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1

일의 우선순위


일을 깔끔하게 잘 처리하는 사람에게는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그 일의 경중과 시급성을 알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허둥대지 않고 차근차근 처리하는 것이다.

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요하고 시급한 일(①)과 비교적 덜 중요하고 급하지도 않은 일(②)을 동시에 처리해야 할 때는 대부분 사람들이 ①을 먼저 끝낸 후에 ②를 시작할 것이다. 이때 ①과 ②의 우선순위가 바뀌어 ②를 먼저 하는 사람은 무능력하다고 찍히는 것은 뻔하다. 그래도 이 경우는 조금 낫다. ①과 ②중 어느 것을 먼저 해야 할지 망설이거나 둘 다 끝내지 못하고 시간을 놓쳐 버리는 경우는 무능력을 넘어 짐 싸서 집으로 가야 한다.

문제는 ⓐ와 ⓑ의 경우가 동시에 벌어졌을 경우다. 중요하지만 시급성은 덜 한 경우(ⓐ)와 아주 급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요성은 떨어지는 경우(ⓑ)의 업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데 시간이 정해져 있을 때가 있다. 물론 ⓐ와 ⓑ 둘 다 주어진 시간에 끝내면 그 사람은 아주 유능한 사람이지만 그렇지 못할 때 당신은 어느 일을 먼저 끝내 놓을 것인가?

OX로 결론 낼 문제는 아니지만 이 때는 중요하지만 시급성이 덜 한 일(ⓐ)을 먼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를 끝내고 시간이 남으면 ⓑ를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왜 그럴까?

ⓑ라는 일은 그 시간만 지나가면 ⓐ보다 덜 중요한 일이 되거나 아주 필요 없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를 끝내지 못했으면 ⓑ라는 일의 납기가 지난 후 ⓐ는 매우 급하면서도 중요한 일로 다가와 있다. ⓑ는 소나기와 같이 그 시간만 잠깐 피하면 그만이지만 ⓐ는 시간이 지나면 태풍으로 변해서 상륙한다. 태풍인 줄 뻔히 알면서 대비하지 않는 것처럼 미련한 짓도 없을 것이다.

ⓐ와 ⓑ의 경중과 시급성을 판단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곧바로 상사와 의논하라. 물어보는 쪽팔림은 순간이지만 그 일의 결과는 실로 창대하기 때문이다.

2009-02-20

삶이란


삶이란 허공에 던진 주사위와 같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주사위 하나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첫울음을 터뜨리며 주사위는 던져지고 삶이 시작됩니다.
허공에 있던 주사위는 이 세상을 떠나면서 비로소 떨어집니다.

삶은 주사위의 양면과 같습니다.
6이 나올 수도 있고 1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4가 나올 수도 있고 3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나온 숫자만큼 그 사람이 세상에 이바지했다면
바닥에 숨어 있는 숫자는 그 사람의 허물입니다.

어떤 이는 나온 숫자가 그 사람의 허물이라고 하며
바닥에 숨은 숫자만큼 이바지했다고 하기도 합니다.
옳은 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허물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숨어있는 숫자를 애써 외면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허물이 6만큼이나 있어도 1만큼 이바지도 했습니다.
이바지를 6만큼 했어도 허물은 1만큼 있습니다.

삶은 이바지를 얼마나 했던 허물이 얼마나 크던
그 둘을 합치면 누구나 똑같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젊은이든 늙은이든
부자든 가난하든 많이 배웠든 적게 배웠든
백인이든 흑인이든 장님이든 절름발이든
부처를 믿든 예수를 믿든 사랑을 하든 말든
삶은 그만큼 소중하고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주 보는 주사위 합은 누구한테나 7입니다.

삶이 끝나는 순간 떨어진 주사위를 보며
어느 면이 허물이고 어느 면이 이바지인지는
구태여 얘기하지 말도록 합시다.
길게 늘어선 산자가 스스로 말하고 있습니다.
밤새워 향불을 피우는 산자가 알고 있습니다.
모퉁이에서 몰래 눈물 훔치는 이가 알려줍니다.

