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9

김근태 선생님 아직은 용서할 때가 아닙니다

1985년 9월 4일은 2년간 민청련 의장으로 있으면서 7번째 구류를 살던 김근태가 석방되는 날이었다. 비 내리던 이날 새벽 김근태는 서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석방되는 대신, 남영동의 악명 높은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연행되었다. 이곳에서 김근태는 9월 25일까지 23일간 불법 구금되어 모진 고문을 당했다. (...) 김근태는 알몸으로 바닥을 기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빌라는 저들의 요구에 삼천포에서 배를 타고 월북했으며 간첩으로 남파된 형들과 자주 만났다는 황당한 소설을 사실이라고 시인해야 했다. (김근태 고문사건과 사법부)

천상병 시인과 한겨레신문 초대 사장인 청암 송건호 선생은 고문 후유증으로 생긴 파킨슨병으로 타계하셨습니다. 김근태 선생도 위독하다고 합니다. 딸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입원한 그도 수년간 파킨슨병으로 투병해 왔다고 합니다.

어느 책에서 김근태 선생이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용서하는 마음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자신을 고문한 이근안을 교도소로 찾아간 것만으로도 큰 용기가 필요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눈물도 없이 용서를 구하는 고문기술자를 앞에 두고 잠깐 회의가 들었지만 모든 걸 용서한다고 했습니다. 돌아서서 생각하니 정작 용서한다고는 했지만 정말 용서했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합니다. 진정으로 용서하는 길은 잊어버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글이었습니다.

2008년 총선 때 도봉갑 유권자는 원칙주의자이자 민주화 운동 큰 형님인 김근태 대신 뉴라이트 신지호를 선택했습니다. 목사가 된 고문 기술자 이근안은 고문이 일종의 예술이라고 했답니다. 전두환 이름을 딴 가카배 골프대회는 올해도 대구에서 열렸답니다.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뻔뻔하게 사는 가해자들을 두고 김근태 선생이 영원히 용서하는 길로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비보가 들립니다. 오늘이 고비라고 합니다. 고문기술자로 용서를 구하고 목사가 됐다는 이근안이 병상을 찾았다는 소식이 아직 없습니다. 지독하게 건강한 전두환은 사과 한마디도 없습니다. 여전히 뉴라이트 면상을 봐야 하고 잡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더 슬픕니다. 그래서 더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직은 용서할 때가 아닙니다. 용서하지 마십시오.

떨치고 일어나시길 기도합니다.

덧.
20111230 05:31 민주통합당 김근태 상임고문이 향년 64세로 별세하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1-12-24

환영, 받았습니다


저는 소설을 편식한답니다. <들개>를 접하고부터는 지금까지도 이외수 소설을 좋아하고, <개미>에 빠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이 나오면 냉큼 읽어야 직성이 풀리죠. 그러던 차에 지난해 뜻밖의 선물로 소설가 한 분을 알게 됐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구구절절 기구한 삶을 사는 여자 얘기를 아주 매몰차게 전하는 김이설 작가입니다. 영화판에 지독하게 여자를 괴롭히는 김기덕 감독이 있다면 소설계에는 김이설 작가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남들과 다른 이야기(이설·異說)를 읽으며 편식이 하나 더 늘었답니다.

그러던 차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뜻밖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김이설 작가가 손수 소설집 <환영>을 보내 주었답니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소설을 쓰겠'다는 손글씨까지 곁들여서 말이죠. 팬으로서 이보다 더 큰 영광은 없겠죠.

책을 펴낸 작가에게 책 한 권 달라고 하는 건 은행 지점장에게 수표를 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는지라 쪽지로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을 때 잠시 고민을 했답니다. 내가 받아도 될까? 민폐는 아니겠지 하며 넙죽 받기로 했습니다. 유년시절 옆집 누이가 산타였다는 걸 모른 채 받았던 사탕 선물만큼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첫키스를 한 것도 아닌데 덕분에 아직도 귓가에 캐럴이 울려 퍼지고 있답니다.

김이설 산타님! 환영,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환영받지 못하는 놈상이 환영을 받는 모순을 낳았지만 말이죠.ㅎㅎㅎ

2011-11-19

듣보잡의 존재이유

소련 시절의 러시아에서는 생각 있는 사람은 공산당원을 무시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비판이건 칭찬이건 공산당원에게 관심을 보이면 공산당원은 자기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환상에 빠져서 더욱 기가 살았기 때문이다. (194쪽)

예고된 붕괴/드미트리 오를로프/이희재 역/궁리 20100414 286쪽 13000원

2011-11-10

식물의 정신세계 & 식물의 사생활

식물의 정신세계
식물의 사생활
톰킨스, 피터
정신세계사 199801 502쪽 10000원
데이비드 애튼보로
까치 199508 320쪽 19000원
개인적으로 식물의 세계에 관심이 있던 차에 우연히 읽게 된 두 권의 책이다. 여기서는 사실적 사례와 깊은 관찰을 통해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식물의 세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곁에 있는 화분에게 시나브로 말을 걸 게 되고 애정을 느끼게 만든다.

모든 존재하는 것에 대한 경건함을 잊지 말자.

