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8

만추

가을은 세월을
원심분리시킨다

세상에 난 걸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고 사는
존재가 있으랴마는

잎사귀 홀랑 떨어진 나무
그 사람을 기다리는 배
새순 들고 올 그이를 그리며
다시 봄을 꿈꾼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봄날은 어여 온다

2008-11-16

권력교육헌장 선포 서둘러야


1.
유럽의 유명한 전자제품 전시회장. 전화기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한 부스에서 한국인, 독일인, 미국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미국인 : 이 전화기는 벨소리가 좋죠. 전화기는 우리 미쿡 사람이 제일 처음 만들었습니다.
- 독일인 : 그렇지만 독일에선 300년도 넘은 한 무덤에서 구리선이 발견됐습니다. 이건 무얼 뜻할까요? 그렇죠. 그때 이미 전화기를 쓰고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한국인이 말했다.
- 한국엔 천 년도 넘은 왕릉이 있는데 구리선은커녕 아무것도 나오질 않았습니다.
이 말을 들은 미국인과 독일인이 한심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순간 한마디 덧붙인다.
- 우리 조상들은 이미 천 년 전에 무선 전화기를 사용했다는 증거입니다.
미국인과 독일인은 뒤로 쓰러진다. U win!

2.
만수무강[萬壽無疆] 수명이 끝이 없음 (장수를 빌 때 쓰는 말)
만수무강[萬洙無姜] 만수는 강씨 족보에서 지웠음 (10년 전에 지웠어야 함)
이심전심[以心傳心] 마음과 마음으로 뜻을 전함
이심전심[李心全深] 이XX 마음만 심각하지 않고 전국민이 심각한 세상
미국만세[美國萬歲] 제 44대 대통령으로 젊은 흑인을 선택한 미국 사람들이 지르는 환호성
미국만세[謎國萬稅] 미네르바는 유언비어라며 국가에서 침묵을 명 받았고, 만수는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종부세에 올인했다.

3.
요즘 보면 조선시대 당파싸움이 더 나은 정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해. 적어도 조상들은 목숨을 내놓고 정치를 했거든. 지금은 정치를 하거나 공직에 앉아있는 건 모두 해바라기나 박쥐들이야. 그것도 씨 없는 해바라기와 정의롭지 못한 배트맨 꼬락서니를 하고서 미국이 만세를 부른다고 따라서 미국 만세를 부르고 있는 개념 없는 분들이 쥐.

4.
우리 조상은 천 년 전에 무선전화기를 사용(?)했을 뿐이고, 윗 어르신들에게는 만수무강을 빌었을 뿐이고, 백성들과는 이심전심으로 통하려고 애썼을 뿐이고, 관직에 나가면 목숨 걸고 정치를 했을 뿐이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리지는 못할망정 묻어버리진 말자.

국민교육헌장을 달달 외워야 했던 궁민(窮民)은 외우면서 그 뜻을 깨달은 바, 이제는 높으신 분들에게 권력교육헌장을 만들어 달달 외우게 할 때다. 바삐 시작해야 한다. 그 뜻을 깨닫기까지 적어도 한 세대는 걸리거든.

마지막 마무리는 이 구절이 참 적절하겠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2008-11-12

사랑하며 삽시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을 칠십오년이라고 하고
일수로 계산하면 이만칠천사백일 밖에 안됩니다.
새털같이 많은 줄 아셨죠?
하루에 일원씩 저금통에 넣으며 평생을 저금해도
삼만원도 안됩니다.

절반을 뚝 자르면 일만삼천칠백일입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이도 있을 테고,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많은 이도 있겠지요.

전자는 살아온 날이 더 적어 한숨을 쉬기도 하고,
후자는 살아갈 날이 더 적어 슬프기도 하겠지요.

전자는 살아갈 날이 더 많아 힘들어하기도 하고,
후자는 살아온 날이 더 많아 후회스럽기도 하겠지요.

하루에 일원씩 저금하며 점점 삼만원에 가까워질수록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길게 생각할 거 뭐 있나요.
그중에 삼분의 일은 디비져 자는데 써버리고,
삼분의 일은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버는데 바치고 나면,
정작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갈 날은 만원어치도 안됩니다.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도 며칠 되지도 않는데
아웅다웅 싸우며 살면 아쉽지 않나요?
그냥 무턱대고 사랑하며 삽시다.

2008-11-06

살아있는 것이 성공이다

경마장에 가보셨나요? 햇살 좋은 날, 김밥이랑 사이다 싸들고 가족이나 연인과 가면 참 좋습니다. 천 원 이천 원씩 소액으로 배팅도 하다 보면 재미도 배가 됩니다. 여기까지는 과천 경마장에 갔을 때 얘기입니다.

시내 한복판에도 경마장이 많이 있습니다. 주말에 가면 입장권을 나눠주고 정원이 다 차면 입장을 시키지 않습니다. 한 건물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사고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랍니다. 그래서 조금 늦게 가면 입장을 못하는 수도 있습니다.

과천 경마장에는 경기를 즐기려고 온 사람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대다수 사람은 도박하러 온 이들입니다. 담배 연기가 자욱하고 꽁초가 여기저기 뒹구는 실내 경마장은 경주가 시작되면 모니터 화면을 보며 소리를 질러대다 아쉬운 탄성과 욕지거리로 끝나는 꾼들만 모여 있습니다.