허공에 있는 내 주사위가 떨어지는 날
허물은 덮어주고 이바지는 두고두고 기억해 주는 이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오늘 진눈깨비가 내립니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마지막 가는 길에...

2009-02-18

사인사색(四人事色)

1.
어떤 기계를 뜯었다가 다시 조립을 했다.

독일인은 고대로 조립했다.
일본인은 나사가 모자랐다.
한국인은 나사가 남았다.
중국인은 두 개를 만들었다.

2.
술이 가득한 잔에 파리가 빠져있다.

독일인은 알콜이 소독을 해서 안전하다며 그냥 마셨다.
일본인은 다른 술잔으로 바꿔달래서 마셨다.
한국인은 몰래 2/3쯤 마시고 파리를 보여주며 다시 달라고 했다.
중국인은 안주까지 나왔다며 좋아했다.

3.
정부가 실업 대책을 발표했다.

독일은 청소년 실업(實業)교육을 하고 실업(失業)교육을 또 한다.
일본은 근무시간을 줄여 종신고용을 유지하려고 한다.
한국은 100원짜리 정규직을 잘라 10원짜리 인턴 10명을 늘리라고 한다.
중국은 실질적 실업자가 몇 명인지 모른다.

2009-02-16

시간은 거꾸로 간다


어이 벤자민.
자네만 시간이 거꾸로 가는 줄 아시는가.
우리도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네.

2009-02-10

Changeling or Containering


1928년 LA. 9살 난 아들 월터와 단둘이 사는 크리스틴 콜린스(안젤리나 졸리)는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오니 아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아들이 실종된 지 다섯 달 후, 경찰은 다른 아이를 안겨주며 사건을 종결하려고 합니다. 더군다나 자신들의 실수가 밝혀질까 두려운 경찰은 그녀를 정신병원에 감금해 버립니다. 코드 12로 분류돼 정신병원으로 끌려갈 때는 제가 다 미치고 팔짝 뛰며 환장하겠더군요. 크리스틴 콜린스는 아들을 찾기 위한 눈물겨운 싸움을 시작합니다. 영화 같은 이야기지만 실화라고 합니다. 체인질링(Changeling)은 '마귀가 바꿔치기한 어린애'를 뜻한답니다.

그럼 콘테이너링(Containering) 뜻을 아시나요?


'권력이 바꿔치기한 진실'이라는 뜻입니다. 영화 같은 이야기지만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Changeling or Containering......
Now playing everywhere.

비슷한 말로 '공구리(Concreting)'라고 있습니다. 과거 대통령을 체육관에서 뽑던 시절, 콘크리트로 세상을 덮으며 인권도 같이 묻어버렸다 하여 '권력이 묻어버린 진실'이라는 뜻이나, 요즘은 녹색 뉴딜 사업을 한다며 강가에서 실용삽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009-02-06

방귀 잦으면 똥 싼다

중화학 공장에 근무하면 하복이라고 해도 긴 팔을 입습니다. 위험물질에 피부가 직접 노출되어 발생할지도 모르는 안전사고를 방지하려는 목적입니다. 아울러 공장 내에서는 하이바를 쓰고 현장에 다닙니다. 물론 앞부분이 강판으로 둘러싸인 안전화를 신는 것은 기본이고요. 이런 것이 처음에는 낯설어 적응이 안 되지만 습관이 되면 익숙해집니다. 안전화만 신고 출퇴근을 하다 보면 구두나 캐주얼화를 신으면 오히려 어색하고 더 불편해지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테레비 뉴스나 오락 방송을 볼 때 기자나 연예인들이 안전모 턱끈을 조이지 않은 모습을 보면 손가락질을 하곤 합니다.