2011-10-22

마누라 길들이기

미국 켄터키 주에 금슬이 좋기로 소문 난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여든이 넘은 이 부부는 결혼한지 50년이 넘도록 부부 싸움 한 번 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루는 기자가 할머니를 찾아가서 물었다. " 할머니, 어떻게 목소리 한 번 안 높이고 50년을 사셨습니까?" 할머니는 눈을 지그시 감더니 시계바늘을 뒤로 돌려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 사하라 사막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사막에서 낙타 타기 관광을 하는데, 신랑이 탄 낙타가 성질이 몹시 고약했다. 낙타는 신랑을 힘껏 흔들어대더니 모래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말았다. 신부는 신랑이 화가 단단히 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신랑은 조용히 일어서더니 옷에 묻은 모래를 툭툭 털어내고는 낙타에 다시 올라탔다. 다만, 낙타 등에 오르기 전에 낙타한테 손가락을 하며 딱 한 마디를 던졌다. "이번이 첫 번째야."

둘쨋날도 낙타는 제 버릇 개 못 주고, 전날처럼 성질을 부려서 신랑을 또다시 땅에 떨어드리고 말았다. 이번에도 신랑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툭툭 털고 일어났다. 다만 낙타 등에 오르기 전에, 낙타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이번이 두 번째야." 그때 신부는 정말 성격 좋은 남자하고 결혼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셋쨋날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낙타가 이제는 신랑을 우습게 알고는 등에 올라타기가 무섭게 그만 내동댕이쳐버렸던 것이다. 이번에도 신랑은 화를 내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일어나더니 옆구리에 찬 권총을 꺼내 낙타를 "탕" 하고 쏴버렸다.

신부는 너무나 놀라서, '어쩌면 그렇게 잔인할 수 있느냐?' 라고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그러자 신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신부를 바라보더니, 신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렇게 경고했다.

"이번이 첫 번째야." (12쪽)

CEO는 낙타와도 협상한다/안세영/삼성경제연구소 20050506 172쪽 5000원

2011-10-11

가난한 휴머니즘 & 보노보 찬가

가난한 휴머니즘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이두부 옮김/이후 200701 143쪽 8500원

  • 아이티는 카리브 해에 있는 작은 나라로 남북아메리카를 통틀어 가장 가난한 나라이며, 세계 최초의 흑인 공화국이다. (7p)
  • 아리스티드는 1990년, 아이티 최초의 민주적 대통령 선거에서 67퍼센트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었다. 하지만 군사 쿠데타로 인해 강제로 실각,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10p)
  • 세계가 우리에게 물을 주겠다고 할 때, 물이 아니라 초콜릿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권리이자 책임입니다. (65p)
  • 열세 살 먹은 세 명의 소녀가 쓴 민주주의에 관한 논평을 보면, "민주주의란 음식과 학교, 보건을 누구나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해 놓았습니다. (69p)
  • 데모스 Demos는 '인민', 크라토스 Kratos는 '지배'라는 뜻 (78p)
  • 신자유주의적 전략은 민간 분야가 공공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국가를 허약하게 만듭니다. (93p)
  • 지식은 상품이 아니다. (107p)
  • 신념은 당신이 믿음을 가지고 위험을 떠안을 수 있도록 당신을 무장시켜 줄 것입니다. (137p)
보노보 찬가
조국/생각의 나무 200905 199쪽 11,000원

  • 오늘날 자본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유일한 적은 오직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자체이다. (24p)
  •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게 아니라 만 명만 평등하다.(52p)
  • 난폭 우회전에 대한 촛불의 경고 -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배를 엎을 수도 있다. (55P)
  • 이명박 정부하에서 서민들의 심정은 "반항할 상대는 있어도 사랑할 상대는 없다"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82p)
  • 궁극적으로 인권이란 우리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삶의 방식과 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라는 모토가 인권운동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88p)
  • 1973년에는 심지어 한국인이 운영하는 밥집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중국집에서는 쌀로 된 음식을 팔지 못하게 하는 법령이 만들어진 적도 있었다. 왜 주변의 다수의 화교들이 자장면을 만드는 일 정도에만 종사할 수밖에 없었던지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154p)
  • 비장애인 다수자는 표면적으로는 장애인의 인권을 말하지만, 장애인시설이 인근에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반대시위를 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174p)
  • 이명박 정부는 아예 대놓고 '사육'이 바로 '교육'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177p)
  • '측은지심'이라는 인간의 본성이 없다면 인류의 지속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는 '측은지심'과 '이타적 유전자'가 작동할 틈을 주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195p)
  • 공자는 『논어』 계씨편에서 위정자를 향하여, "불환과이환불균(不患寡而患不均)", 즉, "(백성들이) 적게 가진 것을 걱정하기보다 고르지 못한 것을 걱정하라"라고 설파한 바 있다. (197p)
각각 '존엄한 가난에 부치는 아홉 통의 편지'와 '정글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라는 부제가 붙은 두 책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지리적 여건임에도 사람답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얘기하고 있다. 1990년, 신부에서 아이티 대통령이 된 아리스티드는 군부 쿠데타로 망명길에 오르지만 돌아와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92퍼센트의 압도적 지지로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미국이 주도한 쿠데타 세력에 의해 국외로 쫓겨나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기가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당했던 때와 엇비슷하다.

