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3

지렁이

1.
지렁이가 없는 토양은 죽은 땅이다. 우리의 생명줄인 토양을 보존하고 친환경적 자연을 이루기 위해서는 토양 내에서 가장 중요한 무척추동물인 지렁이가 필요하다. 커다란 크기와 많은 양의 토양을 파고 엎는 행동, 토양을 통해서 굴을 만드는 서식 습성과 통기성, 배수를 원활하게 하는 공헌자로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렁이는 뼈가 없기 때문에 배설물 (cast, 분변토)에는 칼슘이 농축되어 있어 산성토양의 개량에도 효과가 있다. 많은 종류의 유기물 섭취와 미생물과의 상호작용, 영양물질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며, 토양의 질소와 탄소의 재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렁이는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동물이다. 생태학적으로 먹이사슬 관계, 토양 내 또는 삼림의 부식층에서 죽은 식물과 동물을 부식시키는데 관여하며, 토양구조의 유지와 공기 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 인간이 사는 이 대지에 지렁이는 토양을 형성하고 토양 비옥도를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동물인 것이다. - 생물자원정보

2.
누구나 지렁이를 혐오하지요. 한 때는 내가 지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렁이를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한 마리가 먹어치우고 토해내는 흙의 양은 실로 대단합니다. 아무리 척박한 땅도 옥토로 만들어 놓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 물고기 심지어 개미까지 지렁이를 공격하지만 아무런 방어체계도 없습니다. 오직 꿈틀거릴 뿐, 오직 '조금만' 남겨 달라고 합니다. 몸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한 지렁이는 되살아납니다. 동강이 나면 두 마리가 됩니다.

항상 숨어 있지만 끊임없는 끔틀거림으로 소중한 존재, 전 지렁이를 존경합니다. - 이외수

3.
지렁이만도 못한 인간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습니다. - 지렁이만도 못한 내 생각

2011-09-10

서시 - 박진숙

그 끝없는 벼랑 위의


파도치는 바다의
새벽 속으로
열렸다, 닫혔다,

천 길 허공이구나
꽃 한 송이 피고 지는 동안이구나

혜초일기/박진숙/문학세계사 20050510

시인은 말한다. 내가 부르는 삶의 노래. 부처가 아니어도 좋다. 서늘한 보리수 가지가 아니어도 괜찮다. 땅을 가르고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저 불타는 장작나무로 족하다. 절대의 침묵은, 노래가 끊기고 한 줌 재가 되어 자취 없이 흩어지는 것은, 모두 그 후의 일. 사는 동안 아낌없이 이승을 사랑한 후의 일.

《혜초일기》는 『왕오천축국전』을 따라가는 순례의 길을 서시를 포함해 108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는 시집이다. 그 길은 "끝없는 벼랑 위의 길"이고 "천 길 허공"이지만 "꽃 한 송이 피고 지는" 찰나의 순간을 사는 우리가 언제나 인사하며 가야 하는 길이다. 나마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