안전교육도 월 2시간 이상을 하도록 법규화 되어 있습니다. 안전교육을 받다 보면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라는 것을 많이 접합니다. 1930년대 초 미국 아무개 보험회사에 다니던 H.W. 하인리히라는 양반이 사고를 분석하다 '1대 29대 300'이라는 법칙을 발견했다는군요. 1건의 중대 재해에는 경미한 사고 29건이 연관되어 있고, 같은 사고를 낳을 뻔한 약 300건에 달하는 사소한 이상징후가 있었다는 것이지요. 사소한 문제나 실수를 방치하면 커다란 사고로 이어지니 사전에 예방하라는 것입니다.

근래에는 경영에도 하인리히 법칙이 쓰이고 있습니다. 쥐새끼가 들어간 노래방 새우깡이 나오기까지는 29번의 클레임이 있었을 것이고, 300번 정도는 뭔가 이상하다는 조짐을 느꼈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상한 조짐을 느꼈을 때 대처했으면 새우깡에 쥐새끼가 들어가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1원만 들이면 맛있는 새우깡을 만들 수 있는데 이상징후를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대형 사고를 치면 330원이 든다는 얘기겠지요.

이렇게 유식하게 무슨 법칙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우리는 이미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방귀 잦으면 똥 싼다는 속담이 바로 그것입니다. 옆 사람이 방귀를 픽픽 뀌면 고쟁이 갈아입으라고 농반진반으로 말할 정도로 생활화돼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너무 입에 달고 살다 보니 무감각해졌나 봅니다. 매월 15일 사이렌 소리가 전국적으로 울리면 우리는 으레 그러려니 하지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깜짝 놀라는 것처럼 말입니다. 숭례문이 분신자살을 한 뒤 촛불이 휘몰아치다 미네르바를 잡아넣고 용산 참사를 슬쩍 덮으려는 것이 이상징후 300건에 해당하는지 경미한 사고 29건 중 하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것들이 중대 재해 1건(?)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사건들을 분식회계해서 중대 재해 1건이 터졌다고 단정 지으려는 분들이 계시나 봅니다. 설령 중대 재해라고 백번 양보한다손 치더라도 300번이나 이상징후가 있었고 29번이나 경고가 있었는데 눈치를 못 채고 중대 재해가 날 때까지 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원인 분석은 제쳐놓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합니다. 고쟁이만 냉큼 갈아입으려고만 하지 왜 방귀를 뀌었는지 진찰도 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방귀 뀐 놈이 성내는 형국입니다. 분식회계로 부실을 숨기려고 회계부정을 저지르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데 정작 자기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줄 모르고 있습니다.

스스로 삽질하며 제 무덤을 파지 마시기 바랍니다. 새우깡에서 죽은 쥐가 나온 것이 예사롭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방귀 잦으면 똥 삽니다.

2009-02-04

신도 입사하고 싶은 직장은 존재할까?


하는 일 블로그에 리포트 작성하기
물고기 먹이주기
수영장 관리하기
우편물 배송하기
사무실 3개의 넓은 침실, 2개의 욕실, 모든 설비가 갖추어진 부엌, 최첨단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천장 선풍기, 에어컨 그리고 세탁시설을 갖추고 있는 빌라 무료 제공
급여 및 근무시간 호주 달러 $150,000 /6개월, 12시간/월

The best job in the world

하는 일이라고는 블로그질 하다 물고기 밥 주기, 수영장에서 낙엽이나 줍고, 비행기 타고 우편물 배송하는 것뿐이다. 침실 3개 딸린 럭셔리한 빌라에서 먹고 자면서 한 달에 12시간 일하면 6개월에 한국 돈 1억 3천만원을 받는다. 한 달에 2천만 원이라고 치면 근무시간이 고작 12시간밖에 안 되니 시간당 160만원이다. 88만원 세대가 꼬박 두 달 일해야 하는 돈을 딸랑 한 시간에 번다.