두 저자가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은 신자유주의라고 불리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 기계로 말미암아 인권이 유린당한다는 것이다. 1982년 국제기구는 아이티의 돼지들이 병들었으니 다른 나라로 퍼지지 않도록 도살하도록 하였으며 대신 더 나은 돼지들을 줄 것이라고 약속을 하였다. 13개월에 걸쳐 아이티에 있는 토종 돼지는 전멸하였고 2년 후 미국에서 새 돼지들이 들어왔다. 그런데 그 돼지들은 아주 훌륭한 환경에서 자랐던지라 아이티 인구의 80퍼센트가 식수난에 처해 있는데도 깨끗한 물을 먹어야 했고, 국민소득 130달러인 상태에서 90달러나 하는 수입 사료를 먹어야 했다. 토종 돼지의 전멸로 농촌 경제는 황폐화되었고 오늘날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유사한 일이 대한민국에도 벌어졌다. 이명박 정부가 쇠고기를 개방하자 촛불이 전국적으로 번졌지만 끝내 막아내지는 못했다. 더 두려운 것은 그 일이 이명박 정부 임기 초반에 벌어진 일이었고 난폭한 우회전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보노보는 아프리카 콩고의 밀림지대에서 발견된 침팬지와 구별되는 영장류 동물이다. 침팬지가 폭력적이라면 보노보는 평화적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라는 정글은 계속 침팬지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이런 상황은 지금의 아이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양과 질을 떠나 음식과 학교, 보건을 누구나 보장받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면 비단 두 나라만 겪는 갈등은 아니다. 그러나 두 저자가 한결같이 역설하는 것은 우리는 땀 흘리며 노력하고 있고 이런 신념은 더 따뜻한 세상이 오도록 도전을 계속하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휴머니즘에 가득 찬 보노보를 찾아가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자 희망이다.

2011-09-13

지렁이

1.
지렁이가 없는 토양은 죽은 땅이다. 우리의 생명줄인 토양을 보존하고 친환경적 자연을 이루기 위해서는 토양 내에서 가장 중요한 무척추동물인 지렁이가 필요하다. 커다란 크기와 많은 양의 토양을 파고 엎는 행동, 토양을 통해서 굴을 만드는 서식 습성과 통기성, 배수를 원활하게 하는 공헌자로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렁이는 뼈가 없기 때문에 배설물 (cast, 분변토)에는 칼슘이 농축되어 있어 산성토양의 개량에도 효과가 있다. 많은 종류의 유기물 섭취와 미생물과의 상호작용, 영양물질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며, 토양의 질소와 탄소의 재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렁이는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동물이다. 생태학적으로 먹이사슬 관계, 토양 내 또는 삼림의 부식층에서 죽은 식물과 동물을 부식시키는데 관여하며, 토양구조의 유지와 공기 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 인간이 사는 이 대지에 지렁이는 토양을 형성하고 토양 비옥도를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동물인 것이다. - 생물자원정보

2.
누구나 지렁이를 혐오하지요. 한 때는 내가 지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렁이를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한 마리가 먹어치우고 토해내는 흙의 양은 실로 대단합니다. 아무리 척박한 땅도 옥토로 만들어 놓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 물고기 심지어 개미까지 지렁이를 공격하지만 아무런 방어체계도 없습니다. 오직 꿈틀거릴 뿐, 오직 '조금만' 남겨 달라고 합니다. 몸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한 지렁이는 되살아납니다. 동강이 나면 두 마리가 됩니다.

항상 숨어 있지만 끊임없는 끔틀거림으로 소중한 존재, 전 지렁이를 존경합니다. - 이외수

3.
지렁이만도 못한 인간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습니다. - 지렁이만도 못한 내 생각

2011-09-10

서시 - 박진숙

그 끝없는 벼랑 위의


파도치는 바다의
새벽 속으로
열렸다, 닫혔다,

천 길 허공이구나
꽃 한 송이 피고 지는 동안이구나

혜초일기/박진숙/문학세계사 20050510

시인은 말한다. 내가 부르는 삶의 노래. 부처가 아니어도 좋다. 서늘한 보리수 가지가 아니어도 괜찮다. 땅을 가르고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저 불타는 장작나무로 족하다. 절대의 침묵은, 노래가 끊기고 한 줌 재가 되어 자취 없이 흩어지는 것은, 모두 그 후의 일. 사는 동안 아낌없이 이승을 사랑한 후의 일.

《혜초일기》는 『왕오천축국전』을 따라가는 순례의 길을 서시를 포함해 108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는 시집이다. 그 길은 "끝없는 벼랑 위의 길"이고 "천 길 허공"이지만 "꽃 한 송이 피고 지는" 찰나의 순간을 사는 우리가 언제나 인사하며 가야 하는 길이다. 나마스테...

2011-08-27

樂書 혁명

혁명
혁명의 시작은 불법이었다.

신자유주의
新自由注意

집과 종편에 대하여
집은 아파트에서 마당 있는 집으로, 방송은 오락에서 다큐와 토론으로 옮기고 있거나 옮겨야 한다.

한상대 3대 특성화 학과
부정부패제거학과
종북좌익세력척결학과
검찰겸손학과

꼴통
정치적 꼴통보다 종교적 꼴통이 더 막무가내다.

순식간에 이해하는 공인의 기준
트위터에서 맞팔해주면 공인이고 안 해주면 유명인일 확률이 높습니다.

