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7

내 꿈은 배부른 소크라테스

뭐 사랑하고 애정하자는 얘기를 조동이로만 하는지라 언행일치나 솔선수범과는 애시당초 어울리기가 거시기합니다. 어찌 보면 애정이 결핍된 상태에 가까워 지청구하는지도 모르겠지요. 너만은 배부른 돼지보다는 고민하는 소크라테스가 돼 달라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나 혼자선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길 염원하고 있답니다. 참 나쁘고 못된 놈상이지요.

세상살이를 비틀고 씹어대지만 실상은 그걸 닮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정말 한심하고 인류발전을 저해하는 생물입니다. 만원 버스에 올라타며 왜 이리 인간이 많냐며 투덜대지만 정작 나 때문에 만 일원이 됐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는 단세포 아베마만도 못한 생명체이기도 합니다. 진정 신이 존재한다면 최우선 리콜 대상이랍니다.

이런 단세포 기생충이자 유해 미물도 MBc를 보면 참 대단한 양반이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그 양반이 위대한지 참모들이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빅 이슈를 만들며 투쟁의 대상을 분산, 아니 현혹시키는 재주는 탁월하다며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지금은 세종시를 가지고 집안싸움을 하며 야당마저 그네씨를 우러러보게 만든 걸 보면 그 재주가 가히 인간의 것을 초월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고픈 꿈을 가져 인류발전을 가로막는 제게는 MBc가 여전히 4대강을 임기 내에 파헤칠 게 눈 앞에서 아른거립니다. 세종시가 기업도시가 됐든 행복도시가 됐든 MBC 엄사장이 퇴임을 했든 요런 건 다음에 바로 잡을 수가 있지요. 그런데 4대강을 파헤쳐 놓으면 적어도 한 세대 후에 후회할 일이 생길 것이고, 그 후 대대로 원위치를 하려고 해도 어림없는 일이 되고 말 겁니다. 오천년 전 단군신화를 얘기하면서 동시에 백 년 전 굽이치며 흐르던 푸른 강물을 전설처럼 얘기하는 후손을 두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면에서 MBc는 성동격서라는 위대한 마케팅을 하고 계시며 경제를 살리자는 공약을 미루어 짐작하면 인천 공항도 돈 내고 구경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전기세가 아까워 촛불을 켜고, 몸이 아파도 민간요법으로 버티는 세상을 꿈꾸는 양반이기에 실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겁니다. 백 년도 못 살면서 천 년을 걱정하던 선구자는커녕 배부른 소크라테스를 꿈꾸는 속물이지만 전설로 남을지 모르는 4대강 삽질을 조금이나마 늦추고 싶습니다. 이것이 지금 숨을 쉬는 존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합니다.

6월 2일. 믿을 놈 하나 없지만 찍을랍니다. 최선이 아닌 차선이라도 선택을 할 수 있게 기호 2번으로 뭉치길 기대합니다. 뭉치지 않으면 적어도 십 년 동안은 어버이연합회가 득세하는 세상이 될 겁니다.

배부른 소크라테스를 꿈꾸는 놈상은 한반도 이북은 금강산만 가 본 지라 잘 모르겠지만 한반도 이남은 시방 아락실이 절실한 세상이라고 느낍니다.

참으로 변비 같은 세상입니다.

2010-02-14

설날 아침에 지저귑니다


내가 그의 아이디를 폴로 하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아이디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아이디를 폴로 해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디엠이 되었다. 누가 나를 폴로해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디엠이 되고 싶다.

새해는 존재하는 모든 이가 디엠 하는 사이가 되길 빕니다. 무조건 건강하고 애정 합시다.

2010-02-11

라이방은 색칠하길 좋아한다

1.
민노당. 불법계좌. 정치자금. 100억. 55억. 돈세탁.
광우병과 이니셜이 같은 CJD(조중동) 신문과 김비서(KBS) 뉴스에 나오는 헤드라인만 살피고 전후 사정을 눈여겨보지 않은 이들은 이런 말을 할 겁니다.
- 민주노동당인데 돈이 저렇게 많아.
- 역시 정치하는 놈들은 다 똑같군.
- 차떼기랑 다를 게 없네.
당장 나도 당비 입금 계좌를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아 꼬투리 잡힐 일을 한 업무처리가 참 미숙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말입니다.

