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24

로모인스카이 부산 출사 후기

1. 프롤로그
금요일 1박 2일로 충북 진천에 출장을 가게 됐습니다. 반나절 일정을 쫙 늘려서 갔습니다. 그 날 일을 마치고 수원으로 날랐지요. 수원갈비로 저녁을 먹고 음주가무를 즐겼습니다.
토요일 느즈막이 일어나 해장국을 먹고 부평으로 출발. 집에 도착해서 가방을 놓고 다시 서울역으로 직행. 도착하니 벌써 일당들이 도착했더군요. 처음 보는 조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기차에 올랐습니다.

2. 기차를 타고
십여 년 만에 기차여행을 하게 됐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에 올랐습니다. 짱 마음대로 자리 배정을 하더군요. 협박에 못 이겨 쪄온 계란을 줍디다. 그리곤 자리에 앉자마자 디비져 잡디다. 누가? 짱 말고 앵아님. 옆에 앉은 민석님과 이 얘기 저 얘기하며 시간을 보냈지요. X-300 카메라를 오늘 사서 온다며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X-700을 가진 제가 아는 게 있어야 대답을 하지요. "그냥 찍으면 돼요" 대신 X-700 매뉴얼을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답니다. 폼은 프로 실력은 왕초보인 제가 뽀롱날 뻔했답니다.

3. 부산까지 두 시간?
김밥도 먹고 계란도 까먹다가 하니 부산이 가까워져 옵디다. 부산역에 가까워질 때 짐들을 챙겼습니다. 창 밖으로는 비가 내리고요. "어. 벌써 부산이네. 두 시간밖에 안 걸린 것 같은데..." 자리에 앉자마자 디비져 자던 앵아님이 부산역에 내려 그러더군요. '예비군 훈련 또는 장거리 여행 갈 때는 전날 밤을 새거나 술을 마셔라'라는 격언(?)이 있다지만 무지무지 잠을 자던 앵아님은 처음 오는 부산이 여섯 시간이나 걸린다는 게 믿기지 않나 봅니다. 잠 한 숨 안 잔 나는 환장하겠더만. 비 오는 부산역에 성영님과 희승님이 마중을 나왔더군요. 다시 한번 감솨드립니다.

4. 그들은 커플
콘도에 짐을 풀고 근처 해물탕을 먹으러 갔습니다. 이런저런 얘기하며 해물탕과 꽃게탕이 나오길 기다렸지요. 그런데 중요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처음 기차역에서 초등학교 동창이라며 소개한 민석님과 짱이 알고 보니 커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말꼬리를 잡고 원수처럼 보이는 것 같았는데 오고 가는 대화가 커플이 틀림없더군요. 그리고 악어표 티까지 맞춰 입고. 짱의 애정행각은 삼각관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제2의 장국영이 될지도....

5. 별다방에서
아침에 다행히 비가 그쳐 해운대를 돌아 보고 광안리로 갔지요. 유명한 콩나물 해장국을 후루룩 먹고 촬영 시작. 남포동으로 이동하기 위해 짱을 포함한 선발 그룹이 이동하는 시간. 광안리에 있는 별다방으로 갔답니다. 강민님,성영님,앵아님 그리고 나. 다 들 분위기 잡고 느긋하게 한 잔. 주책없는 나는 달팽이만 쪽쪽 빨아먹고. 계산은 강민님이 하시고. 선발팀. 미안합니데이.

6. 이번 출사의 주인공은?
올 해의 목표 네 가지 중 이번 출사 한 판으로 일타삼피 한 분이 있답니다. 자동차, 카메라, 비행기 그리고 애인. 자동차 사고 카메라 사고 올라갈 때 비행기 타고. 애인만 있으면 된다는데 초딩 동창 출신의 클럽 짱이 커플로 밝혀졌으니 민석님은 올해 소원 성취했습니다.

7. 에필로그
오랜만의 기차여행. 삶은 계란과 김밥.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 일상으로부터의 이탈. 구수한 사투리. 해운대 광안리 남포동 자갈치 용두산. 사람과 사람들 사이 사연 숨긴 삶들. 그리고 거리에서 주워 온 시간이라는 추억. 부산에서 안내를 하시느라 고생하신 구성영님. 짱 이하 조직원들. 덕분에 즐거웠고 감사합니다.