가카의 업적 747가지 업적 중 하나
가카 아니었으면 국립묘지에 개차반들이 묻혀 있다는 걸 어찌 알았겠어요.

가카의 공생철학
네 밥상에 내 숟가락 좀 얹자.

유인촌 효과
정의로운 역할을 했다고 반드시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다.

빠리의 나비부인
나는 믿음소망사랑 중에 망사가 제일이라는 꼼꼼한 목사를 안다.

나이값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나잇값은 후손이 빌려준 외상값이다. 그래서 나잇값 좀 하라는 말은 외상값 떼먹지 말라는 말이고, 이 말은 그대로 후손 등쳐먹지 말라는 의미다.

은행나무
나무는 그늘에서 상위 50%만 쉬라고 하지 않습니다. 가을엔 은행도 털라고 합니다.

市長
시장해서 市場에 갈 때 施裝하지 않는 사람

김진숙
자원봉사를 갔다가 자원봉사를 받고 온 것 같은 사람

오세훈
공약 지킬까 봐 겁나는 놈에 이어 나타난 투표할까 봐 겁나는 놈

2011-08-22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 역효과 명제 사회를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시도는 당연히 사회를 움직이기는 하지만 의도된 것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 (35)
  • 무용 명제 정치권력은 그 모양이 바뀔지는 모르지만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형태의 강자들이 언제나 지배하게 된다. (76)
  • 역효과론은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하는 정치·사회·경제·정책들을 매우 진지하게 보는 데 반해, 무용 명제는 오히려 그러한 변화를 위한 시도들을 어리석거나 심지어 나쁜 것이라고 비웃는다. (121)
  • 위험 명제 1831년 당시 '민주주의'라는 단어의 위치는, 비슷한 맥락에서 오늘날 '사회주의'라는 단어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비슷하다. (...) 막연히 공포스러운 어떤 것, 격변을 일으키고 지배적인 어떤 것을 의미하는 말로 받아들여졌다. (135)
  • 이제 새로이 자유에 최대의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복지국가다. (161)
  • 복지국가 정책은 일단 도입된 뒤에도 틈만 있으면 다시 공격을 받게 된다. 자유주의적 전통과 새로운 사회연대주의적 기풍 사이의 긴장은 풀리지 않은 채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며, 위험 명제는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언제나 고분고분한 청중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182)
  •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중은 투표보다 더 위협적인 저항 방법에 의존할 것이다. 투표는 파업이나 폭동처럼 더 위험한 형태의 대중 저항을 피하는 수단인 것이다. 위험한 것은 개혁법안의 통과가 아니라 입법화의 실패다. (204)
  • 사람들은 분명치 않더라도 '역사는 우리 편'이라고 확신함으로써 기쁨을 느끼고 힘이 부여됐음을 실감한다. (215)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앨버트 O. 허시먼/이근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 20101122 250쪽 15,000원

경제 발전의 동력으로 분배 기능을 강조한 경제학자 앨버트 O. 허시먼(Albert O. Hirschman)이 1991년에 쓴 『The Rhetoric of Reaction』이 원제. '보수의 수사학'보다는 내용을 더 짐작케 하는 썩 잘 어울리는 책 제목이다.

보수가 지난 200년을 지배해온 역사에서 밝히는 세 가지 명제는 지금 우리와 똑 닮았다. 우석훈 소장이 쓴 추천사는 아주 명확하게 알려준다. 그래 봐야 너만 힘들어진다(역효과 명제), 백날을 해봐라 아무 일도 안 벌어진다(무용 명제), 복지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다 빨갱이다(위험 명제)라는 명제로 인해 허무주의로 빠질 수 있는 것을 경계하며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길 당부하고 있다.

에세이류나 인터넷 소설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도 '그들에게 매혹당하지 않기 위해서' 추천사는 꼭 읽어보길 권한다.

2011-08-21

눈물마저 양극화로 만들다

20110804 한 사람이 울었습니다. 한상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울었습니다. 에리카 김 사건으로 피눈물 맺힌 사람이 굉장히 많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울었습니다. BBK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서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는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외우고 다닌다며 울먹였습니다.

20110821 한 사람이 울었습니다. 복지 정책을 이끌어온 시장으로서 복지 포퓰리즘과의 전쟁을 위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며 울었습니다. 투표율 33.3%를 넘지 못하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며 수차례 눈물을 흘리며 말문을 잇지 못했습니다. 회견 말미에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기까지 했습니다.

눈물은 기쁨의 외침이고도 하고 분노의 폭발이기도 합니다. 때론 눈물이 자신을 세정하는 정화수이기도 하고 참회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박영선의 눈물과 오세훈의 눈물. 누구 한 사람은 참 나쁜 사람입니다. 누구 한 사람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보다 더 사악하고 역겹게 만들었습니다. 눈물마저 양극화를 만들었습니다.

