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31

樂書 인물열전

이외수
이외수 선생은 고딩시절 아이큐가 86이었고, 적성은 잡초뽑기였다고 한다. 우리는 엄청 가능성이 높은 부류라는 희망을 주는 소설가 1위.

장동혁

촌철살인 개그는 아니다. 그냥 사실이다. 사실을 말하면 낼부터 짤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요상한 시대, 상식이 무죄 판결을 받는 게 뉴스거리인 세상에 사실을 쿨하게 샤우팅 하는 개그맨 1위.

김영삼
왕년에 말없이 단식했을 때가 유일하게 전성기였던 정치인 1위.

유인촌
최장수 문화부 장관이자 문화강간도 최장수로 한 인물 1위.

전여옥
소설은 마지막까지 존재할 가내수공업이라는 어느 소설가를 제일 싫어하며 립싱크 같은 글을 쓴 정치인 1위.

오세훈
YS가 단식했을 때가 전성기였다면 정치자금법 만들고 은퇴했을 때가 전성기였던 정치인 1위.

안상수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 행불의 달인이라고 쓰여 있을 것 같아 입술을 집게로 콕 집어 빨랫줄에 널어두고 싶은 정치인 1위.

나경원
다리가 부러져 입원하면 깁스하자마자 밥도 못 먹고 누워있는 내과 병동으로 휠체어를 타고 가 상냥하게 웃으며 짬뽕을 드실 것 같은 정치인 1위.

이명박
독창적인 것이 없어 뭘 해도 2위인 대통령. 위기시 최전방을 제일 처음 찾았다고 하지만 평양까지 갔었던 국가원수가 둘이나 있다. 지금 하야해도 2위다.

2010-03-28

우리 시대의 끝나지 않은 이정표

  • 우리는 침묵에 주목해야 한다. 1984년, 미국의 침묵하는 다수는 로널드 레이건에게 투표하기를 거부했다. (...) 레이건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는 32퍼센트에 불과했다. 그런데 겁 많은 언론과 잘 속는 대중이 이 결과를 '압도적인 당선'으로 둔갑시켜 버렸다. (34)
  • 정부는 성스러운 것이 아니다. 민중이 삶, 자유, 행복 추구의 권리를 동등하게 누리도록 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 정부다. 정부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정부를 "바꾸거나 폐지할" 권리가 있다. (41)
  • 이미 입증됐듯이(그리고 모든 부르조아 혁명, 사회주의 혁명, 민족주의 혁명이 뒷받침해 줬듯이), 그 어떤 형태의 정부일지라도 일단 권력을 장악하면 자신들의 야망을 제한하려 하지 않는다. (54)
  • 분노한 민중이 풍요로운 사회에서 살기를 원하고 다함께 행동할 때, 새롭고 억누를 수 없는 힘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가 생생하게 살아날 것이다. (64)
  • 교육은 권력과 부의 분배를 기존대로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언제나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151)
  • 표현의 자유는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사회적 선(善)이다. 그리고 그릇된 생각이나 심지어 부도덕한 생각일지라도, 생각을 교환하는 행위 때문에 개인의 삶과 자유가 그 즉시 위험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그러나 애국주의 열풍에 휩싸인 최고법원은 급진주의자와 평화주의자의 간행물에서 즉각적인 위험성을 찾아내려고 할 때가 많다). (193)
  • 지식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강제력에 직접적으로 대항할 수는 없지만 국가권력을 정당화하는 속임수를 좌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25)
  • 학계에는 정부 당국의 정치적 영행력과 기업의 경제력이 존재한다. 이들의 관심사는 대학이 기존 사회구조의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지, 사회구조를 바꾸려는 사람들을 배출하는 것이 아니다. (229)
  • 민주주의의 번드르르한 상징인 선거는 사회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이 대중사회를 빈틈없이 효과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295)
하워드 진, 역사의 힘/하워드 진/이재원 옮김/예담 20090724 304쪽 15000원

하워드 진이 역사에 대해 썼던 에세이 25편을 모아 놓은 책이다. 언제나 현장에 있던 그가 다양한 주제로 역사의 힘을 알려준다. 1960년대부터 쓴 글들은 시공을 초월해 지금 우리 모습을 담고 있다. 역사가 선택과목이 된 시대에 행동과 양심이 얘기한 짧은 글에서 먼저 밟고 간 발자국이 보인다.

지난 1월 27일, 향년 88세로 타계한 하워드 진은 다음과 같은 마지막 글을 남겼다.
- 미국인들은 지금 오바마의 화려한 언변에 현혹되어 있다. 오바마를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하는 전국적인 운동이 없다면 그는 그저 그런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시대에 '그저 그런 미국 대통령'이란 위험한 대통령을 뜻한다.