세상에 이런 직장이 있을까요? 정답은 '정말 있다'입니다.

호주 퀸즈랜드주 관광청에서 섬 관리인(Island Caretaker)을 구하는 채용광고입니다. 믿지 못하시겠다고요? 그럼 요기를 방문해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1월 말 현재 전 세계에서 약 9천명이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왜 신입사원을 뽑을까?

일전에 삼성 입사 1년 만에 퇴직한 신입사원의 사직서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때 묻지 않은 패기와 신선함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만 한 편으로는 저렇게까지 화제가 될만한 일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기업에서는 왜 신입사원을 뽑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인 물이 썩듯이 기업이라는 유기체도 정체하고 있으면 썩어갑니다. 정체라는 것은 회사 규모가 커지지 않는 것이고, 이것은 바로 돈을 벌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고로 활동적인 회사는 돈을 벌고 규모가 커지며 새로운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소위 인재라고 부르는 새로운 피를 수혈하게 됩니다. 새로운 피는 기존의 피와 궁합도 맞아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는 건전한 피도 흐르지만 썩고 고름이 잔뜩 흐르는 피도 있기 때문에 새로운 피를 받아들임으로써 교체를 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섬 관리인 채용광고가 홍보성 짙은 이벤트성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하는 일이나 보수 면에서 보면 신도 입사하고 싶은 직장입니다. 그런데 왜 계약기간이 6개월밖에 안될까요? 채용된 관리인은 소위 말하는 스펙이 일류일 테지만 6개월이 지나면 신선한 감각이 떨어지고 매너리즘에 빠진다고 본 것은 아닐까요?

섬 관리인이라는 매력적인 직장에서 높은 급여를 받고 6개월이 지나고 연봉이 섬 관리인 한 달 급여도 안 되고 일주일에 12시간 잔업을 해야 하는 곳에 재취업을 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으로는 진정으로 섬 관리인이 되고 싶거나 지금 된 이들은 단순히 높은 급여를 보고 시작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들은 리프레쉬 개념으로 그 시간을 즐기고 싶은 꿈이 더 컸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높은 급여와 근무조건만 보고 지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떨어질 게 뻔하다는 데 올인합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 이런 말을 하면 제 대답은 늘 이렇습니다.

- 월급이 쥐꼬리만 해.
- 그럼 쥐 대가리만큼 주는 대로 가.

- 우리도 구글 사무실 같이 만들면 좋을 텐데.
- 그럼 구글로 가.

- 지방에선 근무를 못하겠어요. 연고가 없어서리.
- 그럼 해외지사에서는 근무할 수 있니?
- 옙.
- 해외에 연고가 있나 보네.
- !@@!

미라이 공업과 유토피아 직장

꿈의 직장, 샐러리맨의 천국이라는 미라이 공업이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연간 140일의 휴가, 5년마다 전 직원 해외여행, 70세까지 고용 등등 샐러리맨이 꿈꾸는 유토피아 그 자체였습니다. 방송을 보면서 부러웠지만 하루아침에 그렇게 되지는 않았겠지요. 더군다나 급여가 일본 최고라고 소개되지는 않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라이 공업이 이상적인 유토피아 직장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면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의 경영 철학에 동화가 돼서 구성원 모두 스스로 신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CEO의 건전한 철학과 구성원 전원의 자발적 참여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구성원 모두가 신이 되려고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고, 지금은 그 노력의 몇 곱절을 들여 미라이 공업을 유지하고 있겠지요. 우리는 눈에 보이는 복지혜택만 보며 부러워했지 정작 그것을 유지 발전시키는 그네들 노력은 어떨지 상상을 하지는 않습니다. 모두 신들만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신입사원 인터뷰는 나오질 않더군요.

신도 입사하고 싶은 직장은 존재할까요? 제 대답은 천만의 말씀 만만에 콩떡입니다. 신도 입사하고 싶은 직장같이 완벽한 곳에서는 당신을 뽑지 않습니다. 완벽한 직장이라면 당신을 뽑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신도 입사하고 싶은 유토피아 직장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신을 택했답니다.