2011-08-14

서시 - 이동순

이 땅에 먼저 살던 것들은 모두 죽어서
남아 있는 어린 것들을 제대로 살아 있게 한다
달리던 노루는 찬 기슭에 무릎을 꺽고
날새는 떨어져 그의 잠을 햇살에 말리운다
지렁이도 물 속에 녹아 떠내려가고
사람은 죽어서 바람 끝에 흩어지나니
아 얼마나 기다림에 설레이던 푸른 날들을
노루 날새 지렁이 사람들은 저 혼자 살다 가고
그의 꿈은 지금쯤 어느 풀잎에 가까이 닿아
가쁜 숨 가만히 쉬어가고 있을까
이 아침에 지어먹는 한 그릇 미음죽도
허공에 떠돌던 넋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리라
이 땅에 먼저 살던 것들은 모두 죽어서
남아 있는 어린 것들을 제대로 살아 있게 한다
성난 목소리도 나직이 불러보던 이름들도
언젠가는 죽어서 땅위엣것을 더욱 번성하게 한다
대자연에 두 발 딛고 밝은 지구를 걸어가며
죽음 곧 새로 태어남이란 귀한 진리를 얻었으니
하늘 아래 이 한 몸 더 바랄 게 무어 있으랴

개밥풀/이동순/창작과비평사 19960430

내 삶은 누구의 죽음을 먹고 사는데 그 값도 못하고 있다.
그저 시간만 삼키다 보니 점점 어린 것들 볼 낯이 없다.
귀한 진리가 내게서 끝날지 모르는 죄책감이 드는 시대다.

2011-08-10

노심초사

1. 勞心焦思
노심초사는 몹시 애쓰면서 속이 타는 마음을 뜻하는 고사성어다. 노심(勞心)은 '마음을 수고롭게 한다'라고 풀이되며 <맹자(孟子)> '등문공 상편'에 실려 있다. 초사(焦思)는 '생각을 치열하게 한다'라고 풀이되며 <사기(史記)>의 '월왕구천세가'에 실려 있다.

2. 勞心焦思
노동자의 마음으로 애를 쓰며 투쟁을 한다는 뜻. 한진중공업 부당해고에 맞서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지난 1월 6일부터 고공 농성을 하는 김진숙의 투쟁과 그를 염려하고 지지하는 마음을 실은 희망버스를 의미한다.

3. 魯沈焦思
사악한 자본에 맞서 단식농성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한진중공업 사태를 규탄하기 위해 지난 7월 13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는 진보신당 노회찬(魯會燦), 심상정(沈相奵) 고문이 고공 농성 중인 김진숙 투사가 내려올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단식에서 유래한다.

2011-08-06

잃어버린 손전화

손전화를 잃어버려 내 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 여보세요.
- 예...
수화기 너머로 연세가 있음 직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 여보세요. 죄송하지만 받으시는 휴대폰이 제 것 같은데요.
- 아닙니다. 내 겁니다.
- 그럴 리가요. 제가 어제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전화를 드리는 겁니다.
- 글쎄. 내 꺼라니까요.
수화기 너머에 있던 어르신은 언성을 높이며 버럭 화를 내시더군요.
순간 시베리아 십장생 족구 하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치올라 왔습니다.
꾹 참으며 몇 차례 간곡하게 말했지만 당신 것이라고 바득바득 우기시더군요.
- 좋습니다. 휴대폰은 어르신 것이라고 하죠. 그럼 휴대폰 번호는 제 것인데요.
- ‥‥‥
- 여보세요. 휴대폰은 댁의 것이라 치고 번호는 내 꺼라구요.
- 뚝!
끝내 손전화는 돌려받지 못하고 분실신고를 했습니다.
어버이답지 않은 어버이 때문에 손전화를 도둑맞았습니다.
연신 십장생 족구 하는 소리를 하면서도 그나마 전화번호는 건졌다며 위안을 삼았습니다.

십여 년이 흐른 지금.
어버이들이 연합해서 전화번호마저 뺏으려 합니다.
가스통으로 버스를 가로막으며 희망마저 앗아가려 합니다.

2011-08-05

용역

- 카페 마리 철거를 하는 용역과 꼼꼼한 휴가를 즐기시는 가카에게 바치는 짝퉁시

여름이 뜨거워서 용역이
날뛰는 것이 아니라 용역이 날뛰어
여름은 뜨거운 것이다

용역은 아는 것이다
공정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앞에 붙어서
더럽게 날뛰는 것임을

날뛰지 않으면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용역은 날뛰는 것이다

2011-08-03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1917년에 태어난 레지스탕스 출신 노투사는 '레지스탕스의 기본 동기는 분노였다'(15)고 말합니다. '21세기 첫 10년은 퇴보의 시기'(37)'가 되었으니 이제는 '정의가 어긋난 일에 비분강개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84)라 합니다. '인권을 침해하는 주체는 누구를 막론하고 우리의 분노를 촉발해 마땅'(34)데 분노하지 않고 있다고 질책합니다. '극빈층과 최상위 부유층 사이에 가로놓인,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격차'(22)에 분노하는 걸 가로막고 있는 건 '언론매체가 부자들에게 장악된 사회'(10)라고 합니다. 저자는 '진정한 민주주의에 필요한 것은 독립된 언론'(12)임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노투사가 말하는 분노는 비폭력입니다. 그렇다고 비폭력이 '손 놓고 팔짱 끼고, 속수무책으로 따귀 때리는 자에게 뺨이나 내밀어 주는 것이 아'(65)니라 '비폭력의 희망'(34)을 갖고 '평화적 봉기'(39)를 하는 창조적 저항의식을 뜻합니다. 실천방법으로 '만약 여러분이 어느 누구라도 이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거든, 부디 그의 편을 들어주고, 그가 그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16)며 참여하라고 합니다. '그중에 가장 간단한 것은 어느 한 정당을 지지함으로써 확실히 참여하는 방법입니다.(...) 젊은이들이 자기 뜻에 맞는 정당에 투표를 통해 지지를 표명'(66)하라고 합니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39)이니 분노하지 않는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22)이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분노에 대한 옮긴이의 부연설명과 조국 교수가 쓴 추천사를 가장한 '선동문'은 왜 우리가 분노해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분노하라/스테판 에셀/임희근 옮김/돌베개 20110607 88쪽 6000원