하물며 우리는...

2010-03-25

대한민국은 복권공화국이다

대한민국에는 두 가지 복권이 있다. 로또복권과 사면복권. 로또복권은 대를 이어 벼락 맞을 확률보다도 적지만 사면복권은 한 사람을 콕 집어 당첨시킨다. 로또복권에 당첨되려면 꿈에서 돼지를 보거나 조상이 나타나야 하고, 사면복권은 수척하게 보이는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에 앉아 다 죽어가는 모습으로 법원에서 사진을 찍어 본 적이 있어야 당첨된다.

로또복권은 당첨돼야 삼분의 일을 세금으로 떼어 가지만 사면복권은 세금을 많이 꼬불칠수록 당첨이 된다. 로또복권은 당첨되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면복권은 당첨되고 나서 오히려 화려하게 나타난다.

로또복권은 '행운의 복권 공공의 감동'이라며 국무총리가 관리하고 18세 이하는 판매를 하지 않고, 사면복권은 '특별한 복권 소수의 공감'이라고 하며 대통령이 판매하고 18놈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대한민국은 복권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복권은 권력에게 있고, 모든 당첨자는 권력으로부터 나온다.

2010-03-23

진짜 운동권 스님들

행방불명인 상태에서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병역면제가 된 어떤 정치인이 용산참사 유가족에게 1억원을 전달한 봉은사 명진 스님을 가리켜 '좌파 스님' '운동권 스님'이라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놔두지 말고 자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네요. 내 맘대로 넘겨짚으며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죠.
- 명진 스님이라는 봉은사 주지가 현 정권에 비딱한 좌파 운동권이니 자르세요.

명진 스님이 현 정권에서 벌이고 있는 우측통행을 거스르고 좌측통행만을 고집하는 좌파인지는 보질 못해서 모릅니다. 더군다나 명진 스님 이마에 소림사 승려들처럼 점이 없는 걸로 봐서는 쿵푸를 잘하는 운동권 스님도 아닌 걸로 보이고요.

ⓒ연합뉴스
해서 운동권 스님을 자르라고 한 그 정치인에게 진짜 운동권 스님들이 누군지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대산 월정사에 가면 만월 야구단이라고 있습니다. 야구공의 실밥이 108개라며 중생의 번뇌와 연관성이 있어 야구를 시작했답니다. 월정사가 운동권 사찰인 것은 비단 야구단만이 아닙니다. 야구단을 만들기 전부터 월정사 주지배 평창군 족구대회를 개최하여 신부님팀과 맞짱을 뜨는 열혈 운동권 사찰이었습니다.

행방불명으로 병역기피를 하신 정말 잘난 정치인님아. 예비역 병장 출신 스님을 자르려고 하지 마시고 오대산에 가면 족구하고 야구하는 운동권 스님들이 잔뜩 있습니다요. 님이 자르려고 하는 진짜 운동하는 스님들이 궁금하시면 누군지 보시고 오시어요. 그럴 리가 없겠지만 자르려는 걸 눈치챘다 싶으면 머리를 잘라주러 왔다며 둘러대면 됩니다.

글구 정계은퇴를 하라는 말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병역기피 주특기를 살려 이번에는 기억 회피로 버티다 행방불명이 된 후 진짜 고령이라는 이유로 슬그머니 나타나면 되십니다. 병역기피 시절에는 사시에 합격했으니 이번에는 외무고시나 기술고시에 붙으면 대박이고요.

2010-03-20

이스라엘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얼마 전, 두바이에서 발생한 하마스 간부 암살에 모사드가 개입한 흔적이 드러나며 이스라엘 총리까지 연관됐다는 국제 뉴스를 접하고 왜 그런 일이 반복되는지 뜬금없이 궁금했다.

그곳에 예루살렘이 있고, 예수가 태어난 곳이지만 유대교를 믿고 있다는 것. 홀로코스트와 6일 전쟁. 이것이 내가 아는 이스라엘에 대한 전부다. 중동에 관한 이미지는 유대인은 역사적으로 피해자였고, 주변을 에워싼 아랍인과 이슬람에 대항해 선조의 땅을 지키고 있다고 무의식적으로 새겨져 있었다.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을 읽기 전까지는.

