서를 기다리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뭐 리포트 발표라곤 하지만 매번 주제만 바뀔 뿐 제출하는 내용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했습니다로 시작해서 저렇게 하겠습니다로 끝나니까요. 일종의 요식행위로도 볼 수 있지요. 고과점수는 좋은데 진급에 떨어졌다면 리포트 발표가 엉성해서 그렇다는 핑계를 대기도 좋고요.

그렇게 앞사람들이 하는 발표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던 순간, 모욕감이 들 한마디가 들렸습니다.

- 딱 그렇게 일 년만 하고 다시 오게!

막 발표를 끝내고 질문을 기다리던 발표자에게 심사위원 가운데 누군가 던진 한마디였습니다. 발표장이 냉랭해졌습니다. 무거운 침묵은 진행자가 다음 발표자를 소개하며 비로소 깨졌습니다.

후에 들은 사연은 이렇습니다. 평소 주위에서 꼴통으로 찍혔던 그는 이미 몇 차례 진급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모진 말을 한 심사위원은 담당 임원이었고요. 보통 심사위원들은 자기 부하는 감싸주기 마련인데 말이죠. 왜 꼴통으로 찍혔는지는 굳이 묻지를 않았지만 그 사연이 꽤 오래됐다는 감은 잡을 수 있었습니다.

2.
총선을 앞둔 요즘, 무상급식은 빨갱이라며 게거품을 물던 한나라당이 개명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상징색이던 파란색을 버리고 빨간색을 내세우며 새누리당이라고 합니다. 엄동설한인데도 장밋빛 공약이 만발하는 것이 참 가관입니다.

그런데 아둔해서인지 이해가 안 되는 게 하나 있습니다. 하겠다며 떠벌리지 말고 지금 날치기해서 했다고 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를 않네요.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때 보여준 날치기 솜씨라면 일도 아닌데 말이죠.

'선거 때 무슨 말인들 못하겠냐'는 말은 잊었을 거라며 유권자를 새대가리로 여기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밥그릇을 엎어놓고 지키겠다는 새누리당에게 한마디 하렵니다.

- 딱 4년만 그렇게 하고 다시 와!

2012-02-04

요즘 유행하는 정의는 무엇일까요?

1.
유행에 의해 매력이 만들어져 가는 것처럼 정의도 또한 유행에 의해 만들어진다. (팡세 309)

2.
요즘 유행하는 정의를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정치인 중 한 사람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를 꼽겠습니다. 이정희 대표는 일 년의 절반이나 내복을 입는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현장을 찾는다는 뜻이죠. 대표가 돼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게 바쁜 일정 속에서도 얼마 전부터는 디제이로 나서 희소식도 전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이 아니라면 전문 디제이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참 재주도 많다며 부러워하다가도 신은 불공평하다고 지청구를 하기도 합니다.

요즘 유행은 이정희가 아니라고요? 그럴지도 모르지요. 이정희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명품이거든요. 가카 손녀딸이 입었던 그런 명품이 아니라 곁에 있으며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손때 묻은 진짜 명품 말이죠. 요사이 야권연대와 당내 사정으로 맘고생이 심한 것 같습니다. 강건하게 헤쳐나가길 바랍니다. 이정희에 의해 정치가 좋아지는 것처럼 정의도 또한 이정희에 의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