2011-07-25

위기에 처한 곱하기 3의 법칙

정부가 발표하는 공시지가나 물가에 곱하기 3을 하면 얼추 현실과 맞다. 경찰이 발표하는 집회 참가 인원도 곱하기 3을 해야 실제 인원수에 가깝죠.

마찬가지로 대형 국책사업도 초기에 계획했던 예산과 사업을 끝낸 후 결산을 비교하면 곱하기 3의 법칙이 여지없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사업별로 결산 보고서를 공개할 리 없으니 감사원에서 뒤져야 그 실체가 드러나곤 합니다.
그동안 두루뭉술 써먹던 곱하기 3의 법칙이 깨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세종시 사업은 규모가 더 늘어날 일은 없을 것 같아 곱하기 3의 법칙을 피해 갈 것 같습니다. 4대강 사업은 대규모 준설로 지천이 침식되자 또 그만큼 돈을 들여 지천과 지류를 살린다고 합니다. 4대강 삽질이 끝나면 유지보수 비용만 연 1조 원씩 들어간다고 하니 돈 먹는 하마가 따로 없습니다. 홍수나 침식으로 인한 손실비용과 사악한 삽질로 잃게 된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계획한 예산의 세 배를 훌쩍 넘길 기셉니다.

가카 덕분입니다.

2011-07-23

樂書 트윗소설

존재의 이유
김한장만도 못한 김앤장. 한그릇만도 못한 한나라. 이면수만도 못한 이명박. 전두장(箭頭匠) 만도 못한 전두환. 청계천만도 못한 정운천. 네살훈만도 못한 오세훈. 이그네만도 못한 박근혜. 그리고 방한모만도 못한 박용모.

33년 후
휴양지 특급호텔에서 일하는 소피아는 이번엔 꼭 물어보겠다고 결심했다. 매년 일주일간 묵어 얼굴이 익은 어머니뻘 돼 보이는 여인을 보자 용기를 내 물었다. "저, 무슨 일을 하세요" "저는 홍대에서 청소하고 있어요"

미친새끼에 관한 명상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미친년이라고 한 건 스스로 미친새끼라는 걸 인증하는 것이다. 그런 미친새끼가 남긴 미친년이라는 글은 미친새끼가 남겼기 때문에 미친년이 아니라 정상적인 여자사람이라는 뜻이다.

순복음 교회
순복음 교회 젤 높은 곳에 있는 십자가에도 피뢰침이 붙어 있다면, 목사가 뻥 치는 곳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 당신을 믿는 곳에 벼락을 때리진 않을 거니까. 아님 하나님은 정말로 원수를 사랑하거나...

구미단수
억수로 비는 내리는데 물이 없어 똥을 못 싸요. 이 소리는 구라파와 미국에서 바둑을 두다가 아다리 치며 에비앙 마시는 소리가 아닙니다.

사라진 계급투표를 찾아서
이정희 @heenews 대표가 경찰서에 떴을 때 서장이 버선발로 뛰쳐나오게 만들려면 몇 석의 국회의석이 필요할까? vs 노동자 천국 울산에서 정몽준은 어케 5선을 했을까?

막걸리
얘는 다른 술과 다르게 잔을 채워 놓고 이바구를 하다 잠깐 얘기가 끊길라치면 옆에서 소리를 내네요. 꾸륵거리다가 촐촐촐 소리도 내며 어색한 침묵에 슬쩍 효과음을 내네요. 아유, 네가 주인공이다. 네가 술값 내라.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 윤옥이 발가락도 백만불
아마도 근자에 가장 호강한 발가락은 다이아를 껴 본 그 발가락일 게다. 이젠 누가 보자는 사람도 없으니 그 발가락은 호사가 넘치 것다.

멘션
사람들 사이에 멘션이 있다. 그 멘션에 가고 싶다.

아직도 중산층인지 아셨는가?
국민소득 이만불, 퉁쳐서 이천만원이라고 하자. 이제 식구수를 곱해보라. 4인 식구면 팔천만원. 범위를 넓히며 직계가족수까지 곱해보시라.

강남의 계급투표를 배워라
청춘들 투표율이 낮다면 그건 아마도 엄마가 못하게 했거나 학원에서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꼰대들 투표율이 높다면 그건 아마도 새벽잠이 없거나 생활의 발견이기 때문이다.

