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30

패륜적인 너무나 패륜적인 권력

PD수첩 보셨나요? 쥐코라는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올렸다고 한 시민을 사찰하고 사회에서 매장했습니다. 삽질의 달인을 오야붕으로 모시고 있는 공직윤리지원관 이인규라는 꼬붕이 한 짓입니다. 무슨 횟집 이름 비스무리한 영포회 조직원이라고 합니다. 욕이 절로 나옵니다. 막장의 경계를 넘었습니다. 패륜적인 너무나 패륜적인 권력입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시민은 PD수첩이 없었으면 얼마나 억울했겠습니까? 저 같으면 화병이 났을 겁니다. 월드컵에 열광했듯 동네방네 광장에서 두루두루 관심 있게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깨 있어야 합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내게도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방아쇠를 당긴 이는 괴로워하는데 방아쇠를 당기라고 한 놈은 버젓이 오페라 구경이나 하고 있습니다. 대머리는 여전히 빛을 내면서 말이죠. 애먼 국민을 야무지게 조지는 오야붕은 파나마 운하에 가서 손뼉 치고 있습니다. 정치보복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단죄가 필요합니다. 패륜적인 권력의 싹을 자르는 것입니다. 혁명, 별거 아닙니다.

2010-06-23

일등이 무의미한 유일한 곳, 사막

  • 국제법상 펭귄에게는 5미터 이내로 다가갈 수 없어서, 5분이 넘도록 펭귄이 지나가길 기다려야만 했다. (28)
  •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세상의 끝, 우슈아이에 함께 가고 싶다고 늘 말했었는데... (45)
  • 몇 등 했는데? 사하라에선 무의미한 질문이다. (59)
  • 사막레이스 참가자들은 코스에 있는 풀도 밟아서는 안 되며, 기이한 바위를 만져서도 안 된다. (68)
  •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선두그룹은 "이렇게 뜨거운데 어떻게 그렇게 천천히 걸을 수 있어? 빨리 뛰어야 덜 힘들지!"라고 생각한다. 후미그룹은 반대로 "이렇게 뜨거운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뛰어갈 수 있지? 천천히 쉬었다가야 덜 힘들지"라고 주장한다. (88)
  • 사막에서 경험하는 고통은 어쩌면 만병통치약이다. 완주한 사람만이 그 약효가 얼마나 대단한지 안다. (93)
  • 「연금술사」에 나오는 광장의 솜사탕 장수처럼 조금만 더 돈을 벌어서 여행을 떠나겠다며 광장에서 솜사탕만 팔고 싶지는 않았다. 양치기 산티아고처럼 아끼는 양을 팔아서라도 새로운 길을 떠나는 용기를 갖고 싶었다. (98)
  • 아타카마 사막은 인류가 강수기록을 한 이후로 비가 단 한 번도 온적이 없다는 지역이다. (167)
  • 사막레이스는 무작정 많이 지니는 것이 전혀 현명하지 않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사막레이스에 능력이상 메고 가면 고통이 따른다. (191)
  • 성인, 그것도 중년 남자들이 누구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마음을 풀어놓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곳, 그곳이 사막이다. (233)
나는 오늘도 사막을 꿈꾼다/김효정/일리 20100228 311쪽 13000원

그녀는 사막 레이스 그랜드 슬레머다. 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그리고 남극까지 1,051킬로미터를 완주했다. 그리고 지금도 사막을 꿈꾸고 있다. 그곳에 무엇이 있기에 그녀를 유혹하고 있을까? 영화 만드는 일을 하는지라 사막 레이스도 영화처럼 표현했다. 물론 그 가운데에는 사람들이 있다.

그녀는 주말 산행을 즐기는 의지가 조금 강한 보통 사람이라면 사막 레이스를 버텨낼 수 있다고 유혹한다. 그렇지만 선뜻 모래바닥을 내딛는다는 건 여간한 배짱 아니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사막 레이스는 일등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 자신과 싸우며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지 싶다. 사막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거운 배낭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마치 욕심 많은 인생처럼.

사막에 단 하루도 혼자 있지 못할 놈상이지만 세상의 끝이라는 우슈아이에는 가 보고 싶다.

2010-06-14

삼인오병의 법칙

1.
- 어제 쐬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봐.
- 몇 병이나 처먹었는데?
- 다섯 병.

몇 명이랑 술을 마셨다는 얘기를 쏙 뺀 채 그날 비워진 소주병 개수를 말하며 혼자 다 마신 것처럼 얘기합니다. 대화가 여기서 끝나면 혼자 소주를 다섯 병 마신 걸로 됩니다.

- 몇이서?
- 어, 셋이서.
- 씨방새야. 그럼 두 병도 마시지 않았잖아.

대화가 계속되면 채 두 병도 마시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죠. 처음부터 다섯 병을 셋이서 나눠 마셨다는 얘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은근히 술이 세다는 자랑을 하려고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삼인오병의 법칙은 대개가 셋이 마신 걸로 판명이 납니다. 뻥 친 거죠.

2.
가카께서 라디오 방송을 하신답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는 한 주를 쉬셨죠. 아마도 태극전사들이 승리하지 않았으면 더 쉬었을지도 모르고요.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하시겠죠. 행여나 참이슬을 맞으며 반성을 했고, 다시 처음처럼 굳세게 가시겠다면 어쩌죠. 어쨌든 삼인오병의 법칙처럼 혼자서 소주를 다섯 병 마셨다고 뻥치겠죠.

2010-06-09

트위터 타임라인 예 듣고 이제 보니

트위터 타임라인 예 듣고 이제 보니
멘션 뜬 화면 가득 권력조차 잠겼어라
아희야 민심이 어디뇨 나는 옌가 하노라

흐르는 타임라인 멍 때리며 지켜보다
오일장 똥꼬 치마인양 무릎을 탁 치노니
생각이 짧은 사람아 무진장이 여기로다

요즘 뜸한 브리트니 안부마저 궁금할 때
폴로하고 알티하다 디엠하는 그런 사이
사람아 인생이 별건가 우리 그냥 애정하자

트위터를 시작한 지 얼추 일 년이 돼간다. 이게 다 가카 덕분이다. 미국에 가신 가카께서 140자인 트위터를 200자까지 늘이시겠다고 하신 것이 계기가 돼 관심을 두게 됐으니 말이다. 그전까지는 별 관심이 없다가 가카의 한 마디에 흥미가 생겨 계정을 만들었으니 가카 덕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트위터에서 멍 때리며 눈팅을 하다 화개장터에서 똥꼬 치마 입은 처자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 하듯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글귀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잘 나가는 신문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었던 슬픈 이야기, 힘없는 이들의 아픈 이야기도 트위터를 하며 알 게 되었다.

옛날 노래가 흐르는 다방에 앉아 농을 거는 편안한 대화가 트위터에 흐른다. 때론 갑론을박하는 토론도 있다. 슬쩍 디엠으로 나누는 귓속말도 있다. 요즘은 브리트니가 나를 폴로 해주지 않아 그 소식이 궁금해지며 기다려지기도 한다.

틀린 생각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만나는 재미가 여간 기쁘지 않다.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었던 생각의 저 너머를 공짜로 줍고 있으니 적어도 대굴빡이 퇴화하는 걸 잠시 늦춘 기분이다. 트위터 하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