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5

연희동 신드롬

1.
<취재중인 기자를 뒷수갑 채워 연행하는 나라> 저는 독재자 전두환씨에게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던 80년 고문피해자 김용필씨를 현장 인터뷰하고 있었습니다. (@leesanghoC)

2.
5.17 쿠데타를 주도한 전두환 일당(이하 전대갈)은 1980년 5월 18일부터 5월 27일까지 광주민주화운동을 무자비하게 진압합니다. 그 뒤 대통령 자리를 찬탈하고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만들어 퇴임합니다. 1996년 반란수괴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2,205억 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지만 전 재산이 29만 원뿐이라며 버티고 있습니다. 미납액은 1,629억 원에 달합니다. 전대갈이 사는 연희동 사저는 2003년 강제경매가 개시됐지만 그 해 12월 처남이 사들여 소유권이 넘어갔고, 전대갈 마누라인 이순자 소유 건물은 지금도 저당 없이 남아 있습니다. 추징금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전대갈 경호비용으로 국고에서 연평균 8억 원의 혈세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명의만 처남집인 전대갈 사저를 지키는 경찰은 처음에는 기자를 두려워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전두환에게 동화되어 기자를 적대시하기 시작합니다. 이명박 신드롬이 유행하기 시작하자 전대갈을 고마워하며 온정을 느끼다 결국 기자에게 반감을 품게 됩니다. 연희동 신드롬은 반란수괴범인 전대갈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오히려 취재하는 기자에게 수갑을 채우는 또라이 정치현상으로 전대갈이 사는 동네 이름에서 유래하고 있습니다. 연희동으로 인사를 가는 정치인과 정초에 세배하러 가는 군상들을 아울러 이르기도 합니다. 매년 열리는 '가카배 골프대회'는 연희동 신드롬의 변태적 오르가슴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시공사에서 나온 책과 리브로와 을지서적에서 책을 산다면 연희동 신드롬 초기 증세입니다.

2012-01-22

정의와 힘

1.
우리는 오래 전부터 참된 정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 만일 가지고 있다면 자기 나라의 풍습을 따르는 것을 정의의 기준으로 삼는 따위의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정의를 찾지 못하고 강자(强者)나 그 밖의 것만을 찾아보게 된 것이다. (팡세 297)

올바른 자를 따라가는 것은 바른 일이며, 제일 강한 자를 따라가는 것은 부득이한 일이다. 힘이 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다. 힘이 없는 정의는 반항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언제나 악인이 있기 때문이다. 정의를 수반하지 못한 힘은 공격을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정의와 힘은 함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자를 강하게 만들고, 강한 자를 올바르게 만들어야 한다.

정의는 논의(論議)의 대상이 되기 쉽고, 힘은 인정을 받기는 쉽지만, 좀처럼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은 정의에 힘을 부여하지 못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힘은 정의에 반항하여, <당신은 올바르지 못하다. 나는 올바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올바른 자를 강하게 할 수 없으므로, 강한 자를 정의로 간주했다. (팡세 298)

2.
가끔 아주 가끔 학창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팡세》를 손에 잡곤 합니다. 색이 누렇게 변해 꼬질꼬질한 묵은 종이 내음이 나지만 이따금 아무 페이지나 펼쳐봅니다. 삼성출판사(三省出版社)에서 1977년 6월 1일에 초판이 나왔고, 손에 있는 건 1978년 2월 15일자 10판 발행본이네요. 세계사상전집 가운데 한 권인데 보급특가가 무려(?) 900원짜리입니다.

파스칼은 1623년에 태어나 1662년에 세상을 떠났고, 《팡세》는 파스칼이 죽은 뒤 유족과 친척들이 글을 묶어 1670년에 펴냈다고 합니다. 오늘도 무심코 펼쳤는데 '정의와 힘'에 관한 팡세였습니다. 파스칼이 350여 년 전에 한 생각(Pensées)일 텐데 지금 우리가 하는 고민을 대신하며 처방하는 것 같아 흠칫했답니다.

강자만 따라가므로 정의를 찾지 못했다는 원인과 그 해결책으로 정의와 힘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읽혔습니다. 물론 파스칼이 400년을 살아있다고 해도 여전히 풀기 어려운 일이겠지요. 정의가 힘을 얻으며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말은 했을 것 같습니다.

올바른 자를 강하게 만드는 것과 강한 자를 올바르게 만드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빠르고 쉬운 길인지는 결정하기 어렵겠지요. 다만, 우리 현대사와 요즘 형편으로 보면 올바른 자를 조금만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빠른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령 오는 4.11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이 국회로 아주 많이 진출하도록 힘을 모아 주는 것처럼요. 단두대 없이 어물쩍 지나간 4월혁명과 6월혁명에 대한 후회를 한 방에 해소하는 첫단추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오늘을 사는 꼴통들이 한 최초로 의미 있는 반성이기도 하고요.