에필로그

오늘이 하마 입춘이라네요.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그나마 우리나라 자랑이었는데 어느새 봄입니다. 계절은 계절다워야 하지만 모두 힘든 지금은 마음 한구석 손바닥만큼이라도 퍼뜩 풍성해지길 기다립니다.

2009-02-03

로또 음모설과 조각그림 맞추기


로또 1등 당첨자가 5명이고 당첨금을 100억이라고 가정하면 1등 당첨자는 20억씩 받아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정말 당첨자가 5명이 나왔나 하는 겁니다. 1등 당첨자가 5명이라고 발표를 했지만 실제로 당첨자가 1명이라면 남은 1등 당첨금 80억은 누구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가고 있나?

일주일 동안 꿈꾸게 하는 소식을 접하면 로또를 사곤 합니다. 행여나 하던 꿈은 역시나 하며 끝나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이 남습니다.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이 대를 이어 번개에 맞아 죽을 확률(?)보다도 더 적다는데 당첨자가 왜 그리 많은지 항상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런 의문이 들던 차에 인터넷에 떠돌던 로또 음모설을 접하고는 우리나라라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등 당첨자 5명이 어디에 사는 아무개라고 공개되는 것도 아니고, 5명이 한날한시 한자리에 모여 100억을 뿜빠이 해가는 것도 아니니 로또 주관사에서 그저 발표하는 것 말고는 확인할 길이 없기도 합니다. 문제는 1등 당첨자가 너무 많이 나오고 당첨금이 이월되는 경우가 가뭄에 콩 나듯 하니 그런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한 것 같습니다.

로또 판매금액이 400억이라면 로또 발행 수는 4000만 건이고 이를 당첨확률(1/800만)로 나누면 1등 당첨자는 5명이 나온다는 얘기니까 확률상으로는 매주 5명이 대박을 터뜨리는 게 맞습니다. 더 결정적인 것은 로또 판매점 주인장에게 음모설 얘기를 했더니 껄껄 웃으며 대답하더군요.

-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요. 더군다나 열혈 로또광은 매주 1등이 당첨된 판매점에 일일이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합니다.

로또 음모설은 결국 가정으로 끝나고 말지만 꽝 된 로또를 구기면서도 행여 1등에 당첨이 된다면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1/n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떨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독일 슈타인브릭 재무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빈곤퇴치 토론회 도중 안주머니에서 로또 복권을 꺼내 확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서 개쪽을 팔았다고 합니다. 지금 독일에서는 로또 복권의 1등 당첨금이 잇따라 이월되어 3천5백만 유로(약 620억원)에 달해 복권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저 기사를 접하면서 드는 생각이 적어도 독일에선 로또 음모설은 없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독일 재무장관도 빈곤퇴치 토론회를 하다 로또를 꺼내 숫자를 맞춰보고 있으니 드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재무장관 같으면 로또 주관사에 한마디 해서 비자금을 만들었을 테니까요.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에는 데모만 하면 간첩사건이 터졌고, 가까이는 정권을 잡으려고 총풍사건도 벌였으니 정부가 하는 일마다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용산 참사 사건이 며칠 헤드라인을 장식하다가 연쇄살인범 얘기로 연일 도배가 되는 요즘 용산 사건은 어영부영 뒷전으로 밀려나 의문만 남긴 채 기억에서 사라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연쇄살인범은 꼭 잡아야 하지만 잡은 타이밍이 참 절묘합니다. 미네르바를 구속한 것은 누리꾼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고, 이런 와중에 4대강 살린다며 삽질은 계속되고 있겠지요.

설마 아직도 요딴 식으로 조각그림 맞추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조각그림을 다 맞추고 나서 깜놀하며 후회하기 전에 정신 바짝 차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