지은이는 2000년부터 중동 현지 취재를 하며 21세기 화약고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중동은 유일신이 내린 약속의 땅이라며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국가를 세우면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의 참혹한 삶을 얘기한다. 특히 전쟁이라는 폭력은 여성과 어린이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있다. 종종 뉴스로 접하는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은 팔레스타인 땅에 자국민을 이주시키는 일종의 식민 마을이다. 정착민들은 합법적으로 무장하고 팔레스타인을 체포할 수 있다. 급박한 위험에 처한 경우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총을 쏠 수도 있다. 생트집을 잡아 쏘아 죽여도 처벌받을 확률은 거의 없다. 정착촌보다 더 열악한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팔레스타인 죄수는 이스라엘 점령자들에게는 '두 발 달린 짐승'일뿐이다.

책은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에 관한 역사를 통해 전쟁과 테러가 반복하게 된 원인을 자세히 알려준다. 아이러니한 것은 종교적 기록에 따르면 유대인과 아랍인은 같은 선조를 두고 있다고 한다. 아브라함에게는 후처 태생의 맏아들 이스마엘과 본처 태생의 둘째 아들 이삭이 있었는데 코란은 이스마엘이 메카로 옮겨가 아랍인의 선조가 됐다고 하고, 유대 경전은 이삭이 유대인의 선조가 됐다고 한다.

같은 선조를 두었음에도 숱한 피를 흘리게 된 역사적 배경은 기원전 2000년부터 시작해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선포와 함께 총성과 테러가 출현했고, 그 이면에는 사악한 영국과 미국의 농간이 숨어 있다. '유대인은 홀로코스트 희생자다. 고로 생존을 위해서는 어떤 짓도 면죄부'라는 논리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의 행위를 정당화하는데 홀로코스트를 이용하곤 했다. 할리우드를 지배한 유대인 자본과 유대인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이스라엘은 핵무기까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정치적 유착으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 막강한 이스라엘군에 저항하려고 '약자의 무기'인 자살폭탄 테러로 맞서는 하마스 창립자 야신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네 한국도 한때 일본 식민지였다고 알고 있다. 그 시절 일본에 저항했던 운동가를 한국 사람들이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느냐."

우간다 엔테베 공항 기습작전이나 뮌헨 올림픽 참사로 유대인은 역사적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눈물의 땅, 팔레스타인》은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는 것만큼 전혀 새로운 시선을 제공해 줬다. 그동안 유대인은 일방적 희생자라는 시각도 알게 모르게 미국-혹은 미국식 교육-의 영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어떠한 목적으로도 전쟁과 테러는 반대하지만 왜곡된 시각이 균형을 맞추며 팔레스타인의 고통과 투쟁의 당위성을 볼 수 있게 됐다.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김제명/프로네시스 20090915 365쪽 18000원

2010-03-14

존엄한 섬김이 똥을 꽃으로 만든다

  • 낯 뜨거운 책이 나오게 됐습니다. 제 아내가 지적했듯이 "자기 혼자 어머니 다 모신 것처럼" 비칠까봐 여기저기 눈치가 보입니다. (10)
  • 어머니 곁에 가만히 쪼그리고 앉아 눈높이를 맞추었다. 어머니 눈은 겁을 머금고 있었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겁먹은 눈초리. 그것은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공포였다. (49)
  • 방안에는 묵은 된장 같은 똥꽃이 활짝 피었네. 어머니 옮겨 다니신 걸음마다 검노란 똥자국들. (...) 진달래꽃 몇 잎 따다 깔아 놓아야지. (50)
  • 옷에 똥을 누는 사람보다 그 똥을 치울 수 있는 사람이 몇 배는 행복한 줄 알라는 소리로 들려왔다. (52)
  • 포기한 삶의 틈새로 끼어든 이물질들이 치매다. (95)
  • 어머니. 어릴 때는 누구나 코 흘리고 젖 먹고 그럽니다. 당연합니다. 마찬가지예요. 부모가 고생고생하다 병들고 늙으시면 옷에 오줌도 누고 잘 걷지도 못하고 그러는 거 그것도 당연한 일이예요. (143)
  • 어머니를 모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내 가슴에 자리잡아 간 것이 바로 '존엄'이다. (155)
  • 사랑과 정성은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고 오로지 약과 병원과 음식이 한결같은 처방들이다. (160)
  • 병든 부모를 극진히 모시는 일은 의무감에 가까운 효심만으로는 어려울 듯하다. 어머니 모시는 데서 오는 그 어떤 깨달음과 기쁨이 있어야 서로 지치지 않을 것이다. (247)
  • 사실 자식 키우는 정성에 반만 하면 부모를 잘 모실 수 있거든요. (249)
똥꽃/전희식, 김정임/그물코 20080305 250쪽 12000원

어머니의 똥이 꽃으로 보일 수 있을까. 머리로는 존엄을 외치지만 치매 걸린 어머니 똥 위에 진달래꽃 따다 깔아 놀 섬김 한 올이라도 가슴 깊은 한구석에 있는지 찾질 못하겠다. '자식이 없는 삶은 가능하지만 부모가 없는 삶은 없다'고 하면서 사이버 일촌보다 더 멀게 안부를 물으며 평생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자식이란 부모의 존엄을 갉아먹으며 사는 존재의 또 다른 이름이다.