2.
한강이라는 담배를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라나. 330원이었던 한산도와 거북선을 피던 그 시절에 한강도 같은 값이었지만 12개들이인지라 상대적으로 비쌌던 담배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무 생각 없이 한 갑을 사서 뜯어보고 나서야 시가처럼 생긴 걸 알았고, 맛이 독하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필터 끝에 새겨진 담배 상표도 거무튀튀한 겉모습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았고요.

입맛에 맞지 않아 몇 개 피우지도 않고 들고만 다녔는데 친구 한 놈이 오더니 담배 있으면 하나 달라고 하더군요. 시커먼 한강 한 개비를 건네줬습니다. 처음 보는 담배인지라 무척 신기해하던 놈상은 불을 붙여 깊게 한 모금 빨더니 말하더군요.
- 역시 러시안 시가는 맛이 좋아.
- 독하지 않아?
- 독하긴. 시가는 이 맛에 피는 건데.
- 사실 그 담배 국산이야.
- 시가처럼 생겼는데 거짓말하지 마시게.

담뱃갑을 눈앞에 들이밀며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한창 연기를 뿜어대며 맛있게 담배를 피우던 친구는 인상을 쓰며 말하더군요.
- 어쩐지 졸라 쓰더라.

3.
라이방을 쓰고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는 DJ에게 빨간색을 칠했습니다. 그때 칠한 빨간색은 두고두고 따라다녔고, 좀처럼 벗겨지지가 않았죠. 지금 가카께서도 라이방 쓰는 걸 무척 좋아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민노당에 돈 칠을 하고 있습니다. 돈 칠을 하는 이유야 뭐 뻔하지 않겠습니까. 노동자를 위한 정당인데 돈도 많고 게다가 불법으로 세탁했다는 색깔을 덕지덕지 칠하는 것이겠지요.

세상 사람들은 한강을 피워 문 그 친구와 별반 다를 게 없답니다. 겉모양만 보고 지레짐작을 하니까요. 담배 한 개비야 허허 웃으며 넘길 수 있지만, 빨간색으로 도배됐던 DJ는 아직도 가스통을 들고 설치는 어버이들에게 빨갱이라며 손가락질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안 시가처럼 보였을 담배 한강은 별반 알아주는 이도 없이 단품 됐지만, 라이방을 좋아하던 이들이 칠한 색깔은 그렇게 세월이 흘러도 벗겨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건 라이방을 쓰고 빨간색을 칠한 가카가 정말 빨갱이 출신인데 말이죠.

문제는 민노당에 색칠하는 뽄새가 정말 치사하다는 것과 이런 색칠하기가 이제 시작이라는 겁니다. 가깝게는 6월 2일 지방선거 투표일까지 얼마나 많이 촌년 화장하듯 떡칠을 할지 벌써부터 역겹습니다. 검은 라이방이 색칠하길 좋아할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한마디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다음엔 가톨릭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이었으므로 침묵했다.
그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를 위해 나서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2010-02-09

그들이 산으로 들어간 까닭은

  • 숨 쉬는 일은 누구나 다 하지만 숨 쉬는 일을 의식하고 그것에 깊이를 부여하는 건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누구나 부모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에 눈 먼 헌신을 부여하고 미칠 듯한 기쁨을 누리는 건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41)
  • 내가 울었던 만큼 상대도 울었겠구나, 내 고집 때문에 상대를 제대로 보지 못했구나, 하는 반성을 합니다. (52)
  • 문제는 차가운 세상이 아니라 거기에 나의 더운 온기를 보태는 일에 있음을. (53)
  • 우리가 언제 다시 지구로 올 수 있을까요. 생명체로 태어난 자체가 대단한 기적 아닌가 말이죠. 그럼 죽어서 천국을 가려 할 것이 아니라 살아 있을 때 천국을 만들어야겠죠. (88)
  • 근래의 유행인 '웰빙well being'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의 이 문장들이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잘 먹고 잘사는' 생존 차원이 아니라 뭇생명과의 경이로운 만남에서 행복과 감사를 느끼는 삶. 이것이 참으로 고수의 웰빙이 아닐까 싶다. (128)
  • 엄마! 사람이 죽은 뒤 천상에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다만 선행밖에 없어요! (204)
  • 고도高度만을 지향하면 정복자의 눈빛을 갖기 쉽다. (280)
  • 주자는 선비라는 존재를 이렇게 말했어요. 천명을 알아차려 못살고 못 입는 백성들을 위해 세상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으로 만드는 '사업事業'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322)
  • 문학은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가내수공업 (385)
  • 머리 좋은 놈이 많은 세상보다 마음 좋은 놈이 많은 세상이 아름답다 (410)
산이 좋아 산에 사네/박원식/창해 20090710 415쪽 18000원