2011-07-22

사십대

눈 나빠지니 책 그만 보고 자라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마지막 나이. 발톱을 깎을 때도 네 번은 쉬어야 하고, 목욕탕에 가서 구석구석 때를 밀 때도 네 번을 쉬어야 하는 나이. 선배들은 너 때부터 싸가지가 없어졌다고 하고, 후배들은 너 때부터 타락했다고 하는 나이. 불혹이거나 부록이 되는 나이. 구라파에서는 점심을 두 시간씩이나 먹는다는 걸 알고 비웃었던 젊은 날이 부끄러워지는 나이. 내가 왕년에...로 말을 시작하면 니 똥 굵다는 시선을 느끼는 나이. 수채구멍이 막힐 정도로 흰머리가 빠진다며 걱정하다 쌀뜨물과 댕기머리 샴푸로만 머리를 감는다며 끝내 모자를 벗지 않는 친구에게서 위안을 받는 이기적인 나이.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적은 나이. 이십 대의 두 배로 배가 나오기도 하는 나이. 똥배가 나올수록 그 똥배에 욕심만 그득한 나이. 차라리 똥이나 가득했으면 싶다. 거름으로 쓰게.

2011-07-20

사장으로 산다는 것

CEO,참 어려운 직업이다. 불교 경전 '아함경'에 이런 얘기가 있다고 한다. 어떤 남자에게 어느 날 아침 아주 예쁜 미녀가 찾아왔다.

"전 행복이라고 합니다. 당신께 행복을 주려고 찾아왔습니다."

남자는 이게 웬 떡이냐 싶어 얼른 그 미녀를 집안으로 맞아들였다.그런데 잠시 후 또 다른 여자가 찾아왔다. 이번엔 아주 못생긴 여자였는데 입에 피고름까지 흘리고 있었다.남자는 기겁을 하며 그 추녀를 쫒아내려 했다.그러자 추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불행이라고 합니다. 당신께 불행을 주려고 찾아왔지요.좀전에 당신을 찾아온 행복이는 제 쌍둥이 언니입니다.우린 늘 같이 붙어 다니지요."

그러더니 추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만일 당신이 나를 맞아들이지 않는다면 행복이도 이 집을 떠 날 것입니다. 나를 함께 받아들이든가, 아니면 언니를 포기하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하세요." 남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길고 긴 번뇌 속에 빠져들었다. (91쪽)

사장으로 산다는 것/서광원/흐름출판 20051214 344쪽 12000원

2011-07-04

한선교


한선교를 보신 적 있나요? 들어는 보셨나요? 보통 사람은 너무 높아 건널 엄두도 못 내는 다리가 있습니다. 한쪽에는 교도소가 있고, 다른 쪽에는 꽃밭이 있는데 그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외줄이 있답니다. 사람들은 그 다리를 외줄 다리라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한선교라 쓰여 있습죠. 외줄이라 건너기 어렵다지만, 실상은 다 건너기도 전에 교도소로 떨어질까 두려워서 함부로 한선교에 오르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건 한선교를 건너는 거에 비하면 누워서 트위터 하기보다 더 쉽다고 합니다.

친박무소속연대로 당선 후 한나라당에 복당 한 재선의원이며 한국농구연맹 총재인 양반이 있습니다. 얼마 전 불법도청한 녹취록을 발표하고 한선교에 올랐습니다.

지금 한선교가 한선교를 건너고 있습니다.

2011-05-23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 파피용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파피용
자크 아탈리
웅진지식하우스 200503 536쪽 20000원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200707 433쪽 9800원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의 원제는 '롬므 노마드(L'homme nomade)'를 번역한 것으로 '유목하는 인간'을 뜻하는 21세기 새로운 인간 유형을 지칭한다. 참고문헌이 406개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인류 역사를 정착민이 아닌 유목민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민주주의적 세계화는 정착기 동안에는 노마드적 덕목(고집, 환대, 용기, 위반, 자유, 기억)을 실천하기 어려울 것이며, 노마드 기간 동안에는 정착민적 덕목(주의 경계, 저축)을 실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세계는 노마드적이면서 동시에 정착민적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상업적 세계화가 노마디즘의 가장 나쁜 점(불안정성)과 정착성의 가장 나쁜 점(폐쇄성) 위에 세워진 반면, 지속적인 지구 민주주의는 노마드로서 정착하고 정착민으로서 이동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트랜스휴먼'이 탄생할 것이라고 한다. '트랜스휴먼의 권리와 의무'는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를 건설해야 된다는 제언을 한다.

노마드적 삶은 결국 『파피용』이라는 거대한 우주선을 만들게 되고, 천년도 넘는 우주여행을 하며 신세계로 나아가게 한다. 우주여행을 하는 동안 지구에서 겪은 인류 역사가 반복되고 지구와 유사한 별에 도착했을 때는 태초의 아담과 이브로 돌아가 있게 된다.

노마드의 미래가 파피용으로 나타나고, 파피용의 미래를 원시 노마드로 돌아가게 만든 굴레는 우리 인간이 그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굴레의 끝이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지금 우리는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고 있다.

희망이란 노마드를 꿈꾸며 스스로에게 보내는 우편엽서는 아닐까? 파피용이 그려진......

2011-05-15

바다 한가운데서 & 얼음에 갇히다

바다 한가운데서
얼음에 갇히다
나다니엘 필브릭
중심 200106 320쪽 9000원
제리 닐슨
은행나무 200111 440쪽 9800원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 중에 하나는 죽음에 직면해서 온갖 역경을 딛고 살아남은 얘기일 것이다.