2010-03-08

다시 1981년을 지나며

1.
요즘은 그렇지 않겠지만 일본과 기술 차이가 얼마나 나는가를 비교할 때 올림픽 개최시기와 비슷하다는 말이 있었다. 일본은 1964년에 동경 올림픽을 개최했고, 우리는 1988년에 열었다. 동경 올림픽에서 일본은 29개의 메달을 따서 종합 3위를 했고, 우리는 굴렁쇠를 굴리며 개막을 하고 33개의 메달을 따 종합 4위를 했다. 24년 차이가 난다. 기술이나 시민의식 차이가 일본에 딱 그만큼 뒤처져 있었다.

2.
벤쿠버 올림픽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 메달의 색깔에 구애받지 않고 활짝 웃는 선수들이 보기 좋았다. 그런 모습과 어우러져 참가한 모든 선수에게 관심과 성원을 보내는 응원은 과거보다 성숙해졌다. 아울러 방송 3사가 왜 틀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특정 방송국에서만 중계한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아나운서나 해설자 목소리는 빼고 국제방송신호만 송출해주었으면 금상첨화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올림픽 기간 동안 단독 중계방송을 놓고 티격태격하며 서로 물어뜯던 방송사가 언제 그랬느냐며 같은 화면을 같은 시간에 같은 목소리로 중계방송을 하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2010 국민대축제라서 그랬나.

3.
1981년 5월 28일부터 닷새 동안 여의도 광장에서 대규모 국민축제가 열렸다. 국풍81이라는 이름으로. 민심을 현혹하기 위해 추진한 3S(섹스, 스크린, 스포츠) 정책의 시작이자 대표작이었다. 비교가 생뚱맞지만 2010 국민대축제와 국풍81을 놓고 보니 딱 한 세대 뒤로 빽도를 했다. MBc 역주행은 지금 1981년을 지나고 있다. 딱 하나 다른 것은 국풍81에는 군인과 공무원을 학생으로 위장 참여시켜 닷새를 했고, 국민대축제는 방송 3사가 자발적(?)으로 하루 저녁만 했다는 점이다.

4.
이런 축제는 바람처럼 훅하고 얼른 지나가길 바라며 오래된 이용원에 누워 뜨끈한 수건을 얼굴에 덮고 면도칼 가는 소리와 함께 낡은 진공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용의 바람이려오가 듣고 싶은 날이다.

2010-03-03

미리 하는 MBc의 최대 업적

가카(閣下)가 가카(脚下)된 시대에 다시 가카(閣下)가 되고자 부지런히 삽질을 하였고, 당신이 삽질을 하면 할수록 우리 미래는 더 깊게 묻혔다. 정의사회구현으로 포장됐던 암울한 시절로 냅다 역주행을 하며 다시 돌아가 구세대에겐 혹독한 보충수업의 기회를, 신세대에겐 불행한 역사체험의 장을 마련하며 더는 내려갈 바닥이 없게 아주 깊이깊이 삽질을 했다. 그리하여 우리 시대를 더 이상 낮은 온도가 존재하지 않는 절대 영도로 만들었다.

MBc, 가카(閣下)가 되려고 국민을 궁민(窮民)으로 만들어 파묻은 한국산 피나투보 화산1이었다. 앞으로 1000일 동안 반전은 없다. 절대 영도의 시대니까.


1. 필리핀 루손 섬에 있는 피나투보 화산(Mt. Pinatubo)이 1991년 6월 폭발을 하였다. 화산 폭발로 말미암아 847명이 사망하였고, 25만여 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화산재는 지상 30km까지 치솟았고, 1745미터이던 산이 화산 폭발 후 1485미터로 낮아졌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2년 동안 지구 전체 기온이 섭씨 0.6도가 내려갔고 그 효과가 몇 해 동안 지속됐다. 당시 언론은 네덜란드를 비롯한 서유럽 일대에서 새빨간 노을의 장관이 펼쳐진 바 있다고 전했다. 피나투보 화산 폭발은 20세기 최대의 화산 폭발이자 재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