도회지가 싫어 산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견디지 못하고 싫어서 떠났던 도회지로 돌아간다고 한다. 산골에서 제멋대로 사는 선수들은 어떤 비결이 있기에 산기슭에 터를 잡고 눌러살고 있을까. 그 까닭을 회귀, 자유, 변신, 구도, 창작이라 이름을 붙였지만 그 선수들을 관통하는 딱 하나는 욕심을 버렸다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니 비로소 산은 일부가 됨을 허락하며 굶주리지 않게 했다. 경쟁과 생존을 다그치는 도회지에서 감히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지만 산은 무욕이 곧 자연스런 삶임을 깨닫게 한 것이 아닌가 넘겨짚어 본다.

산에 사는 선수들을 흉내 낼 엄두조차 나지 않지만 주렁주렁 매달린 욕심이 산을 오르면 그나마 쪼그라드는 이유가 그 까닭인지 싶다. 그래서 그들은 등산이 아니라 입산이라고 부른다.

2010-02-08

정동진 서쪽에는 방문진이 있다

1.
정동진은 한양(漢陽)의 광화문에서 정동쪽에 있는 나루터가 있는 부락이라는 뜻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위도상으로는 서울특별시 도봉구에 있는 도봉산의 정동쪽에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신라 때부터 임금이 사해용왕에게 친히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2000년 국가지정행사로 밀레니엄 해돋이축전을 성대하게 치른 전국 제일의 해돋이 명소이기도 하다. (두산백과사전 EnCyber)

2.
방문진은 1988년 12월 26일 제정된 방송문화진흥회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기관이다. 방송사업자의 공적 책임을 실현하고 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의 진흥과 공공복지향상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며 MBC의 최대 주주로서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방문진 이사들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하고 방통위원장은 MBc가 임명한다.

3.
정동진에는 모래시계 소나무가 있고, 방문진에는 설치류 꼬붕들이 있다. 정동진에서 정서쪽으로 가다 보면 문화방송을 집어삼키는 쥐새끼들로 득실대며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는 방문진이 있다. 한반도 동쪽에는 국내 해돋이 명소인 정동진이 있고, 서쪽에는 방송장악으로 세계적 명소가 된 방문진이 있다.

2010-02-04

간지

1.
'간지'를 목숨처럼 여기는 이 20대들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명랑함. 그렇다고 이들이 이명박이 싫다고 바로 민주당으로 가거나, 민주노동당 아니면 진보신당 같은 데로 관심을 돌릴까? 그럴 리가 있나. 많은 20대들에게 '간지'는 취향이 아니라 존재 이유다. 불의는 참아도 추한 것은 참을 수 없는 이 독특한 감성, 그것이 앞으로 펼쳐질 다음 세대들의 존재론 아니겠는가. '소녀시대' 노래를 들으면서 화려함을 꿈꾸지만, 정작 주머니는 빈털터리인 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20대들 속에서 혁명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71쪽)
-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우석훈/레디앙 20090930

2.
불의는 참아도 추한 것은 참지 못하는 것이 '간지'를 대표하거나 모든 것은 아니겠지만 20대의 존재 이유 가운데 하나인 까닭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빈털터리 20대가 꿈꾸는 화려한 혁명도 간지 있게 시작되고 있을 것이리라. 그런 20대가 이명박이 싫다고 다른 정당으로 관심을 돌리지 않는 정치적 취향은 나와 같다. 그렇다고 내가 간지남이라며 슬쩍 묻어가려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간지남보다는 간사남에 더 가까워 슬프다. 아니 슬픈척하며 악어의 눈물을 흘린다. 그래서 더더욱 간지나는 20대도 유통기간 동안 변질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20여 년 전,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왔다. 간지세대 20대나 간사한 40대 놈상에게나 오늘은 입춘이다. 입춘이 아무리 추워도 꽃은 간지 있게 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