훗날 '백경'의 실제 모델이 된 '포경선 에식스호의 비극 바다 한가운데서'는 표류하는 사람들이 살아 남기 위한 얘기들이 상상을 초월하며 사실처럼 기록되어 있다. 인육을 먹는 얘기, 인종 차별적인 죽음, 리더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에 대한 얘기 등등.

'얼음에 갇히다'는 고립된 남극 기지에 주치의로 간 한 여의사가 암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가운데 뜨거운 동료애와 인생을 포기하지 않는 신념으로 남극을 떠날 때까지의 얘기가 저자의 담담한 필체로 이야기한다. 동료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힘임을 느끼게 한다.

삶과 죽음. 가장 힘든 순간에 당신 옆에는 누가 있을까요?

2011-04-10

낭만 아파트 & 아파트 공화국

낭만 아파트
아파트 공화국
허의도
플래닛미디어 200807 288쪽 11000원
발레리 줄레조
후마니타스 200702 269쪽 15000원
"한강변의 군사기지 규모는 정말 대단하군." 발레리 줄레조가 서울의 축적도를 동료 도시 계획가에게 보여주자 그가 한 말이다. 성냥갑 같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있는 아파트가 서양인이 보기에 장대한 군사시설물로 비치지만 우리는 왜 아파트에 열광할까? 서양에서는 아파트가 서민 주택이고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 유독 한국에서 각광받는지를 연구한 논문이 『아파트 공화국』이다.

노래 '낭만 고양이'를 떠올리며 『낭만 아파트』라는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지은이는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이유를 「사다리 걷어차기」로 요약한다. 아파트 값을 올려놓고 뒤따라 오는 사람이 오르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걷어차는 사회가 한국이라고 말한다. 돈벌이 수단으로 아파트가 이용되는 한 낭만 아파트는 없다고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발레리 줄레조는 '대단지 아파트는 서울을 오래 지속될 수 없는 하루살이 도시로 만들고 있다'며 글을 맺는다. 하루살이가 사는 아파트가 왜 그리 비싼지 정말 모르겠다. 사회 갈등의 원인 가운데 으뜸이 아파트에서 비롯되고 있으니 그 해답을 빨리 찾아야 한다. 낭만이 그 해답이 될 수는 있겠지만 이미 세기말에 씨가 마른 낭만을 되살려야 하는 쉽지 않은 문제가 남아있다.

낭만 아파트 공화국 건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실용 화두는 아닐까?

2011-04-09

잡초

없애라며
홀대하지 마라
그나마 자라고 있으니
황무지라 불리지 않는다
그렇게 희망은
모질게 이어간다

2011-03-24

히말라야를 위한 단언

길을 걸었다. 때로는 언덕을 오르내렸고, 때로는 좁은 벼랑길을 휘돌아 걸었다. (...) 에베레스트의 정상에 서려는 것이 아니라면 히말라야는 그렇게 두렵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 히말라야를 걷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어떤 것이 아니다. 10km를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는 것보다 동네 뒷산만 다닌 사람이 히말라야를 걷는 것이 더 쉬운 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272~273)

히말라야 걷기여행/김영준/팜파스 20100730 283쪽 13000원


작가의 단언을 절반만 믿어보고 히말라야에서 라면을 먹으면 눈물이 나는지 확인하고 싶다. 체력이 저질일수록 고산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오히려 체력을 믿고 무리를 해서 고산병에 걸린단다. 아주 천천히 걷고 싶다. 좋은 사람들이 더 좋아질 때까지...

2011-03-19

서시 - 유경환

바람이
산을 흔들 수 없어
물을 간질이면
물 속의

흔들린다.

낙산사 가는 길/유경환/문학수첩 20021002

우리는 산을 흔들 수 있을까?
다시 바람이 분다.

2011-03-10

미래는 어떻게 오는가?

미래는 어떻게 오는가?
미래는 어떻게 오는가?
사이언 그리피스
가야북스 200010 414쪽 12000원
레오 호우,알란 웨인
민음사 199602 252쪽 7500원
"미래는 어떻게 오는가?"라는 질문은 인류의 영원한 의문일지도 모른다. 그 의문을 해결하려고 지금 여기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세기에 한 분야에서 가장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영향력을 가진 이들은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오는지 때로는 피부로 느껴지고 때로는 설마 하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나름의 견해를 펼쳐 보이고 있다. 두 책이 나온 시점은 조금 다르지만 그 성격은 미래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려는 노력도 있고 때로는 우리 스스로 위안을 얻으려는 바램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인류가 이대로 발전(또는 진화)하면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에 있다. 두 책에서 이 점을 분명하고도 은근하게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 때로는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고 운명체가 운명체답지 못할 때가 많다. 차리리 이대로 머물고 싶거나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가 있다.

미래. 그것마저 인간이 알 수 있다면 그 끔찍함을 상상할 수 있을까?

2011-01-29

독백


하늘에 금을 그었다며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금을 그었다고 하늘이 찢어지지도 않겠지요.
봄처녀 제 오시면 그런대로 만들어 놓을게요.
춥다며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금세 파릇파릇 해질 겁니다.
동장군이 제아무리 떵떵거려도
봄처녀 당하지 못하듯이
갈라진 하늘에 무상잎새 금세 내놓겠습니다.

2011-01-01

빈다

어데 있던
뭘 하든
당신은 행복해야 해
금 간 마음은
내가 품고

어데 있던
뭘 하던
행복해야 해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