이 세상에 언제나 악인이 있다는 건 참된 정의도 분명히 있다는 방증이겠지요. 정의가 아직 힘을 얻지 못했을 뿐이고 당신이 그 힘이라고 파스칼이 말하고 있습니다.

2012-01-18

물가 1% 상승의 의미

요즘 즐겨듣는 팟캐스트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공부방입니다. 제 맘대로 팟캐스트 3대 방송을 꼽자면 시사오락부문 나꼼수, 정치부문 이정희의 희소식 그리고 공부방입니다. 공부방은 김광수경제연구소가 직접 시민을 찾아가 경제문제를 알기 쉽게 얘기해줍니다.

지난 1월 10일 올라온 "물가정책 이렇게 해야 한다"는 물가상승 의미를 리히터 지진규모에 비교하고 있습니다. 물가 1%가 오를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 진도 1이 올라갈 때마다 나타나는 피해와 아주 닮았다고 합니다. 물가 1%가 오르면 리히터 규모(Richter Scale) 1이 올라가는 것과 같고, 우리가 느끼는 세기가 10배씩 증가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리히터 규모를 찾아봤습니다.


오! 놀랍도록 닮았습니다. 리히터 규모-강연에서 예를 든 분류는 표와 다릅니다-를 물가로 바꿔도 될 정도입니다. 그래서 물가지수를 개편하는 꼼수를 피웠나 봅니다. 물가지수를 개편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4.0%로 목표를 달성했다고 떠벌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뭐합니까? 실제 실업자수와 실업률 통계가 맞지 않는 것처럼 공중전화 통화료나 금반지를 뺀다고 체감하는 물가를 낮출 수는 없겠지요. 대다수가 느끼는 물가는 이미 모데라토를 넘었고, 일부는 스트롱 단계라 쑥대밭이 됐습니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자 뼈속까지 가혹한 현실은 대통령 꼴통지수가 10.0+를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것이겠죠.

여건이 된다면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공부방을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2011년 9월 2일자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처음 듣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 뒤로 열성팬이 됐답니다.

2012-01-05

누구를 버스에 태워야 할까요?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리더들은 새로운 비전과 전략부터 짤 거라고 우리는 예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들은 먼저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며 적임자를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야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옛 격언은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 적합한 사람이 중요하다.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짐 콜린스

회사를 정치로 리더를 유권자로 바꿔도 기막히게 들어맞는 말입니다. 요즘 쇄신, 통합, 연대가 풍년이라 더 그런가 봅니다.

좋은 정치를 위대한 정치로 도약시킨 유권자들은 새로운 인물과 정당부터 선택할 거라고 우리는 예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들은 먼저 적합한 정치인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정치인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며 적임자를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야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했다. "정치하는 놈은 그놈이 그놈"이라는 옛 격언은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 적합한 정치인이 중요하다.

1%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지 않는 건 특권을 빼앗길 위험이 없는 법과 제도가 이미 견고하다는 방증일 겁니다. 재벌은 풀어주고 없는 놈은 괘씸죄까지 얹어 판결하는 부러진 화살을 부지기수로 목격하고 있습니다. 검은 머리 미국놈과 토건세력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습니다. 장로 대통령은 사랑이라곤 쥐꼬리만큼도 보여주질 않습니다.

현명한 유권자는 태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만들어질 뿐이죠. 누구를 버스에 태워야 할까요?

2012-01-04

정치토정비결

올해의 운세는 성공하기가 가장 좋은 수이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매진하는 것이 좋다. 쥐새끼가 기어코 고추가루를 뿌리게 되니 미리 잡아라. 정치가 마음먹은 바대로 되어 주질 않으니 심신이 산란하고 고단하기만 하다. 공연히 검은 머리 미국놈 감언이설에 속아 작은 이익을 탐하여 일을 그르치지 마라. 큰 선거가 서쪽에서 먼저 있을 것이니 지켜볼 것이다. 근래 미국과 한국 정부는 엇박자였으니 11월에 치르는 미국 대선 결과에 주목해라. 만약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하면 그네에서 형광등이 빛날지도 모른다. 조심해야 한다. 올해는 무조건 1번은 피하고 통합이 싸우면 묻지 말고 민주를 버리고 진보시켜라. 손에 손잡고 네 가족과 이웃이 함께 닥치고 투표해야 2012년을 점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