과천 경마장이든 실내 경마장이든 입구에 가면 서로 경쟁적으로 경마지를 팔고 있습니다. 경마장에 들어가는 이라면 한 부 이상은 꼭 사게 됩니다. 족집게 우승 예상마를 맞추고 싶은 얄팍한 마음으로 집어 들게 됩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막간 시간에 부지런히 우승마를 고르기 시작합니다. 기수가 누군지 출전마가 어떤 놈인지를 놓고 온갖 경우의 수를 생각한 끝에 지갑에서 돈을 꺼내 창구에 가서 마권을 사지요. 너무 고민하다가는 마감시간에 쫓겨 그만 배팅을 못하는 때도 있습니다.

한 경기가 끝나면 경마지를 펴놓고 품평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때는 모두 경마 박사가 돼 있습니다. 공통된 품평 결과는 배팅하기 전에 뽑아놨던 경우의 수에 우승마가 다 들어가 있다는 겁니다. 사인펜으로 끼적거려 놓고 정작 배팅은 엉뚱한 곳에 했다는 거지요. 설사 적어 놓지 않았더라도 순간이나마 생각했었다는 잔상이 남아있어 100% 예상하고 있었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경기가 끝나면 아쉬움이 남고 마권을 사지 못했던 경기가 고액배당이라도 되면 생돈을 잃어버린 심정으로 가슴을 치며 후회하지요. 그리곤 다음 경기를 위해 다시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합니다.

하루에 열 경기 내외가 벌어지는데 그날 배팅했던 금액보다도 적지만 한 번이라도 당첨이 되면 본전 생각은 조금도 나지 않고 예상했던 대로 됐다며 자기의 예지력에 대해 자화자찬한다는 겁니다. 그리곤 다음 주말에 다시 실내 경마장으로 향하고 어느새 경마 박사가 되곤 합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미국 대선이 오바마의 완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마흔네 번째 대통령을 뽑는 이번 선거는 그네들 역사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특별한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과거에 예측 결과가 빗나갔던 미국 언론사들은 신중하게 지켜보다 판세가 굳어지자 대서특필하기 시작하면서 성공과 실패에 대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승자는 이래서 승리를 했고, 패자는 저래서 질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승자와 패자가 바뀌었다고 가정한다면 어떤 분석들이 나왔을까요? 답은 뻔하지 않을까요? 패인이 승리의 원인이 될 것이고, 승리를 하게 된 여러 가지 변수들이 패인의 실마리가 됐을 거라고 분석을 하겠지요.

선거 분석을 하는 것이나 경마장에서 품평하는 것이나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또한,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을 말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가 다 끝난 다음에 성공과 실패를 논하며 거꾸로 꿰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일지 모릅니다. 성공과 실패는 경기가 다 끝나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선거에 승리한 후보나 경마장에서 꼽았던 우승마나 성공한 기업이나 살아남아 있으니 성공이라 부릅니다.

그러면 우리 인생은 어떨까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X파일에 나오거나 알려지지 않은 생명체가 아닌 다음에는 분명히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아직 죽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를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는 없습니다. 앞서 씨부린 대로 성공과 실패는 경기가 끝나 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굳이 지금 중간평가를 하자면 아직도 살아있으니까 성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클로징 평가는 깻잎 머리 모양으로 검은띠 두르고 향불이 타오르는 당신의 사진 앞에 모인 양반들이 밤새워가며 할 것입니다.

경기가 끝나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있습니다. 인생은 살아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성공입니다.

2008-11-03

樂書 사람

선입선출의 원리
똥 싸면 배고프다.

경쟁력
맛있는 집의 공통점은 싸고 맛있다는 점이다.
요리 프로에 나오는 대로 재료를 다 넣고 맛을 못 낼 바보는 없다.


심장이 너무 바빠 땀이 난다. 비지땀.
심장이 멈춰도 땀이 날 것 같다. 식은땀.
죽든 살든 땀은 난다.

사람
사람은 딱 두 가지 경우가 존재한다.
이해하지만 용서 못하는 경우와 이해는 안 되지만 용서하는 경우.
그 외는 사람 같지 않은 경우다.


세상 일에 100:0은 없다.
삶은 쌍방과실의 연속이다.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것 두 가지
교황 거시기와 요딴 넘들

도돌이표
음악에만 도돌이표가 있는 게 아니다.
한국 정치야말로 재미없는 도돌이표다.
늬우스를 끊어야 살 맛 난다.

잠수함
잠수함은 원래 가라앉는 배다.
우리는 우주선인 줄 알고 탔다가 바닷속으로 낚일 때가 있다.
지금이 그 꼬락서니다.

이심전심
이명박 정부만 심각하지 않고 전 국민이 심각한 세상.

쥐 잡는 최선의 방법
절에 다니며 촛불을 드는 것.

2008-11-02

손톱깎기


수십 년을 규칙적으로 반복해온 일인데도 가끔 아프게 깎을 때가 있다.

20년 된 전문가도 두 종류가 있죠.
20년 동안 계속 배우는 전문가와
2년 배운 것을 10번 써먹는 전문가...

전문가, 거저 되는 거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